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품위 있는 집주인( 많이 길어요)

... 조회수 : 3,765
작성일 : 2025-02-14 14:27:41

엊그제 쓴 글인데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972040
 
사실 제가 같은날  또다른 글을 먼저 쓴게 있어요
아래층 누수문제로 지난 여름에  집주인이 방문했을때 최소 1년은 더 살고 싶다는 의사표시를  저희가 먼저 했을때도 
12월초에 전세끼고 매물로 내놓겠다 집주인 전화 왔을때도  꺼낸적 없던  가장 중요한 보증금얘기를
만기 이틀 남겨두고  증액 요구한다는 글이요. 포털에 관련 단어로 검색 하다 떡하니 첫페이지에 제 글이 떠서 댓글은 두고 원글 내용만 지웠어요
댓글 주신분들이 집주인 요구 안들어 줘도 된다고도 했지만  남편이 그냥 좋게 5% 상한선이니 그 안에서  조율한  증액으로 합의 하자 해서 계약서 다시 쓰기로 했어요.
위 링크 글에 썼듯 집주인이 세금 때문에 중간에 매매를 하든가 증여를 하든가  집 명의자는 올해안에는 바뀔거라 해서 그때를 대비해  새 계약서 특약 조항으로 기존에 있던 부착물들에 대한 임차인의 철거의무 없다는 조항과  이사후 들어와  알게된 크고작은 하자등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싶어서 (지금 당장 수리나 교체, 철거 요구가 아닌)   세부적인 사항들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겠더군요.
지난  글에는 구차해서 안썼는데 집주인이 임의로 놓고간것들이 더 있어요 ㅠ
베란다 창고에 있는 각종 공구들, 세로로 긴 벽거울, 오래전 한때 유행했던 양면 벽시계 ...
하아~ 이 양면벽시계는
집주인이 신축 입주하느라 저희 잔금일보다 며칠 먼저 이사를 나갔는데 이삿짐 싸는 일꾼들이 모르고 떼와서 이삿짐에 실려왔다고 가져왔더군요. 잔금 당일 
지방 출장간 남편 덕에 저혼자 이사하느라 정신줄 간신히 잡고 있었는데... 이건 기존 집에 있어야 어울린다며  제 의견은 묻지도 않고 집주인 남편분이 정성스레 쇼핑백에 담아 건네주는데 참 거절하기도 난감해서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고정해 뒀어요...다시 생각해도 좀 웃기네요. ㅎ
얼마 안가 고장나버려서 시간도 안맞고 
고딩 아이방에 들이지 못해서  어쩔수 없이 현관 중문 앞에 가벽처럼 세워둔 책장에 가려 아예 안보이는 양면시계. 어쨌거나 집주인이 임의로 놓고간 것들이 제겐 전부 무용지물...


집주인 부부가  60대 후반쯤인데 고상한 외모에 여자분은 말씨 또한  품위가 느껴져 저역시 저절로  단어선택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암튼 괜히 조심스워지는  그런분인데 엊그제 에어컨과 정수기 얘기는 때맞춰  잘 했던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현 집주인  속내를 알게된 셈이니까...

집주인이 지난번 에어컨 얘기할때보다 어제 통화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열 올렸던 대목이 뭐냐면
거실과 방3개  창마다 설치되 있던   큼직한 꽃무늬가 있는 색 바랜 창문용 롤블라인드 총 8개와 고딩 둘째아이가 쓰는 작은방에 벽과바닥애 고정설치된 붙박이 책장과 책상 얘길하니 본심을 완전히 드러내 보이더군요

