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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달이 꽃놀이

... 조회수 : 385
작성일 : 2025-06-30 13:36:21

꽃 좋아지면 늙은 거라는데, 이젠 저항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넵, 저 늙고 있는 거 맞나 봅니다

사람 많은 곳은 질색이라 꽃놀이고 단풍놀이고 유명한 곳은 다 한수 접고 살았더니, 뭐 가본 곳도 해본 것도 없이 세월만 지나가길래 사람이 많아도 다녀야겠다 작정한지 몇년 됐습니다

 

저 멀리 유명한 유명한 벚꽃 명소, 단풍 명소 다니기는 하지만 사실 정말로 큰맘 먹고 힘 빡 주고 작정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보다 힘들더라구요

그런데 요즘 지방자치단체에서 자기 동네마다 좋은 곳을 많이 만들어서 소소하게 다닐 맛이 나더라구요

다행히 가까이에 꽃놀이 쿵짝이 맞는 친구가 살아서 올 봄부터 둘이서 다달이 꽃놀이 다닙니다

 

벚꽃 철에 주말마다 내리는 비에 첫 꽃놀이 망치고 나서 기어이 철쭉철에 불암산 철쭉동산에 갔었습니다

이 친구랑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축제도 같이 다녀왔지만, 새벽부터 극성을 떨고 그렇게까지 멀리 가지 않아도 슬렁슬렁 가까운 곳에서 비교적 작은 규모라도 꽃보는 거 좋다구 둘이 박수를 짝짝짝...

슬렁슬렁 철쭉보고 불암산 둘레길 잠깐 걷고 근처에 유명하다는 돈까스집 가서 돈까스 사먹고 당현천 산책로 걷다가 근처 공원가서 노닥노닥...

 

그 다음에는 중랑구 장미축제에 갔었습니다

이때도 주말에 폭우가 내려 송가인이 온다던 행사도 다 취소되고 난리였는데, 우리가 간 날은 흐리긴 했어도 비교적 산책하기 좋은 날이었습니다

중랑천변 자투리땅에 생각보다 규모가 제법 큰 장미공원과 산책로를 만들어 놓아서 꽤 긴 시간 즐거운 산책을 했었습니다

애들 데리고 에버랜드 장미축제, 튤립축제 기를 쓰고 힘들게 다니던 과거를 떠올리며, 그렇게 멀게 힘들게 안 다녀도 제법 다닐만해서 좋더라구요

근처 유명한 콩국수 집에서 점심 먹고 경춘선 숲길 좀 걷다가 서울 과기대도 한바퀴 돌고 연못가에서 노닥노닥...

 

지난 주에는 월계동 초안산 수국 동산에 갔었습니다

아주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법 산책로도, 작지만 주차장도 조성도 잘 해놓고 수국 조경도 잘 해놓아서 산책도 사진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수국이 그렇게 종류가 많은지도 처음 알았네요

수국이 토양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할만큼 토양의 산성도에 따라 꽃 색이 달라진다고 알고 있었는데, 새로 개량해서 만든 수국 종류는 꽃 모양도 크기도 피는 시기도 색상도 가지가지인 모양이더군요

너른 공원에 개화시기와 꽃 색을 잘 섞어서 심어 놓아서 이미 활짝 핀 꽃도 있고 이제 피기 시작해서 봉우리와 활짝 핀 꽃이 섞인 것도 있고, 아직 필 생각도 없는, 7-8월이나 되어야 피는 종류도 있어서 한여름에 또 한번 와볼만 하겠다 싶더라구요

예전에는 절에나 가야 수국을 볼 수 있었는데, 일부러 적극적으로 조경에 쓰는 곳들이 많아졌는데, 지자체에서 자투리땅이나 산기슭에 이런 특화공원을 만들어 사람들 찾게 하는 거 좋더라구요

초안산이 낮은 산이라 수국 동산 뒤로 정상까지 가는 등산로, 둘레길 다 연결되서 숲길 산책도 가능하고요

그러나 우리는 근처 맛있다는 막국수집에서 막국수랑 들깨수제비 먹고 북서울 꿈의 숲 둘레길 한바퀴 산책하고 공원 안 카페에서 노닥노닥...

그 카페 창가자리에서 보이는 공원 풍경이 비현실적으로 그림같아서 노닥거리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르게 좋았다는...

 

여름이라 이젠 꽃놀이는 끝났나 했더니 연꽃이 이제 피기 시작하나보더군요 하하하

다음 달 약속에는 연꽃 보러 갈까 합니다

이젠 경춘선 전철 덕분에 양수리까지도 전철타고 갈 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지...

전철 없을 때 양수리는 지옥같은 교통 체증 때문에 엄두도 못 내던 곳이었는데, 전철타고 가볍게 다녀올랍니다

연꽃은 저녁 어스름 무렵에 봐도 좋다니, 땡볕의 더위를 피해서 이번에는 오후 늦게 가볼라구요

 

우리 나잇대에는 폰 사진첩에 꽃사진만 잔뜩이고 프로필 사진이 다 꽃이라고 꽃사진이 나이 인증하는 거란 거, 저도 압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 꽃사진은 꽁꽁 숨겨두고 제가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 사진으로 도배를 해서 늙은 티 안낼라고 꼼수를 쓰고 있습니다 ㅎㅎㅎ

 

멀리 안가도 꽃놀이 하는 거 좋더라구요.

여의도 벚꽃이 암만 유명해도 다들 사는 동네 근처에 여의도 안 부러운 벚꽃 명소 있잖아요

요즘은 벚꽃 명소 말고도 꽃구경할만한 곳이 점점 많아져서 참 좋네요

가을되면 또 나만 아는 단풍 코스를 찾아내고 말겠어요

내장산까지 가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그런 곳...

한군데 찜해둔 곳이 있긴 하지만, 거기도 이미 알음알음 아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새 코스를 발굴할 필요가 있거든요.

 

여러분들도 너무 먼 곳에서 꽃밭 찾지 마시고 가까운 꽃밭에서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IP : 58.145.xxx.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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