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는 아빠랑 통화한 기억이 없네

.. 조회수 : 1,838
작성일 : 2025-07-07 18:45:58

딸이 아빠에게 전화해서 다시 태어나도 내 아빠가 될거냐고 울먹거리며 묻는 유튜브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내 휴대폰에 떴다.

무뚝뚝한 아빠지만 진심으로 행복했다 말하는 그 영상을 보면서... 갑자기 돌아가신 아빠가 생각났다.

그런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빠랑 전화통화를 한 기억이 없더라...

모든 말은 엄마를 통해서 했었고 아빠와 나의 대화는 그저 일방적 잔소리뿐이었던터라 굳이 전화해서 아빠 목소리를 들을일은 없었겠지만 지금 나는 절대로 아빠와 통화할수 없어지고 나서야 후회가 폭풍처럼 밀려온다.

너무 무서웠던 아빠였지만 언뜻언뜻 기억나는 아빠의 다정한 기억들... 월급날 노란봉투에 싸가지고 온 통닭을 낚아채던 우리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던  모습과 해외 출장 다녀오실땐 잊지 않고 사오셨던 학용품들...

 그덕에 학교에서 우리들은 스타가 되었었지... 나이드셔서는 맘대로 안되는 경제적 상황과 건강때문에 더 짜증이 많아지셨기에 우리는 아빠를 슬슬 피해다녔었다.

늘 외로웠던 모습이었는데 그 모습이 안되어서 가까이 가면 다시 시작되는 폭풍 잔소리와 짜증....

 아마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알아줄 누군가가 필요했지만 아무도 곁에 오지 않았기에 급한 마음에 쏟아내던 원망들에 화들짝 놀라 도망가기 일쑤... 그러다 돌아가신 아빠.

병원에 누워계실때 굳이 간호사를 붙잡고 "우리딸들 예쁘죠?" 묻고는 눈도 안마주치시던 아빠.

사랑을 못받아보신 분  사랑을 갈망했지만 아무도 주지 않아 외로웠던 분...

왜 난 인생의 은인에게 남보다도 못한 무관심과 외면만을 했던가...

미안합니다. 아빠.. 중환자실에서 마지막으로 귀에대고 했던 말은 진심이었어요. 다시 태어나도 아빠 딸로 태어나겠다는 말... 사랑해요.

IP : 203.142.xxx.24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5.7.7 7:13 PM (211.234.xxx.192)

    슬퍼요ㅠㅠㅠ 저도 비슷함

  • 2. 외로움
    '25.7.7 7:19 PM (110.13.xxx.3)

    우리나라 아버지들 대체로 가족들과의 관계에 서툰거같아요. 다행히도 돌아가신 우리아빤 애처가셨고 딸들과 손주들 참 예뻐하셨어요. 권위를 내려놓고 자상하셨죠. 그 반대인 우리 시아버님은 시어머님과도 불화. 자식들은 슬슬 피해요. 가엾으신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3. 눈물이
    '25.7.7 7:35 PM (125.132.xxx.86)

    핑 도는 글이네요
    저도 아빠랑 친하지 않지만
    이제 80대후반이신 아빠가 세상에 없다는
    생각만 해도
    상상이 안될 정도로 슬퍼져요
    원글님 아버님 이젠 편한 세상에서 편히 쉬실 거에요

  • 4. ..
    '25.7.7 8:19 PM (211.218.xxx.251)

    글 읽고 아버지께 전화 드렸네요. 전화통화 가능한데도 할 말이 없어 잘 안하게 되네요. 앞으로는 자주 전화 드려야 겠어요.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34137 교회다니시는분들 저좀 이해시켜주실수 있나요? 27 .. 2025/07/08 2,428
1734136 에어컨 배송 소요기간 8 무지개 2025/07/08 978
1734135 수건..20수 40수 어떤 거 쓰세요? 9 ㅇㅇ 2025/07/08 1,453
1734134 고추장물 만들었어요 5 ..... 2025/07/08 1,371
1734133 종부세 폐지 어쩌고 기사 가짜일 가능성 20 저 아래 2025/07/08 908
1734132 에어컨 24시간 계속 켜두나요? 실외기 과열 걱정 11 .. 2025/07/08 3,709
1734131 보이스피싱 두번째 1 시민덕희 2025/07/08 898
1734130 가족끼리 손으로 미는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15 .... 2025/07/08 4,036
1734129 설거지 알바 19 설거지 알바.. 2025/07/08 3,562
1734128 궁금)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과 보내는 것 3 ㅁㅁㅁ 2025/07/08 775
1734127 82세 엄마 위내시경... 장상피회생 오래전 진단 8 2025/07/08 1,950
1734126 윤, 내란죄 외환죄등등 처벌받아도 ‘전대통령’ 이라 호칭 1 아자 2025/07/08 1,336
1734125 욕실 거울 오~래된 물때 지우는거 9 궁금 2025/07/08 1,897
1734124 오래된 주택으로 이사가는데요... 5 필터 2025/07/08 2,126
1734123 요즘 괜찮은 남자가 정말 별로 없어서 13 2025/07/08 4,154
1734122 기숙사 짐 10 .. 2025/07/08 1,059
1734121 한쪽 팔 힘이 쭉 빠지는 증상 19 ㅠㅠ 2025/07/08 2,519
1734120 이거 보이스피싱? 음식물쓰레기 위반 문자 1 ... 2025/07/08 833
1734119 오늘 금융주들 다 신고가네요 7 2025/07/08 2,485
1734118 샐러드 드레싱 16 .. 2025/07/08 1,668
1734117 부승찬 "尹, 외환죄보다 '불법 전투 개시죄' 해당할 .. 9 내란수괴재구.. 2025/07/08 1,951
1734116 베트남이 미국 상호관세46%에서 20%로 조정된 이유.jpg 16 .. 2025/07/08 2,373
1734115 평택 맛집 알려주세요 7 숙이 2025/07/08 818
1734114 문틀을 시트지로할지 .페인트칠을할지 ᆢ 6 모모 2025/07/08 583
1734113 모의고사 성적표에서 백분위? 머에요? 10 .. 2025/07/08 1,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