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는 저에게 평소 바늘로 찌르면 피한방울
안나게 매정하게 구셨어요.
다른 외손녀, 친손주, 며느리, 금쪽같은 본인 아들딸..
그리고 본인의 여동생들.. 얼마나 끔찍이 여기셨는지
모릅니다.
저는 이런 외가.. 솔직히 가기 싫잖아요?
명절에 도살장 끌려가듯 외가에가서 밥을 먹어도,
밥상의 김장김치에 골마지 피지 말라고 덮어 두었던 넙적한 김치가 제몫이고 그랬었어요.
엄마가 저에게 모질게 굴어도 경상도 사투리로 외할머니가
" 니가 몬때게 굴었으이 그느 엄마가 니인데 그라지! 내가봐도 니가 쫌 몬땠다! 가씨나가! 니는 속상할지 몰라도, 너거 엄마가 내 딸이니, 나는 내딸 편이지! 니는 니 애비 닮은 딸이니 나는 모르겠다! 억울하면 니 친가에가서 억울하다 캐라.!" 이러셨어요.
외할머니 치매가 갑자기 왔는데, 도리어 제 엄마에게
욕을 퍼부으시고 "니 딸한테 모질게 한 나쁜년"이라고
엄마에게 적대감이 있으신 정도가 아니세요.
(말로 표현이 다 안되는 정도라, 요양원 보내려고 하세요.)
반대로 치매이신데.. 저에게는 손을 잡아주시며
"내가 니한테 평생 미안하다. 너거엄마 성질 몬땠제?
나도 그거 다 안다. 내가 너거엄마 내가 키웠는데 어찌
그걸 모르겠노? 알면서 내딸이니 그렇게 감싼거지.
니도 40이 넘었는데, 그동안 너거엄마 밑에서 고생
많이했다.. 내가 니인데 평생 미안하다!"
이러시는 거예요?
저는 울었습니다. 통곡하고 울었어요.
그리고 외할머니는 평소대로 엄마에게 욕을 퍼부었다가.
내가 텔레비젼 리모컨을 어디다 두었더라?
식사를 하시고서는 밥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모르겠다.
하시고요.
치매가 어떤 병이기에.,.
제 입장에서는 사과를 받았는데, 일상생활은 저렇게
반복을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