한번도 서로 언급조차  없었던 블라인드는 이집에 이사오기 바로 직전에 살았던 전세집(같은 단지) 에서도 저랑 합의도 없이 낡은 블라인드를 그대로 두고 가서 처분해도 된다는 미국시민권자 집주인 동의하에 이사하자마자 힘들게 내돈 내고 버렸던 경험때문에 
이번 집에선 그냥  말아올려놓고 애써 잊어버리고 살았어요. 크게 눈에 거슬리지도 않고  굳이 나서서 언급할 필요성도  없다 생각 했었는데  목록들  체크하다 생각나 혹시나 얘기 하니 블라인드 그게 뭐 중요한거라고  새 계약서에 그런거까지 넣니마니 하냐고..사용안할거면 진작에 떼서 내버리지 그랬냐고....ㅎㅎㅎㅎ
제 평생 임차인으로는  이집이  두번째인데
아무렇지 않게 본인은 쓰레기 취급하면서  그 쓰레기를 왜 저더러 버리라는거죠?  집주인은 왜  임의로 남겨놓고 이사가고 임차인에게  불쾌감을 주면서 버리는 수고와 비용에 대한  생각은 왜 못하는걸까요?
저는 전세 준 집이건 매매한 집이건 이사나올때 다음 사람을 위해 수리할거  다 수리해놓고  쓰던 물건 한점 
떠넘기지 않고  빌트인 가전 내부는 물론 하수구 청소까지 싹 해놓고  넘겨줬는데...
물론 제 기준이 세상의 기준이라 여기진 않지만
이번 집주인은 격어볼수록 참 상식적이지 않아요
제 상식과 다르다해서 막 비난하고 싶지 않은데 대화가 너무 너무 안통해요.
좋게 좋게  이해하고 넘긴 제가 바보였던건지...
집주인 취향에 예민하게 굴지 말자고  부착된것들 현상태 그대로 뒀다 몇년 살고 나가면 되지 일일이 하나 하나 문제삼아
감정 상할일  정말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저부터도 임차인에게 전화오면 집에 문제 생겼나 덜컥 겁이나 왠만하면 신축 입주때까진 큰 문제 아니면 알아서 교체하고 고치며 임차인으로 사는 동안은 조용히 살자 주의거든요


그리고 현관앞 작은 방에 설치된  붙박이 책상과 책장..
미국살던  이전집 주인이 예정보다 일찍 들어오게 됐다며 사정해서 급히 집 알아 볼때였는데  조건에  맞는 집을 찾느라
옆동네까지 합쳐  30여집을 보고도 조건이 안맞아 고민하다  전세매물로 막 새로 올라온 이집 첫 방문자가 저희여서 집주인도 빨리 계약하면 좋겠다고 호의적인 태도로 편하게 맘껏 바꾸고 살아도 된다더군요

다 괜찮았는데 현관옆 방문을 열자마자 벽면 하나를 꽉채워  붙박이로 통째로 고정된 책상과 책장..
딱 봐도 세월이 묻어나는 사제 씽크대 공장에서 맞춤제작한건데데 역시나 집주인이 비싸게 맞춘거라고.설명을.. 유광 화이트 필름지도 멀쩡하고 제가 보기에도 사용상 문제없어보였지만  탐나는 정도는 아닌데  이거 철거하면 벽지도 손상되서 철거는 곤란할것 같다는 집주인 말에 잠시 고민하다 기존에 우리애가 쓰던 책상과 책장을 이고지고 살수도 없고 우리도 몇년후 신축 입주 해야해서 제아이가 쓰던 책상과책장은  아깝지만 처분하고  이사와야겠다 말했던 기억이 너무나 또렷한데 집주인은 제가 너무 마음에 들어하면서 쓰겠다고 해서 탐내는 이웃이 달라고 했는데는데도  안줬다며... ㅎ 제가 아무리  설명해도 듣지 않고 우기더군요. .
우리도 신도시 신축 입주 기다리는입장인거 뻔히 알면서  제가 굳이  붙박이책상세트를 뭐하러요.....어휴...
집주인이 감정이 겪해져선 결국 선 넘는 
말을 하기에 제귀를 의심하고  뭐라 그러신거냐  다시 물었어요
저를 일부러 긁으려고 그런건지 지난 여름 아래층 누수문제로 방문했을때 와보고 솔직히 많이 놀랬다며  15년은 훌쩍 넘은  벽지를 도배도 안하고 그대로 쓰고 있어서  너무 놀랬다고. 재차 강조....새로 도배하고 살줄 알았다는군요...
마치 기대하고 방문했는데 실망한건지
ㅎㅎㅎㅎㅎ 너무 어이없어서 화는 안나고 웃기더군요. 거실과 안방은  때 자국 닦아내니 괜찮아서 애들방 2개만 도배했는데 애들방을 집주인이 못봤거든요.
계약전에  도배 요청했을때 손상된부분이 한곳도 없다고 도배지 맘에 안들면 맘에 드는걸로 하든 말든 그건 세입자가 알아서 하는거래서 두말 않고 수긍하고 알겠다 했는데 이렇게 선 넘네요.
우리 과실로 손상되었으면 모를까 세입자의무도 아닌데 왜 멋대로김칫국 마시고  넘겨짚는지... 본인입으로  세입자 마음대로 하랄땐 언제고.. 말을 왜 꼭....

