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들어 외동 아이 기숙사 보내고 오후 늦게 일 가기전에 오전 시간은 오롯이 제 시간이 되었어요. 조조로 나 혼자 영화 보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예전에 가끔 그랬는데, 이제는 주1회 습관화시켜 볼까 싶네요. ㅎ
제가 사는 곳이 경기 남부 소도시라 멀티플렉스가 평일에는 한산합니다.
지난 주 화요일에는 미키17 저 포함 5명 정도 봤고 오늘은 남성분 1명이랑 저. 제가 좋아하는 자리가 있어요.
살짝 위에서 아래로 내려보는 느낌으로 H열 7.8번 좌석
아무튼 각설하고
오늘 본 콘클라베. 저는 미키17보다 훨씬 좋았어요.
에드워그 버그 감독,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랄프 피엔즈가 주연으로 열연했고 올해 오스카 각색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이예요.
종교 권력의 이면에 대한 강렬한 몰입감과 반전.
2시간이 지루할 틈이 없이 순삭.
더더욱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참담하고 황망한 현실 앞에서, 왜 지도자란 자가 최소한의 일말의 책임감, 부끄러움도 자기 반성과 성찰이 없음에 더 슬퍼졌습니다.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 유일하게 친정 엄마만 뒤늦게 고향에서 성당을 다니시며 신실한 신앙 생활을 하고 계시고 원래도 매사 지혜롭고 강인하신 분인데 신앙 생활을 하고선 더욱 더 관대하고 온화해지셔서 종교를 가지신거에 늘 감사했습니다.
아무튼 강력 추천합니다. 저는 어벤저스 시리즈 같은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시원한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별로라 하실거예요.
여운이 많이 남은 명대사. 커피 한 잔 하며 다시 되내입니다.
콘클라베를 주도하고 이끄는 단장, 주인공 토마스 로렌스(랄프 파인즈)가 콘클라베 첫날 투표에 앞서 선거인단들에게 전하는 메세지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성모 교회에 봉사하는 동안, 제가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죄는 확신입니다. 확신은 통합의 강력한 적입니다. 확신은 포용의 치명적인 적입니다. 그리스도조차 종국에서 확신을 두려워하시지 않았던가요? '주여, 주여,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엘리 엘리 라마 사박티니)' 십자가에 9시간을 매달리신 후 고통속에 그렇게 외쳤죠. 우리 신앙이 살아 있는 까닭은 정확히 의심과 손을 잡고 걷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확신만 있고 의심이 없다면 신비도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신앙도 필요가 없겠죠."
제 스스로 늘 경계하고 의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다짐합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