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중고생 아들 두 명
아무도 안 나가고 다들 집에 있어요
아침 뭐 주나 기다리고
점심 뭐 먹나 물어보고
저녁 뭐 먹나 물어보고
전 입맛도 없고 만사 귀찮아서 먹기도 움직이기도 싫은데
힘드네요
남편은 티비 끼고 거실 차지하고 앉아서
저 일하면 뭐하나 쳐다보고 있고
아이들은 방에 있어서 좀 낫네요
남편 시선이 제일 불편해요
노인들이 지나다니는 사람 구경하듯
거실에 앉아서 저 일하는거 쳐다보는거
남편 없을 땐 편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편인데
남편이 있으면 시선이 의식되어서 일하기도 싫고 자꾸 의식되어서 그런지 너무 불편해요
남편 본인 방에 들어가서 컴퓨터 보거나 그랬으면 좋겠는데
굳이 티비를 켜놓고 그럼 티비나 보던가
사람 좀 그만 쳐다봤으면 좋겠어요
가족들 아침주고 식탁만 대충 정리하고 방에 들어와 있는데
이제 또 점심은 뭘 해야하나
빨래도 해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는데
남편 거실 차지하고 있으니 왔다 갔다 하기 불편하고
의욕이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