제 막내 고모뻘 연배라 차마  목구멍까지 차오른던 말을  못꺼냈는데... 입주청소 왔을때  욕실과 주방상태 보고 저는 더 놀랬었다라고 말할걸....통화후에 잠깐 후회했어요
똑같이 대응하면  골이 더 깊어질까봐 말안했던건데....

정리정돈된 전체적인 집안 분위기에 속고 집주인 이미지와 태도에 속아서 깨끗한 집인줄 알았어요
남편이랑 한푼이라도 아끼겠다고 직접 입주청소 와서야  차음에 욕실 벽면타일 메지가 검정색이라 특이하다 했는데  빼곡하게 자리잡은 곰팡이 그 자체였고..그거 제거한다고 한달내내고생 했는데  락스로도 해결안되서 매지를 파내고 ..  이미 한번 똥손 스킬로 중간에 보수한건지
군데 군데 덕지덕지 방치해둔게 꺼지고 깨진 바닥 타일 매지에 자꾸 물이 고여서  백시멘트 사다  메꾸고, 내친김에 삭아서 너덜거리는 누런실리콘 다시 해놓고 나름 뿌듯해서 비포 에프터 사진찍어놓은게 있어요. 부식된 악세사리들 전부 교체하고 변기 물내리는게 안되서 유튜브 뒤져 부속품 이름 알아내서 사다 고치고 변기 안쪽에 틈새마다 딲딱하게 굳은 요석 제거,  변기뒤 수조안쪽 곰팡이와 물때, 꽉막힌 하수구 뚫고, 
욕실문이 틀어져 잘 안닫히는걸 바로잡으려  시뻘겋게 녹슨 경첩들 다 교체하고  고장난 식탁등 교체하고 방 전등  off시 잔불빛 방지 콘덴서 달고 ...기타  웬만한 자잘한 수리는 집주인에게 얘기 안한게 더 많아요
이것저것 요구하는게  성격상 안맞아 그냥  해버렸는데...

 

진한 회색 인조대리석 주방 상판
여기도 누렇게 들뜬  실리콘 
상판이 육안으로 봐선 잘 안보이는데 만지면 
끈적 찐뜩.... 코팅이 녹아 기름때와 엉긴건지 얼마나 오랫동안 안닦고 산건지 행주질이 안밀렸어요..플라스틱 스크래퍼 사다 세제뿌려 손감각으로  더듬어가며 며칠 긁어 내고 닦아내고의 반복... 보송보송 윤이 나요.  이런상태에서 임대 내놓다니...이집주인은 얼마난 운이 좋은거냐 나같은 세입자 만나서 ... 혼잣말이 나올 지경...싱크대 내부는 인테리어 이후 한번도 안닦았다고 확신해요 
양념 튄자국에 먼지가 엉킨건지 ㄴ
재빛 톱밥인지 인조대리석 상판가루인지  계속 나오더군요.

마루 대여섯군데가 크게는 폭 1cm 정도 벌어져있어 남자 집주인이 임시로 마루색깔이랑은 맞지도 않게 백시멘트와 실리콘으로 대강 처발처발 했던게 방치된채 부스러져 청소가 쉽지 않고
제가 비슷한 색으로  보수 키트 사다 틈새 메꿨어요

이런 집주인이 흔한가요?
전세 살면 원래 이런가요?
결혼 이후 자가로만 살다  타지역에 이사오느라 전세주고 두번째 전세사는데 달라진 집주인 말과 태도에 특히 어제 통화이후 속에 얹힌거 마냥 답답했어요. 남편은 왜 긁어 부스럼 만들었냐고 아무리 보증보험 들었어도  입주시기 안맞으면 집주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 올수도 있는데 괜히 싸우지 말라더군요.
 하...남편말대로 제가 사소한걸로 문제를 만들었나요?
새 계약서에 특약 안넣어도 상관없게 됐어요.
다 자동 녹취 됐더군요
당장 해달란게 아닌데 집주인 혼자 열받아 그거 몇푼이나 한다고 당장 내일이라도 우리가 사람불러다 전부다 철거해주겠다 큰소리친거랑 그리고 이참에 집상태 체크하러 방문하겠다고  으름장 놓은거까지 전부 다요..
그럴거면 2년전엔 왜 놓고 가서 저한테 떠넘기려 했을까요. 

