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상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인 우상호 조회수 : 2,357
작성일 : 2025-06-08 14:48:12

사실 우상호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런데 최고의 협상가라고 정평이 나있다하니

기대됩니다.

또하나 의외의 이력에(연대 국문과 출신이지만

정치인으로만 알고있던지라) 그가 쓴 시 찾아봤어요.

시에도 그 시대의 아픔이 담겨있는 듯 하네요.

 

 

 

너의 이름에 붉은 줄을 그으며
(오월문학상 당선작)

1.
잊을 수 없구나, 그

뒤척이던 잠자리 속에서
더듬거리며 내 손 잡아보던 네 손바닥의 축축함과
섬뜩하게 잠을 깨우던
네 심호흡 속의 짧은 떨림, 그 때
알아냈어야 했다, 네 속에서
무엇이 시작되고
무엇이 끝났는지를

풀어놓고 간 네 시계를 만지작거리다 나는
어금니에 힘을 준다, 아아
흰 종이 하나 펄럭거리며
어디로 날아갔느냐
새처럼 깨끗하던 작은 흰 종이

2.
그래도 살아남으면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그 오월, 흩어지는 군중 속으로
손 흔들며 네 뛰어간 후
생각했다
조금씩 물러날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한 걸음 나아갈수록 자신감이 생긴다던
그 웃음 띤 눈동자

3.
뜯지 않은 달력 몇 장 어둡게
펄럭거리고 있다, 일어나 불켜고 앉아
오랜 수첩을 뒤져
너의 이름을 꺼낸다
술 취해 받아쓸 때 고쳐주며 웃던 이름
네 끌려갈 때 두려워 속으로 부르던 이름
어디에 묻혀 있느냐 목메어 부르다 지치던
변함없는 그 이름 위에, 이제
붉은 줄을 긋는다

줄을 그으며
한번 더 힘주어 너를 부른다.

 

 

 

송충이
(윤동주문학상)

친구가 되고 싶어 다가갈 때도
소리를 지른다, 너는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없이
발을 쳐든다

짓이겨진 하반신으로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손쉽게 죽여버릴 수 있는 거라면
분하구나, 내게는
너희들이 흉칙하건만

나는 다만 앞으로 가고 있을 뿐인데도
너는 소리를 지른다, 나를 가리키면서
욕을 하고, 침을 뱉고, 이유 없이
돌을 던진다, 그리하여
나는 안다
너희들 중에도
약하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모진 발 밑에 사정없이 짓이겨지는
그런 부류가 있을 것임을

손잡고 급히 떠나가는 너희들 뒷모습을 보며
고통을 참지 못해, 나는
꿈틀거린다, 격렬하게
신음을 한다

IP : 221.140.xxx.5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6.8 2:49 PM (59.10.xxx.175)

    처절하네요... 가슴아프고

  • 2. 아아
    '25.6.8 3:15 PM (218.235.xxx.72)

    우상호 님 시, 가슴으로 눈물 뚝뚝

  • 3. 와 원글님
    '25.6.8 3:40 PM (116.41.xxx.141)

    감사하네요

    다들 저리 처절이 한시대를 성토하고 살아오다
    또 한순간 잘못으로 나락가기도하고 ㅜ

    우리가 예전 어른들 전두환떨거지세력 반민주세력이라 성토하는게 엇그제인데 우리또한 2.30대한테
    기득권이라 배척당하고 지네들은 갈곳없어 이준석 지지한다 소리도 듣고

  • 4. ...
    '25.6.8 3:50 PM (115.41.xxx.13)

    초치는 얘기지만 변절자들 있어서
    혹 이 자도 그런자가 아닌가 싶은 우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가 되지 않아야지
    우상호씨 제발 씹선비질 하지 마시기를
    이재명 대통령님이 심사숙고한 인사에
    똥 뿌리는 짓거리 절대 하지 말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4296 노모 휠체어타고 차량이동시 8 입원 2025/06/09 988
1724295 경찰, 이진숙 방통위원장 법인카드 사용처 압수수색 33 빵진숙 2025/06/09 4,294
1724294 다이어트 시작 : 일주일 보고 2 스위치온 2025/06/09 1,424
1724293 베를린 여행중이신분!! 3 .... 2025/06/09 1,024
1724292 '尹대통령실' 관계자, '관저 개 수영장' 논란에 '외빈행사 위.. 22 ... 2025/06/09 5,072
1724291 치아색 깨끗하고 고른 분들 부러워요 9 ㄱㄴ 2025/06/09 2,249
1724290 국제공정선거연합 실체 드러나…버지니아 소재 비영리 단체 1 light7.. 2025/06/09 647
1724289 김건희 돈 뺴돌린거 돈 막쓴거 조사 안하나요? 8 2025/06/09 1,554
1724288 백내장수술 2 여르미 2025/06/09 985
1724287 정의구현” 외치던 그 정치인, 정작 비판엔 차단… 그 안은 생각.. 11 산야초 2025/06/09 1,938
1724286 고1 국어학원 계속 다녀야 할까요? 19 .... 2025/06/09 1,270
1724285 미션 임파서블 봤는데요 8 탐 크루즈 2025/06/09 1,842
1724284 우리은행 앱에서 이체가 안되는데... 2 .. 2025/06/09 687
1724283 월세 세입자 만기에...나갈때요... 1 0 2025/06/09 1,144
1724282 신명에서 살짝 소름인거 (스포 포함) 3 ㅇㅇ 2025/06/09 2,825
1724281 피부과에 드레싱할 재료가 없다는게 무슨 뜻일까요? 11 ... 2025/06/09 1,755
1724280 울 대통령 회의하는것 좀 보세요~ 7 아이조아 2025/06/09 2,782
1724279 보수가 품격이래 7 개소리 2025/06/09 979
1724278 스케쳐스가 좀 크게 나오나요? 7 급질 2025/06/09 1,445
1724277 윤석열, 경찰 소환 불응...2차 출석 요구 15 ... 2025/06/09 3,115
1724276 늦된 아이 고1 후기 16 .. 2025/06/09 2,801
1724275 전세대출 확대가 전세사기 부추김 7 ... 2025/06/09 873
1724274 모임 총무하면 열받는거 8 .... 2025/06/09 1,836
1724273 세일러문인줄... 7 .. 2025/06/09 1,308
1724272 미국 내전 나는 거 아닌가.... 20 2025/06/09 5,0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