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마음은 자반고등어처럼

반딧불 조회수 : 985
작성일 : 2025-03-01 21:22:37

결혼한 딸이 내일 낮에

생일겸 친정에 온대요.

나는 어설픈 솜씨로 생일밥을 준비해요.

평생 뭘 먹고 살았는지 요리나 살림도 부족하죠.

직장일 바쁘다고 간단하게 먹고 외식하고

무엇보다 친정엄마 반찬과 양념을 

수시로 조달해가며 살았어요.

 

하지만 우리딸은 애석하게도

저처럼  든든한 친정엄마를 두지 못했죠.

나는 지금 유투브를 켜놓고

고소한 들깨미역국을 끓이고 

불지않고  맛있다는 잡채레시피를

몇번이고 복습하며 재료준비를 했어요.

갈비찜은 시판양념에 버무려놓았고

생선구이 좋아하는 딸을 위해

자반고등어 한 손을 사놨어요.

쌀뜨물에 담가 짠기를 조금 뺀다음

노릇하게  구워줄거예요.

 

저녁엔  파스타와 스테이크가 맛있다는

바닷가 레스토랑을 검색해놨고,

딸기가 수북하니 앙증맞은 케익도 샀어요

어설픈 나는.

딸 생일에 조금 설레고 좋아서

살며시 포개 껴안은 저 자반고등어들 처럼

저릿저릿 간간해진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려요.

어느새 커서 결혼하고

아이낳고 으젓해진 딸이 너무 고맙네요.

고마워요.

 

 

 

 

 

 

IP : 211.234.xxx.15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3.1 9:26 PM (221.167.xxx.124) - 삭제된댓글

    루시드폴의 고등어가 생각나는 글이네요.
    노래에 고등어 대신 자반고등어 넣어서 불러보고 있어요.

  • 2.
    '25.3.1 9:36 PM (125.132.xxx.108)

    우앙...

    원글님 글 자체가 너무 좋네요.
    간결한 문체에 쓰신 그대로가 눈앞에 생생히 그려져요.
    딸 생일에 설레고 좋으시다는 원글님은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한 엄마이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쁜 글 감사해요♥

  • 3. 마음이
    '25.3.1 10:07 PM (220.85.xxx.165)

    너무 뭉클해요. 좋은 시간 오래오래 누리시길요.

  • 4. 봄밤에 시 한편을
    '25.3.1 10:07 PM (222.98.xxx.31)

    감상합니다.

    손맛은 서툴어도
    마음 그득한 성찬

    시어처럼 아름다운
    엄마의 밥상을 마주할 귀한 따님
    맛나게 드십시오~

  • 5. ...
    '25.3.1 10:48 PM (218.144.xxx.70)

    어머 글을어쩜 이리 잘쓰시나요 ㅎㅎㅎ
    이렇게 해주시는 님도 받는 따님도 모두 행복하겠어요

  • 6.
    '25.3.2 2:15 AM (175.197.xxx.81)

    저릿저릿 간간해진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려요.
    요 문장 일품이네요
    따님 생일 축하합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 7.
    '25.3.2 6:10 AM (58.140.xxx.20)

    작가세요?
    글이 너무 아름다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90134 립스틱 몇개나 쓰시나요? 15 2025/03/03 2,886
1690133 결혼식 옷차림 질문 입니다 3 민들레 2025/03/03 1,397
1690132 펀샵 완전 문닫았네요 4 ........ 2025/03/03 2,810
1690131 초등1학년이 학원 7개 10 .. 2025/03/03 1,744
1690130 강진여행후기요(반값여행) 14 ㅎㅎㅎ 2025/03/03 2,978
1690129 가톨릭)성지가지를 못냈는데 8 ㄱㄴ 2025/03/03 1,076
1690128 저녁 메뉴 뭐 하세요? 15 이제는고딩엄.. 2025/03/03 2,235
1690127 민주당은 왜 목소리를 안내나요 29 ... 2025/03/03 3,704
1690126 서강준이란 배우요 19 언더커버 하.. 2025/03/03 5,294
1690125 왜 웃는거지? 했었네요.gif 3 ㅎㅎㅎ 2025/03/03 2,509
1690124 64 ㅇㅇ 2025/03/03 16,715
1690123 응급실 글보고 저도 연휴 응급실 경험 써봐요. 4 ... 2025/03/03 1,729
1690122 영등포 포레나 센트럴 오피스텔 아시는 분? 3 ... 2025/03/03 659
1690121 자국민 2000만이 죽어 나가도 화보는 찍어야죠 ! 4 ........ 2025/03/03 3,565
1690120 백종원. 또 논란 14 .. 2025/03/03 8,347
1690119 주위에 아빠 보호 아래 사는 딸들 2 나약함 2025/03/03 2,775
1690118 회사 사무직은 40 넘어 이직하기 어렵나요? 8 ... 2025/03/03 1,899
1690117 홍장원이 처리한 자승 스님 입적건에 대해서 6 2025/03/03 4,647
1690116 90세 울 엄마 13 2025/03/03 5,183
1690115 작은 딸이 언니 밥 하는 거 가르쳐요. 4 엄마 2025/03/03 2,762
1690114 김밥 4명이서 한가족싸면 보통 몇줄 싸세요? 27 ... 2025/03/03 4,161
1690113 과한 운동도 독이 되는거 같네요 25 .... 2025/03/03 5,170
1690112 가족회사 ㅡ선관위 ㅡ전한길 유튭 영상 31 .. 2025/03/03 1,654
1690111 저 오늘밤부터 단식 4일 들어갑니다 18 단식 4일 2025/03/03 3,319
1690110 77년생인데...우울하고 허무해지려고해요 45 .. 2025/03/03 1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