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상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인 우상호 조회수 : 2,376
작성일 : 2025-06-08 14:48:12

사실 우상호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런데 최고의 협상가라고 정평이 나있다하니

기대됩니다.

또하나 의외의 이력에(연대 국문과 출신이지만

정치인으로만 알고있던지라) 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에도 그 시대의 아픔이 담겨있는 듯 하네요.

 

 

 

너의 이름에 붉은 줄을 그으며
(오월문학상 당선작)

1.
잊을 수 없구나, 그

뒤척이던 잠자리 속에서
더듬거리며 내 손 잡아보던 네 손바닥의 축축함과
섬뜩하게 잠을 깨우던
네 심호흡 속의 짧은 떨림, 그 때
알아냈어야 했다, 네 속에서
무엇이 시작되고
무엇이 끝났는지를

풀어놓고 간 네 시계를 만지작거리다 나는
어금니에 힘을 준다, 아아
흰 종이 하나 펄럭거리며
어디로 날아갔느냐
새처럼 깨끗하던 작은 흰 종이

2.
그래도 살아남으면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그 오월, 흩어지는 군중 속으로
손 흔들며 네 뛰어간 후
생각했다
조금씩 물러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한 걸음 나아갈수록 자신감이 생긴다던
그 웃음 띤 눈동자

3.
뜯지 않은 달력 몇 장 어둡게
펄럭거리고 있다, 일어나 불켜고 앉아
오랜 수첩을 뒤져
너의 이름을 꺼낸다
술 취해 받아쓸 때 고쳐주며 웃던 이름
네 끌려갈 때 두려워 속으로 부르던 이름
어디에 묻혀 있느냐 목메어 부르다 지치던
변함없는 그 이름 위에, 이제
붉은 줄을 긋는다

줄을 그으며
한번 더 힘주어 너를 부른다.

 

 

 

송충이
(윤동주문학상)

친구가 되고 싶어 다가갈 때도
소리를 지른다, 너는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없이
발을 쳐든다

짓이겨진 하반신으로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손쉽게 죽여버릴 수 있는 거라면
분하구나, 내게는
너희들이 흉칙하건만

나는 다만 앞으로 가고 있을 뿐인데도
너는 소리를 지른다, 나를 가리키면서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 없이
돌을 던진다, 그리하여
나는 안다
너희들 중에도
약하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모진 발 밑에 사정없이 짓이겨지는
그런 부류가 있을 것임을

손잡고 급히 떠나가는 너희들 뒷모습을 보며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IP : 221.140.xxx.5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8 2:49 PM (59.10.xxx.175)

    처절하네요... 가슴아프고

  • 2. 아아
    '25.6.8 3:15 PM (218.235.xxx.72)

    우상호 님 시, 가슴으로 눈물 뚝뚝

  • 3. 와 원글님
    '25.6.8 3:40 PM (116.41.xxx.141)

    감사하네요

    다들 저리 처절이 한시대를 성토하고 살아오다
    또 한순간 잘못으로 나락가기도하고 ㅜ

    우리가 예전 어른들 전두환떨거지세력 반민주세력이라 성토하는게 엇그제인데 우리또한 2.30대한테
    기득권이라 배척당하고 지네들은 갈곳없어 이준석 지지한다 소리도 듣고

  • 4. ...
    '25.6.8 3:50 PM (115.41.xxx.13)

    초치는 얘기지만 변절자들 있어서
    혹 이 자도 그런자가 아닌가 싶은 우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되지 않아야지
    우상호씨 제발 씹선비질 하지 마시기를
    이재명 대통령님이 심사숙고한 인사에
    똥 뿌리는 짓거리 절대 하지 말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4580 노모 재활병원 입원하시는데 7 저녁 2025/06/10 1,747
1724579 한쪽귀가 멍하고 답답해요 3 곰배령 2025/06/10 933
1724578 마라샹궈를 만들었는데ㅠㅠ 12 ㅠㅠ 2025/06/10 1,374
1724577 10년전에 만났던 남자한테서 왜 갑자기 카톡이 왔을까요? 14 여소교 2025/06/10 4,639
1724576 오아시스 지각배송 배달기사 패널티 있나요? 7 오아시스 2025/06/10 1,264
1724575 잠실역 근처 까페 추천해주세요 6 레드향 2025/06/10 832
1724574 가난한 자에게 돈주는게 싫다는 32 ㅎㄹㅇㅇㄴ 2025/06/10 4,938
1724573 돈 빌려간 지인이 소식을 끊었는데요 6 갈등 2025/06/10 4,396
1724572 울릉도 여행을 다녀 오신 분들 9 …. 2025/06/10 2,103
1724571 유산균 물없이 먹나욮 3 궁금 2025/06/10 557
1724570 루게릭병 원인이 무엇일까요 14 ..... 2025/06/10 3,301
1724569 '리박스쿨'과 '한국늘봄연합회' 대표는 모녀 사이‥"차.. 5 .. 2025/06/10 1,622
1724568 하면 싫고 안하면 죽겠고..이런 사람 있나요? 8 아웅 2025/06/10 1,748
1724567 일하고 돈 받는게 왜 버겁죠 1 슬픈일들 2025/06/10 1,504
1724566 신명에서 궁금한거 물어봐요. 7 .. 2025/06/10 1,637
1724565 피부에 연고 바르는 법 5 Aa 2025/06/10 1,194
1724564 비립종 제거후 궁금합니다 6 궁금 2025/06/10 1,947
1724563 나이들면 말을 줄여야해요 ㅠㅠㅠ 30 ... 2025/06/10 11,888
1724562 김병기의원이 검찰 특활비 반드시 들여다 본다했죠 9 ㅇㅇ 2025/06/10 2,372
1724561 냄비밥 엄청 질게 되었는데요.. 4 2025/06/10 856
1724560 갑자기 열심히 일하기 시작한 국세청 7 그동안 뭐했.. 2025/06/10 3,504
1724559 열무김치 담궜는데 망한 삘이 나는데요.;; 8 -- 2025/06/10 1,263
1724558 pd수첩10분영상_그날 계엄을 막지못했더라면 일어났을일들 .,.,.... 2025/06/10 1,244
1724557 자꾸 대통령 재판 얘기하는데 29 그의미소 2025/06/10 2,022
1724556 시부모가 이 세상에 없었으면 좋겠는 나쁜 마음이 드네요 20 710 2025/06/10 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