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극 I형 사람..
피트니스클럽을 다니는데 이른 시간이었고 앞서 샤워하고 머리말리고 간 사람이 머리카락을 안치우고 그냥가곤한다. 자주보는 사람이고 서로 인사는 안한다. 소심하므로 치우라는 말을 해본적도 없다.
샤워후 머리를 말리고 옆에 그사람이 남기고 간 머릿카락이 눈에 꽤 거슬린다.
내머리 말린 후 내 자리의 머릿카락을 밀대로 치우고 있는데 옆사람이 머릿카락을 수북히 남기고 간 그 자리에 다른분이 기겁을 하고 뒤로 물러난다. 치우는 도중이었으니 그냥 치우는 김에 그 자리도 밀대로 밀어 치우기로 한다.
묘한 분위기.. 마치 내가 치우는것이 당연하다는 느낌이 느껴진다.. 내가 저지른 일 아닌데 너는 왜 내가 치우는것을 지켜만 보니? 하긴.. 그런말 하기도 서로 민망하겠다. 그사람이 무슨 치워야할 의무가 있겠는가.. 나 역시도 치우는 김에치우는 건데. 하지만..
마치 내가 여기 건물 청소원이 된 것 같은 느낌..
이 느낌 언젠가 또 느낀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버릴것이 많아 정리해서 건물 지하의 물건버리는 곳으로 가지고 간적이 있는데 거기서 어떤 사람이 나보고 쓰레기 버리는 서비스는얼마냐고 물었었다.
피식..하고 웃음이 났다.
한 회사에서 25년째 일하면서 직급도 쭉쭉 올라가 이젠 올라갈곳도 없다.
외모는 늙어가고있다. 50대에 여자가 그렇게 보일 수 도 있는 것인데 그것에대해 너무 마음을 쓰고 말았다. 별일도 아닌일에 감정낭비가 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