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티가 인덕션에서는 사용이 안되는 줄 모르고 샀어요.
어영부영 환불시기를 놓쳤고
모카포트는 그대로 싱크대 안으로.
일년까지는 아니고 한 8-9개월, 개봉도 안한 상태로 저 안쪽에 있었나 봐요, 상자째.
부엌 정리를 하다 나와서
쓰지 못하는 거 버리기는 아깝고 당근에 올렸죠. 오전에 올렸는데 오후에 바로 사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한번 쓰지도 않은 거라(아예 새물건) 저도 아주 꼼꼼히 들여다 보지는 않았고,
그래도 팔기전에 박스 열어 전체 컨디션 체크는 한번 했고요.
별 이상이 없어 보였어요.
구매자를 만나 그 자리에서 물건 체크 해 보시라 말씀드렸죠.
그분도 열어서 여기저기 보시더라고요. 그러고는 돈 지불하고 잘 헤어졌어요.
보통 폰을 진동 모드로 해 두는데
어제는 소리가 나오게 되어있었나봐요. 폰을 보다 잠들어서 하필 폰은 귓가에 있었고.
자던 중에 갑자기 당근! 당근! 외치는 소리가.
자다 깨 정신없이 폰을 열어서 보는데
새벽 2시가 가까운 시간이었고,
잠에 취한 상태로 어둠속에서 폰 화면에 뜬 걸 보니
저한테서 모카 포트를 사 간 사람이,
새벽 2시가 다 된 시간에, 모카포트 새 물건 맞냐고, 사진 몇장과 함께 내부가 부식되어 있다고 연락을 한 겁니다.
제대로 판단이 안되는 상황에서
어쨌든 조카뻘 어린 사람이 나름 싸게 사겠다고 지하철 타고와서
물건을 사갔는데 문제가 있었으니 얼마나 화가 나겠냐 싶어
미안하다, 하자 있는거 알고 판 것은 아니다, 환불해 줄테니 계좌를 다오. 했어요.
그 사람도 계좌를 주더라고요, 고맙다고 하면서. 물건은 어떻게 할까 묻길래
부식되었다면 못쓰는 거 아니냐, 미안하지만 폐기처분해 달라 했더니 그러겠대요.
환불해 주고, 다시한번 사과하고, 그냥 그대로 또 골아떨어졌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곰곰히 생각하는데,
문득, 이 사람이 보낸 사진을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사진 상으로는 부식이 굉장히 심해보였는데,
제가 그렇게 심한 부식을 발견못했을 거 같지는 않아서요.
근데 사진을 보니, 긴가 민가 싶어요. 부식이 심한건 확실한데, 이게 내가 판 그 물건이 맞는지를 모르겠는겁니다.
어쨌든 미사용 제품이라 외부가 빤딱빤딱 하기는 한데, 이분이 찍은 사진에서는
내부의 심한 부식과 함께 외부의 광도 너무 많이 죽어보여서.
심지어 물건을 팔 때 둘이 나란히 서서 내부 확인을 했던 기억이 이제야 나면서
아니 이건 뭐지... 싶은 겁니다.;;;;
저 사기 당한 걸까요. 고작 20,000원 땜에 그 사람은 그런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