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유시민의 주례사, 읽어보세요

ㅅㅅ 조회수 : 1,186
작성일 : 2025-05-13 10:08:39

"두 사람 오래 준비해왔고, 또 서로 잘 아는 부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먼저 혼인 생활을 했던 사람으로서 몇 가지 팁을 드릴까 합니다.

 

첫 번째는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 노회찬 의원님 어록인데요. 혼인 생활을 가리켜서, ‘차이를 다루는 예술이다’ 이렇게 늘 말씀하십니다. 제가 약간 보충할께요. ‘혼인 생활은 차이와 더불어 변화를 다루는 예술이다’. 서로 잘 알고 사랑해서 부부가 되었지만, 함께 잠들고 또 아침에 함께 눈 뜨고 하다보면 연애할 때는 안 보이던 것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또 살다보면 그 전에 없던 게 생길 수도 있고, 바뀌기도 합니다. 그럴 때 좋은 점만 보고 사랑하는데, 그건 누구나 다 하는 겁니다. 부부는 안 그런 것 까지도 개성으로 인정하고, 감싸 안고, 포용하고, 변해가는 모습까지도 받아들여주고, 그러니까 부부죠. 좋은 거 좋아해주고 안 좋은 거 싫어하는 건 그냥 남들끼리 사는 거죠. 이런 차이와 변화에 대해서, 그걸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 말구요. 그것까지도 껴안아 주십시오.

 

두 번째는 오늘처럼 몸과 마음이 다 매력 있는 연인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부부가 된 후에도 사랑을 표현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해요. 연애할 때는 뭐 이벤트도 하고, 잘해보려고 하다가, 부부가 되고 나면 내 사람, 혼인 신고하면 지가 어디 가겠어?, 말 안 해도 내 마음 알지?, 이거 안 돼요. 우리 마음이라는 것은 안 보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지 않으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부부는 생물학적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는 가족입니다. 늘 사랑을 확인해야 해요. 남편은 되도록 멋진 남자여야 되고요, 아내는 매력 있는 여자여야 해요. 살다보면 친숙해지는데, 친숙함도 좋지만, 사랑이 있던 자리를 친숙함에게 뺏기면 안 돼요. 그래서 결혼생활은 끊임없는 투쟁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친숙함과의 투쟁. 두 사람이 서로 언젠지는 모르지만, 호감의 눈빛을 처음으로 맞추었던 순간, 그리고 그런 것들을 서로 알게 했던 순간들이 있었을 겁니다. 그거 없이는 오늘 이 자리가 없으니까요. 그 때를 잊지 말고 늘 그런 눈빛, 그런 마음, 그런 감정을 매일 매일 들게 할 수 있도록 서로에게 멋진 연인으로 남으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는, 되게 고리타분한 주례사의 주제인데요, 역지사지. 입장 바꿔놓고 생각하는 겁니다. 살다보면 다투는 날이 오게 돼요. 안 오면 제일 좋지만, 올 수도 있죠. 또는 오게 됩니다. 그럴 때, 그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는 시간을 꼭 가지기 바랍니다. 바꿔놓고 생각하면, “왜 저러지?”하던 것이 “뭐 그럴 수도 있겠네.” 이렇게 될 수 있어요. “뭐 그럴 수도 있겠네.”하고 한번 생각하고 대화를 하면, 훨씬 부드러워지죠. 그래서 무슨 문제가 있을 때는 대화를 해야 하는데, 곧바로 대화를 시작하지 말고 한번 입장을 바꿔서,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본 다음에 대화를 시작하는 겁니다. 그러면 싸울 일도 줄어들고요. 싸움이 열정으로 가지 않겠고요. 빨리 끝날 수 있습니다. 나 이거 잘 해서 쫓겨나지 않고, 30년째 남편으로서 잘 살고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mlbpark.donga.com/mp/b.php?b=bullpen&id=201711010010569211

 

2017년 11월이네요.

IP : 218.234.xxx.21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5.13 10:31 AM (49.142.xxx.126)

    두뇌도 인격도 최고 현인 유시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2665 노브랜드에서 사본 고기 괜찮은 거 추천 부탁드려요 2 고기 2025/05/14 761
1712664 신명이라는 영화 무섭네요.. 신명 거꾸로 하면.. 15 무섭 2025/05/14 4,562
1712663 우와~김어준이 여론조사 업체 만든 이유와 결과 25 .. 2025/05/14 4,085
1712662 며친전부터 집전화계속울려요 4 Cgcg 2025/05/14 1,442
1712661 명동성당에 역사관있는거아셨나요 1 혹시 2025/05/14 935
1712660 식기세척기 젓가락이 자꾸 빠지는데... 9 ... 2025/05/14 1,226
1712659 노윤서 22 2025/05/14 4,996
1712658 수술 후 기력이 다 빠진 노모 17 체력 회복 2025/05/14 4,580
1712657 바샤 커피 특출 나요? 18 커피 2025/05/14 2,889
1712656 평소 말 많은 분들 꼭 봐주세요. 26 하늘 2025/05/14 4,368
1712655 mbc기상캐스터 사건은 마무리? 8 ㅇㅇ 2025/05/14 1,749
1712654 백종원 눈, 코 성형한 거 였네요. 50 성형인이었군.. 2025/05/14 21,867
1712653 순천만국가정원 여미락 맛있네요 10 내스타일 2025/05/14 2,582
1712652 허리 신경주사(스테로이드) 맞고 아직 깨어있습니다ㅋㅋ 12 글쎄요 2025/05/14 3,500
1712651 낫을 들고 현수막 끈 끊는 아저씨 누구인가 4 ㅇㅇ 2025/05/14 5,382
1712650 12.3일 계엄 났을 때 장갑차 막은 분들중 한명 6 내란의밤 2025/05/14 3,039
1712649 오정연은 쿠팡 배달 알바까지 하네요 42 .. 2025/05/14 31,398
1712648 고3상담 8 바나나똥 2025/05/14 1,361
1712647 이재명 후보의 전과가 다른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 31 .. 2025/05/14 2,281
1712646 고윤정 32 2025/05/14 6,346
1712645 이재명 지지자가 인권변호사라며 수임사건 조사해 보라길래 AI에.. 17 ... 2025/05/14 1,571
1712644 뉘가 눈이 소리없이 내린다더뇨 이렇게 시작하는 시는 누가 쓴건.. 8 .. 2025/05/14 1,764
1712643 조국혁신당, 김선민,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국혁신.. 7 ../.. 2025/05/14 2,195
1712642 공기업 특채와 채용 잘 아시는분 계실까요 7 토마토 2025/05/14 1,187
1712641 진성준 "25만원 민생지원금, 집권 후 경제상황 살펴 .. 6 .... 2025/05/14 2,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