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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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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만에 아빠를 만났어요.

... 조회수 : 9,302
작성일 : 2025-08-15 18:30:09

말 그대로 에요. 

 

 

아빠하고는 연을 끊은 지 20년 정도 되었지요. 

 

집안 사정이야 모질고 모진 세월이었어서 여기 다 풀 지는 못하고... 

 

다 잊고, 부모는 없다... 생각하고 긴시간 투쟁하듯 

 

남편과 아이하나 낳고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저와 남편만의 힘으로 이룬 가정이기에 더 애착도 갔고 

 

더 바라지도 않았지마는 

 

때로 가슴이 시린 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사실 아빠쪽 집안이 워낙 좋았고, 아빠가 워낙 좋은 분이었기에

 

아빠와 그리 헤어지기 전까지는 정말 풍족하게 잘 살았습니다. 

 

그러다 아빠와 집안의 보호가 없어지고 

 

얼마나 마음 힘들게 살았는지는 ... 차라리 몰랐으면 세상이 원래 그런갑다 생각했겠지마 

 

정말 잔인하구나 현실은... 그러면서 살아왔더랬습니다. 

 

모친은.... 진짜 잔인하고 계산적인 성정의 여자라. 

 

그도 끊고 살았습니다 

 

아이를 낳을 때도 제 옆엔 친정붙이는 한명도 없었고 

 

지금껏 키우면서도 그랬죠.

 

그러던 어느날 아빠가 연락이 온거에요.

 

펑펑 울면서 보고싶다고 하시는데 

 

그냥.. 저도 울다가 ... 아이 데리고 한달음에 달려갔어요.

 

아빠도 그동안 부침이 많으셨는지 

 

사업은 접고 충북 어디 산 속에서 농사를 짓고 계신댔어요. 

 

제 아이를 바라보며 따뜻한 말투로 이런 저런 말씀을 해주시는데 

 

아이가 어리둥절해할 정도였습니다. 

 

저렇게 좋은 할아버지인데 왜 안봤어? 

 

 

사업이 안되어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농사인가, 생각하기엔

 

농원 규모도 제법 되고 

 

잘 정돈되어있었어요.

 

유기농으로 블루베리랑 샤인머스캣이랑 주력으로 하신다는데 

 

평생 도시에서만 자랐고... 아빠도 그런 걸로 알고 있는데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그동안 정말 엄청나게 고생은 하셨겠다 싶고...

 

아이는 난생처음, 나무에서 직접 열매도 따먹고, 풀벌레며 잠자리며 보면서 신기해하고 

 

오매불망 원하던 큰 개들이랑 놀고 따뜻한 할아버지 사랑도 받고 

 

정신을 못차리더군요. 

 

살아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 하는 날이었습니다. 

 

 

다음에 갈 땐 아빠 좋아하시던 참소라를 한번 삶아 가져갈까 해요. 

 

한번도 삶아 본 적없는데 -_-;;;; 먹기나 좋아했으나. 

 

아빠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셨는지 잘 기억이 안나네요....

 

제가 해드린 김치비빔국수랑 김치볶음밥은 기억이 나는데... 

 

자꾸 그 농원이 눈에 밟힙니다. 

 

 

빨리 또 가고 싶지만 

 

이제 살아온 경험이 있어 .... 그런 지 

 

서두르지말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하자.. 싶은 마음도 들고.

 

여튼 연락주셔서... 큰 용기 내주셔서 감사하네요. 

 

 

 

 

IP : 117.52.xxx.96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25.8.15 6:31 PM (124.53.xxx.50)

    안보고살았어도 좋은아빠셨네요
    이제 자주만나면 되죠
    행복하세요

  • 2. ㅅㅅ
    '25.8.15 6:35 PM (218.234.xxx.212)

    축하드리고, 행복하세요

  • 3. ...
    '25.8.15 6:36 PM (220.86.xxx.235)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글만 읽어도 참 따스하고 좋네요
    앞으로 자주 만나고 좋은 추억 쌓으세요

  • 4. 끝까지
    '25.8.15 6:37 PM (14.35.xxx.240)

    긴장하고 읽었어요
    혹시나 나쁜 아빠일까 싶어서...
    이제라도 연결된 인연 다시 잘 이어나가시길
    아버님 용기 내주어서 너무 고맙네요

  • 5. ......
    '25.8.15 6:38 PM (118.235.xxx.81)

    정말 잘됐어요. 저도 기쁘네요

  • 6. satellite
    '25.8.15 6:38 PM (39.117.xxx.233)

    시간 짧아요. 자주 찾아뵈면 좋겠네요.
    원글님 그간의 상처 다 녹도록 많이 뵙고 많이 나누세요.

  • 7. 잘하셨어요
    '25.8.15 6:39 PM (222.100.xxx.51)

    맞아요. 연결될만한 분과는 이어가며 사는게 좋아요

  • 8. 행복하시길.
    '25.8.15 6:40 PM (218.39.xxx.130)

    아빠도 따님도 .. 따뜻한 시간 되시길..

