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우리가족의 문제점-초예민

ㅁㅁㅁ 조회수 : 2,198
작성일 : 2025-08-31 18:46:34

우리가족은 대략적으로 원만하게 잘 산다

큰 싸움은 없다
특히 애들이 7살 차이가 나는데 큰 애가 초6, 작은애 입학 전까지는

아주 잘 지냈다.
화목해보이는 모범 가정인 편.

부부나 첫째는 범생이 기질이다
둘째가 겁나 산만하고 경계를 넘고 뭐든 좀 뒤죽박죽이다.

그때 우리 가족의 한계가 드러나더라

쉬운 문제까지는 잘 풀어왔는데,
이제 난이도가 올라가니깐 바닥이 드러났고,
가족 구성원 각자의 인내심 한계도 명백해졌다.
둘째가 트리거가 된 셈인데,
둘째도 그렇게 태어난 것이니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부모로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미리 몰랐다는게

불행의 서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한마디로 자기 객관화가 안되었다는 것.

암튼, 초등 입학서부터 둘째는 좌충우돌이 시작된다.
여기서 말하는 경계선 지능쯤에 해당이 되고, adhd이며

충동성이 높으니 말다했지...

다행히 폭력적이진 않았지만

자잘한 문제가 매 학기 났다.

무인가게에서 물건 훔치고, 허풍 쳐서 따 당하고,

관계에 목마르니 매달리고, 매달리니 더 내쳐지고,
내쳐지니 찐따그룹에서나 받아들여지고

그러다보니 판단력이 좀 엉성한 아이들끼리

사고를 또 모여서 친다.

집에서는 또 어떨까...

모든 뚜껑, 모든 문, 모든 불이 늘 다 켜있고

양말과 옷과 가방은 늘 동선대로 내팽겨쳐져 있고

방에서는 곰팡이난 음식과 그릇이 몇개씩 나오고

바닥에 옷이 35벌쯤 흩어져 있으며

모든 물건이 제자리에서 이탈해있고,

화장실 쓸때도 자신의 분비물을 여기저기 흘리고 묻히고,
그런다..

교육의 영역으로 잘 안잡히더라.

2-3번이면 듣겠지 싶은 쉬운 것도 한 50번 말해도 여전하다.

학교 공부는 말모...

문제 읽는 것조차 어렵고, 아직도 영어 파닉스가 안된다

한글도 여전히 많이 틀린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다른 가족 구성원은 모두 소진되고 있으며

둘째 본인도 자존감이 마구 낮아졌고

부모는 감정의 여력이 없어지는 사이 갱년기가 도래했다

 

오늘 가만히 보니 우리 가족은 지금 온몸과 정신이 덧나있는 상태같다.

작은 말 한마디에 서로 벌컥벌컥 화가 나고

화가 났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화가 나서는

자기 굴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그러니 집안 분위기가 침통하고,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알겠지만

여전히 이 시간이 견디기 힘들고

내가 성인 Saint 처럼 무한한 사랑이 없다는 사실에 진저리가 난다.

오늘, 부부+둘째가 간만에 대형마트에 가서 서로 피곤한 상태인데,
차가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하니

그제서야 잠에서 깨서 신발 꿰어 신고 꾸물거리고 늦게 나오는 아이, 
물건을 들고 후덥지근한 주차장에서 빨리 안내린다고 짜증내는 아빠,
그런 아빠에게 재촉하지 말라고 방귀+성까지 내는 아이,
그런 둘을 보며 불안감을 느끼는 나,
그런 둘째에게 '네' 라고 먼저 대답을 하고 빨리 나오라며 버릇없는거 용서못한다는 아빠

그런 남편을 보며

아이에 대해 저렇게 표준답안을 가지고 있으니 그게 더 열받지 싶어 짜증나는 나

아 총체적 난국......내 다시는 주말에 마트 가나 봐라

우리의 주말 나들이는 서로에 대한 혐오를 다시 하나 싹틔운채 마무리

 

우린 서로 관대하지 않다

예민하고, 소갈머리가 없으며, 서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지 않는다.

사랑은 아직도 너무나 멀기만 하다.

1차 방정식은 잘 풀었는데, 2차방정식, 3차 함수는 너무 어렵다

그래도 수포자는 될 수 없으니

일단 고

 

IP : 222.100.xxx.5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아아아
    '25.8.31 7:00 PM (61.255.xxx.6)

    오~ 단편소설보는거 같네요! 필력 굿!

