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참 복잡했어요
개 주인은 식당하시고 손님한테 강아지를 받아 키운거라는데
눈이내려 바닥에 하얗게 쌓인 어느 추운날 새벽
2,30대 젊은 여자로 보이는 사람이 후드에 마스크에 패딩입고 야외 개집앞으로 다가 가더니
그 개가 원래 아무 사람이나 경계없이 좋아해서그런진 모르겠으나
쪼그려앉아 먹을걸 주니 막 꼬리를치고 좋아하고 반기더라고요
그것도 잠시.. 좀 있다 줄을풀고 자기가 준비해온 목줄을 채워 데리고 가는장면이었는데
시골개는 다들 밖에서 묶어 키운다.. 뭐 저도 그러려니 하는데요
눈이 길거리에 쌓여있을 정도면 꽤추운 날씨였을테고 바람도 슝슝불텐데 공터같은데 덩그러니 있는 개집이 그리 따뜻해 보이지도 않았고
쇠로된 목줄은 넘 차갑고 짧아보이고
개한테 옷은 입혀놨던데(cctv가 흑백이라 몰랐는데 빨간색 옷이래요) 한겨울엔 밤에만이라도 식당 한켠에 구석에라도 좀 재워주면 안되나 싶고
견주가 도둑맞은 강아지를 찾는다는데
그 훔쳐간 젊은 여자가 계속 지켜보다가 너무 불쌍해서 납치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잠시 생각했었고요
방송에도 나오고 경찰은 동선추적도 한다던데
너무 쓸데없이 추적에 힘쓰거나 신경쓰지 말아달라 부탁하고 싶고요
그 여자는 어쩐지 안잡혔으면 좋겠고
원래 견주한테는 다신 안돌아갔으면 좋겠는데
되려 도둑편을 들고있는 내가 많이 삐뚤어진 인간인건가 싶네요
그 추운날 덩그러니 놓여있는 개집만 봐도 그냥 마음이 짠했는데 돌려주면 견주는 또 거기서 키우실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