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상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인 우상호 조회수 : 2,380
작성일 : 2025-06-08 14:48:12

사실 우상호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런데 최고의 협상가라고 정평이 나있다하니

기대됩니다.

또하나 의외의 이력에(연대 국문과 출신이지만

정치인으로만 알고있던지라) 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에도 그 시대의 아픔이 담겨있는 듯 하네요.

 

 

 

너의 이름에 붉은 줄을 그으며
(오월문학상 당선작)

1.
잊을 수 없구나, 그

뒤척이던 잠자리 속에서
더듬거리며 내 손 잡아보던 네 손바닥의 축축함과
섬뜩하게 잠을 깨우던
네 심호흡 속의 짧은 떨림, 그 때
알아냈어야 했다, 네 속에서
무엇이 시작되고
무엇이 끝났는지를

풀어놓고 간 네 시계를 만지작거리다 나는
어금니에 힘을 준다, 아아
흰 종이 하나 펄럭거리며
어디로 날아갔느냐
새처럼 깨끗하던 작은 흰 종이

2.
그래도 살아남으면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그 오월, 흩어지는 군중 속으로
손 흔들며 네 뛰어간 후
생각했다
조금씩 물러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한 걸음 나아갈수록 자신감이 생긴다던
그 웃음 띤 눈동자

3.
뜯지 않은 달력 몇 장 어둡게
펄럭거리고 있다, 일어나 불켜고 앉아
오랜 수첩을 뒤져
너의 이름을 꺼낸다
술 취해 받아쓸 때 고쳐주며 웃던 이름
네 끌려갈 때 두려워 속으로 부르던 이름
어디에 묻혀 있느냐 목메어 부르다 지치던
변함없는 그 이름 위에, 이제
붉은 줄을 긋는다

줄을 그으며
한번 더 힘주어 너를 부른다.

 

 

 

송충이
(윤동주문학상)

친구가 되고 싶어 다가갈 때도
소리를 지른다, 너는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없이
발을 쳐든다

짓이겨진 하반신으로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손쉽게 죽여버릴 수 있는 거라면
분하구나, 내게는
너희들이 흉칙하건만

나는 다만 앞으로 가고 있을 뿐인데도
너는 소리를 지른다, 나를 가리키면서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 없이
돌을 던진다, 그리하여
나는 안다
너희들 중에도
약하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모진 발 밑에 사정없이 짓이겨지는
그런 부류가 있을 것임을

손잡고 급히 떠나가는 너희들 뒷모습을 보며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IP : 221.140.xxx.5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8 2:49 PM (59.10.xxx.175)

    처절하네요... 가슴아프고

  • 2. 아아
    '25.6.8 3:15 PM (218.235.xxx.72)

    우상호 님 시, 가슴으로 눈물 뚝뚝

  • 3. 와 원글님
    '25.6.8 3:40 PM (116.41.xxx.141)

    감사하네요

    다들 저리 처절이 한시대를 성토하고 살아오다
    또 한순간 잘못으로 나락가기도하고 ㅜ

    우리가 예전 어른들 전두환떨거지세력 반민주세력이라 성토하는게 엇그제인데 우리또한 2.30대한테
    기득권이라 배척당하고 지네들은 갈곳없어 이준석 지지한다 소리도 듣고

  • 4. ...
    '25.6.8 3:50 PM (115.41.xxx.13)

    초치는 얘기지만 변절자들 있어서
    혹 이 자도 그런자가 아닌가 싶은 우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되지 않아야지
    우상호씨 제발 씹선비질 하지 마시기를
    이재명 대통령님이 심사숙고한 인사에
    똥 뿌리는 짓거리 절대 하지 말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3791 이재명 대통령이 건강체인 더더 특별한 이유 19 .,.,.... 2025/06/09 4,577
1723790 엄하게 자랐는데 식사예절이 별로일수 있나요? 38 ... 2025/06/09 4,101
1723789 알콜한잔 한김에 저렴한것들 욕도 하고싶지만.. 1 술한잔 2025/06/09 1,037
1723788 뭔재난이라고 재난지원금 주나했더니 그@@가 하고있는게 13 .... 2025/06/09 4,298
1723787 외국 분 선물 4 선물 2025/06/09 618
1723786 애완 언론 개레기들 광고 쳐 받은 금액 보고 가세요 11 어? 2025/06/09 1,917
1723785 기레기가 미쳤어요 21 어이상실 2025/06/09 6,314
1723784 송혜교 용감하네. 이재명 찐팬인듯 43 o o 2025/06/09 19,159
1723783 양산 예쁜거 추천해주세요 16 양산 2025/06/09 2,993
1723782 공산당 그거 어려워 4 대한민국 2025/06/09 1,044
1723781 한남동 관저 개사이다네요 21 ... 2025/06/09 16,238
1723780 아직 언론은 전정권편인듯. 18 .. 2025/06/09 2,379
1723779 윤석열 의료개혁의 결과 9 2025/06/09 3,063
1723778 자식 결혼 못시킨 부모님 마음은 어떤건가요? 26 ㅇㅇ 2025/06/09 6,410
1723777 배드민턴 안세영, 4년 만에 인도네시아 오픈 우승 11 .. 2025/06/08 2,832
1723776 중국인 '건강보험 무임승차' 손 보자...벌어진 대반전 20 2025/06/08 5,238
1723775 이재명 대통령 오랜 지지자였던 분들도 많이 힘들었을 듯 14 ..... 2025/06/08 2,744
1723774 크림에서 클러치백 사는거 괜챦은가요? 가방 2025/06/08 355
1723773 사람 구경 좋아하는 아기 3 굿걸 2025/06/08 2,025
1723772 롤랑 가로스 결승 보는 분 계세요? 14 궁금 2025/06/08 954
1723771 정권 바뀌면 나아질줄 알았는데 34 ㅇㅇ 2025/06/08 7,207
1723770 관절이 슬슬 아파오는데...파라핀 어떤가요? 2 .. 2025/06/08 1,593
1723769 서울인데요 샤워 중에도 더워요. 선풍기 틀었어요 5 너무 더워요.. 2025/06/08 2,158
1723768 펌) 이재명 대통령이 시장상인 손 잡으면서 한말 13 ㅇㅇ 2025/06/08 3,635
1723767 소고기무국 국물을 멸치육수로 할까요? 20 ㅇㅇ 2025/06/08 2,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