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커피에서 차로 취향을 넓혀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글을 다섯 꼭지에 나눠 써 보려고 합니다.
차 입문자를 위한 글이므로 흔히 알려져 있거나 혹은 여러분이 아시는 사실과 약간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제 글에 덧붙여 차 입문자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입문자를 질리게 할 수도 있는 어려운 내용은 빼고 되도록 쉽고 재밌는 내용으로 덧붙여 주신다면 저에게도 영광이겠고 입문자 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1편. 들어가는 말 / '차'(茶)에 취미를 들이기 위한 첫 걸음
* 2편. 차의 종류 ←지금 이 글
* 3편. 차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
* 4편. 차를 우리는 방법
* 5편. 실전 : 차를 즐겨 보기 / 차의 효능과 응용
차의 종류
그 전에 먼저, 흔히 ‘차’라고 하면 보리차, 옥수수차 같은 것도 있고 대추차, 유자차 같은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차’는 차나무 어린 잎을 우린 것 만으로 테두리 짓겠습니다. 물론 꽃차 같은 것도 훌륭한 취미 생활이고 좋은 취향이기는 하지만 여기서는 본디의 차 만을 다루겠습니다.
다만 찻잎이 아닌 다른 것을 우려 마실 요량으로 한 것을 모두 대용차라 할 만 한데, 넓게 보자면 커피도 또한 대용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대용차나 응용차 뿐만 아니라 티백 차 같은 것도 빼고 얘기하겠습니다.(취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그런 차는 응용된 차 쪽인 데다가 물에 타거나 담그기만 하면 돼서 딱히 취미생활로서의 ‘과정’이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커피로 치자면 그냥 물에 타기만 하면 되는 스틱커피, 가루커피, 티백커피 같은 건 제끼고 최소한의 과정이 필요한 핸드드립이나 에스프레소, 프렌치프레스 정도부터 시작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취미라는 것이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해도 기본적인 차의 갈래는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지식’이나 ‘상식’으로서 필요하다기 보다는 차 갈래에 따라 우리는 방법과 맛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덧붙여 효능도 다릅니다.)
다만 차에 이런 갈래가 있다는 것까지만 이해하고 너무 낯설다면 굳이 외우려 하지 마시고 가지고 있는 차, 마실 차 종류에 따라 그때그때 찾아보고 적용하시면 되겠습니다.(어차피 그냥 무턱대고 외워봐야 잘 외워지지도 않고 실제로 해 보다 보면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차 역시도 기준에 따라 나누는 방법이 많지만 여기서는 발효 정도에 따라 ‘무발효'(혹은 ‘불발효’), ‘반발효'(혹은 ‘부분발효’), ‘완전 발효’, ‘후발효’ 정도로만 나누겠습니다.(이렇게 거칠게 정리하면 차를 하시는 분들은 좀 싫어라 하실 수도 있겠지만 입문자를 위해 쉽게 설명하려는 것이니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 만드는 방식과 발효 정도에 따라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로 더 세분화하기도 합니다.)
먼저 차에서 ‘발효’라는 것을 좀 설명하자면, 흔히 막 베어낸 풀 같은 것을 쌓아두면 자체 열기와 미생물 작용 등으로 열이 나면서 뜨게 됩니다.(익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와 비슷한 과정이 차를 만들면서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차에서의 ‘발효’입니다.
흔히 ‘하동 녹차’, ‘보성 녹차’ 등으로 유명한 녹차는 여러 처리 과정 뒤에 바로 바짝 말려서 발효 과정이 없는 무발효차가 되는 것입니다.
사실 ‘녹차’에서 주물러서 상처를 내는 것이 ‘산화’ 과정입니다. 그러니까 ‘녹차’는 산화만 일어나고 발효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녹차 본래 성분인 비타민C나 무기질 등이 많이 남아 있는 편입니다.)
무발효차인 녹차는 찻잎의 푸른 색이 좀 남아있지만 발효가 많이 된 차일수록 짙은 색을 띄는 경향이 있습니다.
발효정도가 30~70%인 부분 발효차로는 우롱(烏龍)차, 철관음(鐵觀音) 같은 것이 있습니다.
완전 발효차로는 대표적으로 ‘홍차’가 있는데, 홍차가 원래 아시아 쪽에서 차를 배에 싣고 유럽으로 가는 긴 일정에서 발효가 일어나서 생기게 되었다고 합니다.(홍차 가운데서도 입이 큰 종은 다른 차보다는 카페인이 조금 더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후발효차는 미생물에 의해 계속해서 발효가 일어나도록 두는 것인데, 오래된 것일수록 더 값어치가 높아지는 보이차(普洱茶), 흑차(黑茶) 같은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아마도 중국이나 대만 같은 데서 보거나 사 오는 아주 비싼 차들이 주로 이런 종류들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무발효차 쪽에서는 비교적 덜 뜨거운 물로 우려내고 완전 발효차 쪽에서는 뜨거운 물로 우려내는 경향이 있는데, 전문가가 아닌 예사 사람은 제품에 있는 설명서를 따르거나 차 종류에 따라 찾아보고 그때 그때 적용하면 되겠습니다.
어차피 같은 갈래 안에서도 차마다 권장하는 우리는 방법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외울 필요가 없고 사면서 물어보거나 혹은 제품에 함께 든 설명서에 적혀있을 방법을 따르면 됩니다.
한 가지만 더 덧붙이자면, 우리나라 녹차 가운데 하동은 재래종이 많고 보성은 혼합종, 제주는 일본종이 많다고 합니다. 재래종은 나무의 키도 작고 자람새가 좋지 못하다 보니 수확량도 적고 기계화도 쉽지 않아 품이 많이 드는 편입니다.(한반도 재래종은 왜 다 이런겨? ^^;) 그렇다 보니 값은 좀 더 비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만큼 맛도 진한 편입니다.
커피에도 품종이나 원산지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차도 흥미가 깊어질수록 배울 것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차를 즐기는 정도가 깊어감에 따라 이런 것을 알아가는 재미 또한 무척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물론 다른 취미들처럼 다구 모으는 취미도 맛을 들이면… 흠… 돈이 꽤 깨지는 수도…… ^^;;)
정리 : 발효 정도에 따른 차이 정도만 이해하시면 차를 즐기는 데에 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