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상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인 우상호 조회수 : 2,395
작성일 : 2025-06-08 14:48:12

사실 우상호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런데 최고의 협상가라고 정평이 나있다하니

기대됩니다.

또하나 의외의 이력에(연대 국문과 출신이지만

정치인으로만 알고있던지라) 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에도 그 시대의 아픔이 담겨있는 듯 하네요.

 

 

 

너의 이름에 붉은 줄을 그으며
(오월문학상 당선작)

1.
잊을 수 없구나, 그

뒤척이던 잠자리 속에서
더듬거리며 내 손 잡아보던 네 손바닥의 축축함과
섬뜩하게 잠을 깨우던
네 심호흡 속의 짧은 떨림, 그 때
알아냈어야 했다, 네 속에서
무엇이 시작되고
무엇이 끝났는지를

풀어놓고 간 네 시계를 만지작거리다 나는
어금니에 힘을 준다, 아아
흰 종이 하나 펄럭거리며
어디로 날아갔느냐
새처럼 깨끗하던 작은 흰 종이

2.
그래도 살아남으면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그 오월, 흩어지는 군중 속으로
손 흔들며 네 뛰어간 후
생각했다
조금씩 물러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한 걸음 나아갈수록 자신감이 생긴다던
그 웃음 띤 눈동자

3.
뜯지 않은 달력 몇 장 어둡게
펄럭거리고 있다, 일어나 불켜고 앉아
오랜 수첩을 뒤져
너의 이름을 꺼낸다
술 취해 받아쓸 때 고쳐주며 웃던 이름
네 끌려갈 때 두려워 속으로 부르던 이름
어디에 묻혀 있느냐 목메어 부르다 지치던
변함없는 그 이름 위에, 이제
붉은 줄을 긋는다

줄을 그으며
한번 더 힘주어 너를 부른다.

 

 

 

송충이
(윤동주문학상)

친구가 되고 싶어 다가갈 때도
소리를 지른다, 너는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없이
발을 쳐든다

짓이겨진 하반신으로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손쉽게 죽여버릴 수 있는 거라면
분하구나, 내게는
너희들이 흉칙하건만

나는 다만 앞으로 가고 있을 뿐인데도
너는 소리를 지른다, 나를 가리키면서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 없이
돌을 던진다, 그리하여
나는 안다
너희들 중에도
약하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모진 발 밑에 사정없이 짓이겨지는
그런 부류가 있을 것임을

손잡고 급히 떠나가는 너희들 뒷모습을 보며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IP : 221.140.xxx.5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8 2:49 PM (59.10.xxx.175)

    처절하네요... 가슴아프고

  • 2. 아아
    '25.6.8 3:15 PM (218.235.xxx.72)

    우상호 님 시, 가슴으로 눈물 뚝뚝

  • 3. 와 원글님
    '25.6.8 3:40 PM (116.41.xxx.141)

    감사하네요

    다들 저리 처절이 한시대를 성토하고 살아오다
    또 한순간 잘못으로 나락가기도하고 ㅜ

    우리가 예전 어른들 전두환떨거지세력 반민주세력이라 성토하는게 엇그제인데 우리또한 2.30대한테
    기득권이라 배척당하고 지네들은 갈곳없어 이준석 지지한다 소리도 듣고

  • 4. ...
    '25.6.8 3:50 PM (115.41.xxx.13)

    초치는 얘기지만 변절자들 있어서
    혹 이 자도 그런자가 아닌가 싶은 우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되지 않아야지
    우상호씨 제발 씹선비질 하지 마시기를
    이재명 대통령님이 심사숙고한 인사에
    똥 뿌리는 짓거리 절대 하지 말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3725 부동산도 오르고 이민자도 받기싫고 3 욕심 2025/06/09 1,086
1723724 한국가면 4억버는꼴, 그 많던 중국인 건보 먹튀 8 Fhh 2025/06/09 1,894
1723723 가까이 지내는 지인집,원목가구 가져다 써도되나요? 11 가구 2025/06/09 2,798
1723722 갈색머리 블랙으로 염색했는데 2 R 2025/06/09 1,265
1723721 고등 5등급인 아들 인생 잘살아가겠죠? 20 ........ 2025/06/09 3,418
1723720 스벅 매장에서 사이렌 오더 하면요 5 스벅 2025/06/09 2,137
1723719 태아는 양수에서 지내는 게 신기해요 15 2025/06/09 3,649
1723718 사실상 내전상태라는 LA 12 ㅇㅇ 2025/06/09 5,648
1723717 저녁 식사 고민 중이네요 6 ㄷㄴ 2025/06/09 1,378
1723716 2030이 집 안사주면 윗세대가 망해요? 12 .... 2025/06/09 2,570
1723715 숙대, '김건희 여사 석사 취소' 소급 학칙 개정 16일 확정 25 세상에 2025/06/09 5,395
1723714 내아들 지키기!!! 청원부탁드려요 2 청원 2025/06/09 1,019
1723713 영어 잘하시는 분들 질문좀요 4 ㅇㅇ 2025/06/09 1,101
1723712 오대영라이브 보는데 5 깝깝하네요 2025/06/09 1,950
1723711 숙대 김건희 학위 취소수순 9 ㅋㅋㅋ 2025/06/09 1,908
1723710 브룬펠시 쟈스민 4 꽃 피어있나.. 2025/06/09 819
1723709 도람뿌가 마약과 술 극혐하는데 11 ㅏㅘ 2025/06/09 2,512
1723708 윤이 9수했다 했을때 ᆢ대단하다 의지가 있네 했어요 20 9수윤 2025/06/09 3,517
1723707 이 사진에선 좀 잘생겨보이기까지 24 내눈 점검 2025/06/09 3,017
1723706 대전 시장에게 전화 부탁드려요. 6 대전시민 2025/06/09 1,892
1723705 이준석 제명 43만명 돌파 13 와인쥐손이 2025/06/09 2,380
1723704 요즘 82쿡 들어올때마다 진짜 사이다소식!!! 6 동그라미 2025/06/09 2,353
1723703 트럼프 오래 못갈거 같네요. 캘리포니아 지원 삭감 검토. 12 도른자 2025/06/09 4,576
1723702 돈많은 외로운 남자 노인들 상대로 꽃뱀짓 하는 중년 여성들이 많.. 11 ........ 2025/06/09 4,292
1723701 점프슈트 입는거 구릴까요? 8 2025/06/09 1,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