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유경촌신부님 ㅜㅜ

ㄱㄴ 조회수 : 3,004
작성일 : 2025-08-15 10:58:04

오지 않기를 바라는 부고를 받고, 
디모테오 주교님을 떠올려봅니다. 

사회사목국 노동사목위원회에서 소임하며 주교님을 가까이서 뵈었고, 가톨릭평화방송에서 소임할 때는 주교님과 같은 공동 사제관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2014년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광화문 옥외 광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할 때, 유경촌 주교님께서 농성장을 찾아오셨습니다. 

크레인을 타고 직접 30m 상공에 올라 노동자를 만나고 오셨는데 주교님은 평소 높은 곳을 힘들어하셔서 크레인을 타고 오르는 동안 난간을 꼭 잡고 거의 주저 앉다시피 하셨음에도 직접 현장을 방문해주셨습니다. 

이 밖에도 언제나 노동사목을 할 때 주교님은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서초동 삼성 본관 앞 농성장에서 함께 미사를 봉헌해주셨고, ktx 여승무원 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큰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한번은 염수정 추기경님께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이 예방을 오는데, 하루 전날 제게 급히 전화를 주시며 여승무원과 만남을 주선해주셨습니다. 자연스럽게 다음날 추기경님께서는 청와대에 ktx 해고 승무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셨는데 보이지 이러한 일이 성사될 수 있도록 많은 힘을 써주신 것이었습니다. 

 

 

이밖에도 서울역 미사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여승무원의 임금 반환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세월호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 등 수많은 사례들에 관심을 보여주셨고, 언제나 저도 모르게 조용히 농성장을 찾아 사람들을 만나 위로해주셨습니다. 

당시 유경촌 주교님의 관심과 도움으로 노동사목 뿐 아니라 교정, 이주민, 우리농, 사회복지, 정의평화.. 모든 사회사목 분야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구체적 행동이 지속될 수 있게 해준 디모테오 주교님의 지원이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주교님과 함께 살던 2020년 무렵으로 기억합니다. 

 

 

어느 날 주교님께서 밤늦은 시간 파김치가 되어 숙소에 귀가하셨는데 온 몸에 흙과 먼지를 뒤집어 쓰신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어느 분께서 찍으신 사진을 공유받았는데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관련 자리에서 일손돕기를 하시고 오신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진을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스스럼없이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곳으로 당신 자신을 애써 밀어 넣으며, 그들과 같아지려 하셨던 주교님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같았습니다. 

숙소에서 언제나 가장 일찍 일어나 기도하셨고, 가장 늦게 귀가하시며 맡은 소임에 충실하셨던 주교님... 이제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합니다. 

주교님이 많이 보고 싶을 것 같습니다. 

당신의 모습... 기억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수용님글

IP : 118.235.xxx.13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25.8.15 11:23 AM (14.32.xxx.84)

    주교님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정말 겸손하고 온유하셨는데…ㅠㅠ
    이 글 쓰신 정수용 신부님도 참 훌륭하신 분입니다.

  • 2. 산도
    '25.8.15 11:23 AM (119.66.xxx.136)

    ㅜㅜ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주교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 3. ㄱㄴㄷ
    '25.8.15 11:25 AM (209.131.xxx.163)

    주님, 디모테오 주교님께 당신께서 마련하신 자리로 옮기셨습니다. 그에게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아멘.

  • 4. 기도
    '25.8.15 11:28 AM (112.169.xxx.252)

    오전9시미사에
    연미사로 주교님호명하셔서
    깜짝놀랐어요
    디모테오주교님께
    영원한 안식을주소서

  • 5. ㅠㅠㅠㅠ
    '25.8.15 12:06 PM (175.214.xxx.148)

    디모테오 주교님께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

  • 6. ..
    '25.8.15 12:30 PM (182.224.xxx.30)

    주교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합니다
    이제는 하느님 나라에서 편안히 쉬소서.

  • 7. ...
    '25.8.15 1:19 PM (122.254.xxx.159)

    교인이 아니라 뭐라 말씀드려야 할 지 모르지만
    평안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

  • 8.
    '25.8.15 3:14 PM (118.32.xxx.104)

    형님하곤 전혀 다른 길을 걸으셨나봄..
    편히 쉬소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1443 조국혁신당, 이해민,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광복절은 처음입니다. 11 ../.. 2025/08/15 2,557
1741442 이혼숙려 캠프 여자 아주 나쁘네요 15 ........ 2025/08/15 8,556
1741441 차은우 부모 미모 끝판왕인가요? 2 ㅇㅁ 2025/08/15 4,833
1741440 인간중독 보신분..다시보니 분위기있네요 8 .. 2025/08/15 2,963
1741439 고터근처 사는데 오늘 경부선 꽃도매3층 7 하루 2025/08/15 2,454
1741438 수준과 동떨어진 명품 9 명명품품 2025/08/15 3,163
1741437 일본에서는 친한 사이에도 이름을 잘 안 부르나요? 7 3호 2025/08/15 1,939
1741436 부모님 생신 형제 승진 시 꽃다발이냐 꽃바구니냐 10 ... 2025/08/15 2,085
1741435 김건희 가발 아닌가요? 9 ........ 2025/08/15 6,549
1741434 이게맞나 1 수박 2025/08/15 1,236
1741433 집진드기때문에 목이 가려울수 있나요? 1 2025/08/15 1,404
1741432 코스트코 공세점 이용하시는 분?? 7 ... 2025/08/15 1,947
1741431 9월초 결혼식에 여름원피스 10 이모 2025/08/15 3,349
1741430 스위스vs.스페인(겨울 여행지) 어디가 더 나을까요? 17 ui 2025/08/15 2,521
1741429 길에 뛰어다니는 장관 쇼츠 보실래요? 6 ㅇㅇ 2025/08/15 3,118
1741428 젊을 때는 손이 찬가요? 4 2025/08/15 1,387
1741427 월급이 350만원 정도된다면 충분히 연애할 수 있겠죠? 9 //.. 2025/08/15 4,371
1741426 쥴리는 별별 해괴망측한 짓은 다 저질렀네..... 19 ******.. 2025/08/15 6,343
1741425 전장기관 이상 재발 잘 하나요? 4 원더우먼 2025/08/15 1,113
1741424 팥이 소화가 안되나요? 4 .. 2025/08/15 1,762
1741423 뭣이 중한디 옷이 그리 중요해요 14 ㅎ튼ㅅㅊ 2025/08/15 4,642
1741422 조민 화장품 세로랩스 이번에 구입해 봤어요 19 0000 2025/08/15 5,838
1741421 내가 연애를 못한 이유 5 ㅡㅡ 2025/08/15 1,890
1741420 내내 몸무게가 안빠지더니 아침 굶고 6 ... 2025/08/15 4,083
1741419 조국이 무슨 잘못을 한건가요? 30 ........ 2025/08/15 4,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