아아...글로 쓰니 이제 좀 속이 풀리는것 같네요
너무 길어 읽으신 분들도 힘드셨을듯 ...

죄송해용ㅠㅠ

IP : 222.100.xxx.13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5.2.14 2:33 PM (58.140.xxx.20)

    다 읽었어요
    읽을수록 놀랍네요
    그리고 전 남이 남겨놓은 물건 못참아요.
    님은 착하신분이네요

  • 2. 00
    '25.2.14 2:39 PM (211.114.xxx.126)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에세이 보듯 봤네요~
    그냥 사람들이 다 자기입장이고 자기 기억이더라구요
    우짜겠어요~
    이렇게 한번 글로 쓰고 공감 맞고 잊어버리세요~
    토닥토닥

  • 3. 많아요
    '25.2.14 2:40 PM (1.222.xxx.117)

    어제도 그거 쓰레기처리라고 댓 달았는데
    생각보다 많아요

    특히 월세는 더해요. 풀옵션은 대놓고 버린걸 채우니
    인간들 수두룩

    저는 직장 가까운 곳에 임시로 사는 직원숙소 구해주면서
    몇번봤어요.


    멀리갈거없이 집주인뿐 아니라 당근만봐도 ㅋ
    분명 버릴꺼 쓰레기 처분인데도

  • 4. 많군요
    '25.2.14 2:54 PM (222.100.xxx.132)

    쓰레기 처분 귀찮고 비용들어 임차인한테 선심쓰는척 하그점이 진짜진짜 역겨워요

  • 5. Frgt
    '25.2.14 3:53 PM (211.219.xxx.165)

    녹취는 법적 효력이 없을 수 있으니 계약서 상 특약은 꼭 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6957 영철이는 착하고 똑똑한것 같네요. 6 ........ 2025/02/14 2,013
1686956 명신이는 절대존엄인가요? 8 인용 2025/02/14 1,582
1686955 밥 안먹었다가 후유증이.. 2 저녁 2025/02/14 1,915
1686954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국내 여행지 추천좀.. 2 5555 2025/02/14 1,013
1686953 치킨 배달시키고 맨날 후회 15 00 2025/02/14 3,264
1686952 김건희 망명 현재로선 막을 방법 없다고 하네요 ㅜㅜ 8 ㅇㅇㅇ 2025/02/14 5,295
1686951 저희 부부의 식습관, 이상한가요? 14 .. 2025/02/14 5,460
1686950 여치 아세요? 2 노상원 수첩.. 2025/02/14 836
1686949 집에 김이 많아서 구운김과 새우젓 무침 먹었어요 4 요즘 2025/02/14 1,212
1686948 최상목 대행 "미 상호관세, 한미FTA로 우리 경제 영.. 5 .. 2025/02/14 1,276
1686947 책을 읽기 위해 옛 직장 동료가 쓴 소설을 읽기 시작했어요 2 ㅇㅇ 2025/02/14 1,334
1686946 왜 반말하냐는 손님 눈에 캡사이신 '칙'…약사 집행유예 3 .. 2025/02/14 2,425
1686945 딸아이랑 욕조에서 같이 탕목욕했는데 괜히 찝찝하네요 7 dd 2025/02/14 5,752
1686944 이제서 드라마 힙하게..보는데 배꼽빠져요 8 2025/02/14 1,432
1686943 개포쪽 계속 오름세일까요? 6 토허제 2025/02/14 1,644
1686942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13 ㄱㄴㄷ 2025/02/14 1,899
1686941 다군이 추합 많이 돈다고해서 기대했는데 5 .. 2025/02/14 1,816
1686940 액자깨진 속상함 편의점 술추천해주세요 6 ........ 2025/02/14 570
1686939 연아를 넘어서는 피겨 선수가 나올까요? 31 .. 2025/02/14 4,407
1686938 좀전에 다이소 갔는데 1 ㅁㅁ 2025/02/14 1,999
1686937 새송이 버섯 얘기 좀 해봅니다. 15 ... 2025/02/14 3,436
1686936 진짜 사회생활 제대로 배우네요 2 2025/02/14 2,243
1686935 이쁜 여자한테 공주 같다는 말 하나요? 11 ... 2025/02/14 1,776
1686934 맹꽁이 드라마 2 브ㅡㅡㅡㅡ 2025/02/14 910
1686933 예쁜 양말 좀 소개해 주세요 10 양말 2025/02/14 1,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