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6/0000051294?sid=102
대통령 윤석열은 2024년 11월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손을 맞잡고 “한·중 양국이 역내 안정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협력해나가기를 바란다”고 선언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에서 만난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역내 안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윤석열이 얼굴색을 바꿔 ‘중국 혐오’를 드러낸 건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2024년 12월3일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고자 12월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뜬금없이 “중국인이 드론으로 국정원을 촬영하다 붙잡혔다”는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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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취재팀은 윤석열의 내란 이후 SNS에서 퍼져나가고 있는 중국 혐오와 음모론을 유형별로 정리하고, 팩트체크했다. 먼저 ‘부정선거' ‘탄핵반대' 키워드로 만들어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가운데 가입자가 많은 5곳을 선정해 이곳에서 두 달(2024년 12월27일~2025년 2월26일) 동안 오르내린 발언들을 집계했다. 특히 채팅방에 올라온 글 가운데 중국 혐오와 관련해 왜곡과 거짓을 말하는 가짜뉴스 602문장을 추려냈다. 이 문장들을 분석한 결과, 주요 가짜뉴스들은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었다. △부정선거에 중국이 개입했다 △특정인이 중국인이다 △중국인이 한국에서 특혜를 받는다 △중국이 한국 정치에 개입한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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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에 ‘계약직 공무원’을 외국인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데, 2013년 오스트레일리아인 1명(약 2년), 2016년 영국인 1명(약 4년)이 근무했던 것이 전부다.
게다가 외국인을 투표관리관으로 위촉한 사례도 없고, 규정상 투·개표 사무에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을 위촉할 수 없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서울 은평구 개표 사무원 가운데 6명이 중국인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다. 이 의혹이 내란 이후 새삼 다시 제기됐는데, 확인 결과 이들은 모두 의용소방대원들로 6명 가운데 대한민국 국적이 5명이었고, 1명이 중국 국적의 대한민국 영주권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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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유무선 통신장비는 모두 국가 표준에 따라 국내 사업자 엘지(LG)유플러스가 전량 국내에서 제조했고, 사전투표 데이터는 인터넷망에 연결되지 않은 폐쇄망으로만 전송돼 유출 가능성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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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 의사’를 언급한 가짜뉴스가 45건에 달했다. 하지만 한겨레21이 확인한 결과, 의대나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화교 특별전형은 따로 없다. 의대의 경우 정원 외 모집 전형인 외국인·재외국민 전형이 있지만, 의대는 정부가 입학 정원을 정해놓았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을 많이 뽑을 수도 없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4년도 전국 의대 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별전형 입학 현황’을 보면, 전국 39개 의과대학 중 30개 대학에서 5년간 뽑은 외국인 의대생은 총 7명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은 단 2명에 불과했다.
중국인이 법조인이 되는 데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역시 없다. 전국 모든 로스쿨에 입학 특별전형이 있지만, 여기엔 ‘외국인 전형’ 또는 ‘중국인·화교 전형’은 없다. 게다가 특별전형도 일반전형과 같이 법학적성시험(LEET) 등을 필수적으로 봐야 하고, 합격 점수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일부 커뮤니티와 SNS에서 퍼지고 있는 이른바 ‘중국 로스쿨 입학 특혜 목록’에는 엉뚱하게도 로스쿨이 아닌 일반 대학원의 외국인 입학 전형과 관련한 내용이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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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채팅방에는 중국인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 덕에 선거권을 얻었다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그러면서 곧 대통령 선거가 열리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들의 지원을 받아 압승하고, 우리나라가 중국의 속국이 된다는 주장까지 덧붙였다. 역시 사실이 아니다. 2005년 개정된 선거법은 한국 영주권을 취득한 지 3년이 지난 외국인에게만 투표권을 부여한다. 게다가 이는 지방선거에 한정된 것이지,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에는 외국인이 투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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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간체자로 ‘소한행동조’(扫韩行动组)라고 쓰인 몇몇 차량이 서울 시내 면세점에서 목격됐다며, 이를 두고 “한국을 없애는 행동조”라는 주장이 극우 유튜브 등에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한국 상품을 쓸어버리다’라는 의미의 중국의 면세품 구매 대행업체 이름라는 사실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