  • 2. 꽃피고새울면
    '25.8.31 10:25 PM (125.131.xxx.131)

    어쩌면 여러모로 힘듦의 한가운데에
    있을법 한데도 그나마 원글님이 객관적 사고로
    중심을 잘 잡아가실 듯 하네요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아빠도 둘째딸도 내려 놓지 않을까요
    그나저나 원글님 글 정말 잘 쓰시네요
    필력 부러워요^^

  • 3. 감사합니다
    '25.9.1 8:13 AM (222.100.xxx.51)

    다시 맘 잡고 살아가야죠

  • 4.
    '25.9.1 10:17 AM (121.167.xxx.7)

    통찰력 있으십니다.
    병원은 다니시나요?
    약 처방 받고, 놀이 치료, 상담 치료 받으시면 도움되어요.
    아이가 지금은 어리니까 자기 할 얘기 다 하고 할 짓 다 하지만, 부정적 피드백을 받으면 사춘기에는 우울증 겪게 될 확률이 아주 높아요.
    남편분의 정해진 답 ...스스로 내려 놓으셔야 관계 개선에 도움되고요.
    굉장히 긴 시간 상담 치료를 부모도 받아야 변해요.
    역량이 부족하다 느끼시니 키우면 되어요.
    형제도 힘들겁니다.
    저도 같은 경우인데, 이제 아이가 대학 졸업도 하고 밥벌이도 해요. 긴 세월 동안 저는 많이 유연한 사람이 되었어요. 힘들었고, 지금도 힘든 점이 있지만, 그래도 나름 복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 5. 네.
    '25.9.4 12:45 PM (210.223.xxx.251)

    복이라 생각흐고 지금의 내가 좋고 아이도 귀하다가
    슬프고 버겁고 화나고
    이렇게 감정 시소를 탑니다.
    아이가 독립적으로 잘산다니 부럾.ㅂ니다.
    우리 모두 수고 많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7370 갑상선 항진증 앓았던 사람인데 뷰티디바이스.. 2 olive。.. 2025/09/01 1,913
1747369 시댁이야기만하는 남편 8 날씨 2025/09/01 2,818
1747368 자율형 공립고 지정 어떻게 바뀌는건가요? ㅇㄴ 2025/09/01 677
1747367 반포 미도 아파트나 삼호가든 아파트는 지금 퇴거중인가요? 3 ㅇㅇ 2025/09/01 2,601
1747366 이재명대통령 유능한 분이시네요. 72 ... 2025/09/01 5,475
1747365 9호선 동작역에서 4호선 오이도행 3 .. 2025/09/01 1,283
1747364 Yes 2025/09/01 699
1747363 조국혁신당, 김선민, 빛의 혁명으로 탄생시킨 국민주권정부 첫 번.. 9 ../.. 2025/09/01 1,072
1747362 시골 1m 백구 황구들에게 사료 한포대씩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28 .,.,.... 2025/09/01 2,040
1747361 큰평수 좋은거 누가 모르나요? 18 지나다 2025/09/01 4,255
1747360 남편이 자기가 잘못한거라고 인정했어요 시가일 4 인정 2025/09/01 2,791
1747359 부모가 초5부터 학교 안 보낸 극우집회 나온 16살 18 헐.. 2025/09/01 3,311
1747358 EIDF 마틴슐러 시선 밖으로의 시선 2 EIDF 2025/09/01 815
1747357 청국장밥 맛있어요 4 ... 2025/09/01 1,834
1747356 뒷골(왼쪽아래)가 땡기고 하는데 4 닉네** 2025/09/01 960
1747355 솔직히 내 자식이지만 크면 예쁜게 덤덤해지지 않나요? 20 ㅇㅇ 2025/09/01 4,134
1747354 30살29살 자녀보험 어디에 가입해야할까요?(유병자보험) 2 2025/09/01 1,322
1747353 샐러드 먹어야 할 몸인데, 수제비나 안동국시가 땡기는... 10 점심메뉴 2025/09/01 2,607
1747352 몸이 왜 이런건지 4 2025/09/01 2,182
1747351 유튜브로 천일의 약속 다시보는데 수애 넘 이쁘네요 5 아아 2025/09/01 1,498
1747350 비트코인 제가 사니 떨어지네요 ㅎㅎ 4 지혜 2025/09/01 2,308
1747349 외고보내보신분들 조언이 절실해요 39 우유부단 2025/09/01 3,660
1747348 오늘도 하루를 살아냅니다. 3 2025/09/01 1,409
1747347 요양보호사 그만 써야겠죠? 21 . . . .. 2025/09/01 4,557
1747346 국짐 김민수, "민주당, 진정 국민 위한다면 尹부부 석.. 11 하이고 2025/09/01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