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빠는 7남매중에 중간.
할아버지는 아빠가 초등학교 때 돌아가셨고, 충청도 두메산골 출신이세요.
큰아버지 밑으로 6명의 동생이 줄줄이 있고,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배움 짧은 홀어머니께서 어렵게 가정을 돌보느라 7남매 중 유일하게 대학 진학을 못하셨죠.
마을에 착하고 순박한 친구였던 큰엄마와 일찍 가정을 이뤘고,
할머니와 농사를 짓다가 큰아빠는 3남매와 아내를 두고 홀로 서울로 상경했어요.
상경한 후 무슨일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돈을 아끼고 아껴
강남에서 목욕탕을 시작했다고 해요.
그래서 돈을 모으고 여관도 사고. 여관이 잘 되면서 건물도 샀어요.
막내가 초등학교 입학 할 때 되서야 서울로 모두 모여 살기 시작.
돈이 모이면 시골 할머니께 조금씩 보내드렸는데
할머니는 보내준 돈을 모으고 땅을 조금씩 사셨나봐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진짜 저희 할머니 꼬부랑 할머니셨느데. 평생 밭일 하느라 허리가 굽어있었어요.
오빠랑 제가 어렸을 때 철없이 꼬부랑 할머니 노래 부르고 놀려도
그저 웃으시면서 다 받아주셨던 우리 할머니.
암튼 할머니 돌아가시고 2년 뒤에
시골에 있는 땅이랑 시골집, 선산등 모두 정리하셨다며
큰아빠께서 외사촌 상관없이 할머니 손자들 모두에게 이천만원씩 똑같이 증여해 주셨어요.
솔직히 그 땅들은 모두 큰아빠가 번 돈으로 산 것인데.
며느리, 사위, 아들, 딸 모두에게 오천만원씩 증여했고요.
막내고모가 그 당시 유일하게 무주택자라서 2억 받았어요.
세금 관련은 모두 큰아빠가 정리해 주셨구요.
그 당시에는 우와~ 무슨 용돈을 이렇게 주나,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큰아빠는 정말 대단하신 분 같아요.
이런 분 없죠?
그런 큰아빠가 암이시래요.
마음이 너무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