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울한데 어떻게 요리를 하고 밖에 나가서 뛰냐는 분께

도움 조회수 : 827
작성일 : 2025-06-15 11:12:20

어쩌면 제 글이 님께 도움이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혹시나 해서 적어요.

 

사실 요리하고 밖에 나가서 뛰는 거 힘든거 맞아요.

그거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자체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거거든요.

 

님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어떤 "일" 때문이라 저랑 비슷하신 거 같아서

그냥 시간만 나면 그 "일"들이 생각나서 날 좀 먹고 갉아먹는 것 같고

미칠것 같고 왜 이런 일이 생겼나 억울하고 그러다가

전 환청까지 들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이러다가 정말 정신과 가야 할것 같다 생각하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정신과 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정신과 갈 정도로

내가 무너졌구나 싶어서 내가 날 이뻐해야 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고통을 준 사람들은 평안한데 피해자인 나만 미칠 것 같아서 억울하더라고요.

 

이게 가장 중요해요.

내가 날 위로하지 누가 날 위로해 라는 생각요.

사실은 그 누구도 날 위로하기는 힘들어 내가 날 위로하고 보듬자라고

그러면 그 생각을 안하도록 노력해야지.

그 생각을 안할 방법을 찾는데 무너지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지.

 

처음에는 술도 마시고 담배피려고도 해보고 했는데

담배는 사러 갈때 괜히 주눅이 들기도 하고 담배 뒤늦게 배우려니 안맞아서

술은 그다음날 영향이 너무 커서요.

(일을 해야하는데 일을 못하겠더라고요)

영화를 보고 다음에는 로맨스소설을 보고 만화를 보고

그래도 뜸금없이 생각이 문득문득 나더라고요.

그래서 날 혹사시키자 싶어서

실내자전거 하나 두고 ott에 있는 드라마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가장 아랫단계에서 10분되도

죽을 것 같아서 못하겠다고 거실에 누웠는데

몸은 힘든데 그 10분동안은 아무생각 안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10분씩 늘려가다보니 1시간동안은 드라마보면서 

실내자전거하니  그 "일"들을 안 떠올리게 되었어요.

 

다른 분들도 요리하거나 밖에 나가서 뛰거나 하시는 분들

머리에서 그 어떤 생각을 비우기 위해 하시는 걸 겁니다.

다행히 우리의 머리는 한계가 있어 

어떤 일에 집중하다 보면 그 "일"들을 잠시 망각할 수 있더라고요.

 

님도 님을 예뻐하세요.

애틋하잖아요.

님 사정 남 심정 님이 젤 잘 알죠.

남들은 그 누구도 아무리 내가 뭐라고 해도 내가 느끼는 고통 몰라요.

그러니 님만 님 스스로 다독일 수 있어요.

 

뛰든 요리를 하시든 밖에 나가서 뛰시든

청소를 하시든 저처럼 실내자전거를 하시든

자꾸 뭔가를 해보세요.

계속해도 되고 내가 날 망치는 것이 아닌 날 끌어올리는 것들을 생각하세요.

머리를 비우다보면 그래도 하루 살아갈 수 있어요.

그렇게 하루 버티다보면 일주일이 되고 한달이 되고

생각보다 세월이 빠르다는 거 느끼실 거예요.

 

그리고 조금은 무뎌질 수 있어요.

 

화이팅!!!

IP : 14.50.xxx.20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재작년
    '25.6.15 11:31 AM (211.36.xxx.31) - 삭제된댓글

    남편이 돈 사고를 쳐서 22억 집을 날릴 위기가 왔어요
    고3이던 아이는 고등 내내 지독한 사춘기였고
    우울증인거 같다며 약을 먹는 중이었고
    수능을 평소보다도 더 못봐 갈 대학이 없는 지경이었을 때
    달리기를 시작했죠
    런데이 깔고 이틀에 한번씩 뛰라는데 그냥 매일 뛰었어요
    뛰는 동안은 힘들어서 아무 생각도 안났고
    뛰고나면 힘들어서 잠을 잘 수 있었거든요
    아이는 재수를 하고 경제상황도 계속 나쁜 채로
    어찌어찌 시간이 흘러갔죠
    집을 팔아 해결을 해볼랬는데 집은 보러오는 사람도 없고
    상황은 달라진게 없는데 마음이 전처럼 괴롭지는 않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이는 인서울 대학에 합격했고
    집은 세 주고 더 저렴한 곳으로 이사하면서
    어느 정도 위기를 극복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그 집이 10억 넘게 올랐네요
    재작년에 팔렸으면 속상해서 더더더 뛰어야했겠죠
    아무튼 달리기를 했더니 속 끓일 에너지가 모자라서
    마음이 덜 힘들었고 힘든 상황은 시간이 해결해주더란 얘기를
    길게 해봤네요
    마음이 힘든 모든 분들 힘냅시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9420 중고등 10시이후 학원?보습소 불법 아닌가요? 5 2025/06/24 797
1729419 삼성전자우 챠트는 예술이긴하네요 2 ㅇㅇㅇ 2025/06/24 2,190
1729418 생와사비요 3 ..... 2025/06/24 679
1729417 혹시 우정의 무대 프로 생각나세요? 12 ... 2025/06/24 1,032
1729416 대통령은 역시 ᆢ대통령이 행정업무 실무에 빠삭하니 10 2025/06/24 2,165
1729415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자매 7 ..... 2025/06/24 1,867
1729414 요즘 어떤 육수가 맛있나요? 1 육수 2025/06/24 662
1729413 서울 씽크홀 안전지도 9 2025/06/24 1,420
1729412 이란이 항복했네요? 14 실리 2025/06/24 5,388
1729411 제가 옹졸한거겠죠 ㅜㅜ 13 마음 공부 2025/06/24 2,686
1729410 펌) 공무원이 체감한 잼프 효능감 19 이재명은 합.. 2025/06/24 4,675
1729409 혼자 놀기좋은곳 있나요? 12 놀자 2025/06/24 1,848
1729408 이사동네 정하는~ 삘한 2025/06/24 382
1729407 부동산 폭등글에 윤정권으로 입막음 짜증나네요. 68 .. 2025/06/24 1,908
1729406 딸을 낳았는데 10 Ldhb 2025/06/24 2,721
1729405 속초 2박 vs 강릉 2박 9 .. 2025/06/24 1,676
1729404 한국인 질투하다 숨넘어가는 일본이 한국 부러워 미치는 이유 10 일본 2025/06/24 3,766
1729403 유리병에서 미세플라스틱 50배 더 나왔다…연구자도 '깜짝' 놀란.. 7 2025/06/24 3,247
1729402 3개월일해도 퇴직금 의무화 25 와우 2025/06/24 3,464
1729401 서해가 싫은분 계신가요? 27 .. 2025/06/24 2,472
1729400 노브라 웨어.. 1 수술후 2025/06/24 965
1729399 80대 이상 노부부들 7 -- 2025/06/24 3,233
1729398 트럼프 승!! 카타르 한인 교민 대피령 못들어 16 ..... 2025/06/24 3,139
1729397 베스트 선글라스 글 보고 생각난 사자성어 3 ..... 2025/06/24 1,337
1729396 미용실에서 유료로 흰머리 뽑아주면 좋겠어요. 9 흰머리 2025/06/24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