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민주화 운동에 공헌했던 개신교 교회 중 한 곳인 향린교회가 주일을 맞아 광장으로 나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과 사회대개혁을 기원하는 연합예배를 진행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의 향린교회·강남향린교회·들꽃향린교회·섬돌향린교회의 연합체인 향린공동체가 16 일 오전 11 시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내란의 완전한 종식을 위한 윤석열 파면촉구 향린공동체 광화문 주일예배'로 모였다.
이날 예배에 모인 향린교회·들꽃향린교회 신도 200 여 명은 그리스도교 절기 중 예수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 둘째 주일을 맞아 윤 대통령 퇴진과 사회대개혁을 위해 지난해 추운 겨울부터 광장을 지켜온 시민들과 함께 사회적 고난 현장에 동참해야 한다고 한 뜻을 모았다.
특히 윤 대통령과 내란 세력에 동조하는 전광훈·손현보 등 보수-극우 개신교계의 행태에 대해 "그들은 하나님을 믿고 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들을 동조하지 않는 사람을 적으로 몰고 소수자들을 차별하며 권력에 아부하해 하나님을 파는 장사꾼"이라 비판하면서, "저들로 인해 더 이상 하나님의 정의가 훼손되지 않고 하나님 나라가 더럽히지 않도록 하나님의 벌을 내려달라"고 기도했다.
또한 윤 정부의 친자본·반노동 정책으로 인해 시민들이 갈수록 빈익빈 부익부에 내몰리고 있음을 지적하고 "평등한 소득분배·무상 교육 및 의료·보편적 복지 등이 체계적으로 시행돼 모든 사람들이 참으로 공정한 삶을 누리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향린공동체가 침묵이나 내란에 동조하는 것이 아닌 한국 사회에서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나 진지하게 생각하며 역할을 감당해 나가려고 애쓰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하자"고 소원했다
이날 성경 구약 아모스 5장 14~20 절·요한계시록 2장 12~17 절·마태복음 4장 1~11 절을 기반으로 '사탄의 왕좌를 허물어라!'는 제목으로 설교에 나선 한문덕 향린교회 담임목사는 12·3 내란 우두머리인 윤 대통령을 겨냥해 "소수 기득권자가 법 위에 서서 제 멋대로 할 때 반드시 피해자가 생기고 사회는 혼란에 빠지는 것"이라면서, "자기 배만 챙기는 개인 지지자들이 단편적으로 자기에게 유익한 것만을 생각하면, 사회는 온갖 죄악과 불안과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으로 바뀌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탄의 유혹을 물리친 예수의 행적을 인용해 "윤 대통령과 그를 따르는 일당들이 하는 행각을 보면 공감의 감수성이 전혀 없는 자들임이 드러나며, 이러한 이들이 추종하는 권력의 자리는 하나님과 맞서고 다른 인간들을 짓밟고 자신을 멍청하게 만드는 자리"라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시민과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세워져 있는 저 사탄의 왕좌를 허물고 진정한 빛의 혁명인 참된 민주사회를 이뤄내자"고 호소했다.
예배 이후 향린공동체는 동십자각-북인사마당-동십자각-광화문로터리-내자로터리를 거쳐 내수동에 위치한 향린교회까지 행진했으며, 점심식사 이후 향린교회 사회부의 주관으로 이찬수 연세대학교 교양교육연구소 전문교육연구원의 '평화가 종교다 : 감폭력(減暴力)과 평화다원주의의 길' 특강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