  • 9. 그래도
    '25.8.15 6:40 PM (117.111.xxx.71)

    아버지가 좋은 분이셨으니
    그런 아버지 가까이하시면서
    아이도 할아버지 정 듬뿍 느끼게끔
    원글님도 그동안 가졌던 결핍을
    조금이라도 채우시길 바랍니다.
    남편분도 장인사랑 조금이라도 느낄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10. ㅇㅇ
    '25.8.15 6:41 PM (223.38.xxx.138)

    잘하셨어요 원글님 앞으로는 농원 왕래하며 행복하세요

  • 11. 에구...
    '25.8.15 6:48 PM (117.52.xxx.96)

    또 눈물이 나네요.. 주책맞게...

    맞아요... 제 남편도... 사실은 이혼 가정에 ... 시아버지 참 모질게 끊어버리셨고.. 시어머님은.. 여기에 예전에

    글 여러번 올렸을 정도로 좀 ... 그런 분이라 .. 제 모친도 그렇고... 에혀... 전. 아동학대의 생존자에요..

    모두가 인정할 정도로.

    저희 부부는 그동안 양쪽 모두 정말 믿고 따를 수 있는 부모는 커녕 일가 친척도 없이 살다가

    이렇게 다시 뵈니 얼마나... 마음이 좋던지.

    그럼에도.. 살아오며 겪은 일들이 많아 저도 조심스럽고 두려운 면이 조금은 있답니다.

    제 남편도 장인 사랑 좀 받아볼 것같네요. ^^

    항상 그리웠지만 외면하고 이악물고 살았는데

    아 참 사람의 인연이란 것은 너무나 복잡하네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12. 마음의 구멍
    '25.8.15 6:55 PM (39.125.xxx.100)

    하나가 사라진 느낌이라면
    그 것 만으로도 아주 큰 일이고
    이제 성인이시니
    조심스러운 마음도 놓치 마시기를 말씀드려요
    나도 아버지도 기대가 다르지 않도록요

  • 13. 맞아요
    '25.8.15 7:00 PM (117.111.xxx.71)

    아버지 좋으신 분이지만
    안전거리는 유지하셔요.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결국 내가 더 원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14.
    '25.8.15 7:08 PM (58.140.xxx.182)

    아동학대라니 ㅠㅠ

  • 15. ..
    '25.8.15 7:12 PM (121.125.xxx.140)

    가정내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할게요

  • 16. 큰상처로
    '25.8.15 7:40 PM (125.180.xxx.215)

    살아오섰는데
    지금부턴 따뜻한 추억 만들어 가세요~

  • 17. 하루
    '25.8.15 7:43 PM (116.32.xxx.6)

    아버님 다시 만나서 쌓인거 풀 수 있어 다행입니다. 예전의 아버님도 부족한 한 인간이셨을거예요. 연민의 마음으로 품어주시고 앞으로 잘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아버님께서 먼저 연락하신 걸로 보아 얼마나 고민 많이 하셨을까싶어요 그리고 지금 형편이 안정적이니 자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맘도 있지 않으셨을까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18. 중요한거요!
    '25.8.15 7:55 PM (218.54.xxx.75)

    참소라 삶을 때 너무 오래 삶으면
    질겨서 먹다 체할거에요.
    연세있는 아빠가 편하게 드시게요~
    저도 안삶아봤으니 시간은 인터넷에서 확인하세요.
    원글님도 한번도 안삶아보셨다길래
    아빠가 질긴거 못씹으시면 안되니까
    이 생각이 퍼뜩 나서 썼답니다.

  • 19. 다행
    '25.8.15 9:22 PM (39.124.xxx.23)

    너무 다행이예요~~^^
    학대를 한 사람은 모친인건가요?
    모친은 지금 같이 안계신건가요?
    그동안 얼마나 마음이 뻥 뚫린채로
    사셨을지ㅜㅜ

  • 20. ....
    '25.8.15 10:08 PM (117.52.xxx.96)

    학대는 모친이...
    여름에 반팔 못입고 다니는 아이로 유명했습니다...
    칼에 찔리기도 하고... 지금도 흉터있어요. 롤빗의 뾰족한 부분으로 맞아 얼굴도 찢어진 적있구요.
    너무 심하게 욕듣고 맞았던 어린 시절이 잊히지 않아요.
    그때 너무 바빠서.. 잘몰랐다고 아버진 그러시더라구요.
    모친은 안봐요..
    커서도 어떡해서든지 잘하려했지만 두뇌구조가 다른 분이라..
    이번에 아빠를 뵈니.. 내가 아빠를 참 많이 닮았구나 싶었어요.

    소라 삶는 것 가르쳐주신 분 감사합니다 꼭 참고할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모든 분들...

    82쿡 좋아요!!!! 정말 감사해요!!!!!!!

  • 21. 님네
    '25.8.15 10:43 PM (61.81.xxx.191)

    아버지도 님 어머니께 질려서 일찍 떠나가셨나보네요.
    제일 큰 피해자는 원글님..다시는 상처받는일 없으시길바랍니다...

  • 22. ㄱㄴㄷ
    '25.8.16 12:05 AM (209.131.xxx.163)

    결혼하면 안되는 사람, 특히 애낳으면 안되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원글님 그동안 잘 살아오셨네요.

  • 23. ...
    '25.8.18 11:05 PM (220.86.xxx.235)

    뒤늦게 원글님 댓글을 봤어요
    어찌 저런 모진 사람이 엄마였을까요...ㅠ ㅠ
    다시는 연락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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