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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간암말기아버지, 하루하루 고비라는데 감정이 없어요.

먼지 조회수 : 5,267
작성일 : 2025-02-14 00:19:19

 

감정이 없다라는게 무슨의미냐면,

그저 덤덤하고 담담한....?

 

'아빠'역할 안하셨고, 엄마와의 관계에서도 가정폭력, 언어폭력 등등

중학교때는 늘 교복주머니에 공중전화카드가 있었어요.

엄마가 아빠의 폭력으로 인해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불안이 심할때여서

쉬는 시간에도 엄마에게 자주 전화하곤 했었거든요.

 

몇 년전 두 분은 이혼은 하셨어요.

전 20살 때부터 독립해서 살아서 1년에 1~2번 통화하고, 

연을 끊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밀한 것도 아니고...그렇게 살았어요.

 

암투병 7년째 하고 계신데,

최근 정맥류 증상(이제 간이 기능을 못하니 피가 통과를 못하고, 혈관이 

몸속에서 터지 상황... 위중한 상태라고 어제 담당의사가 

가족이 모여서 정리하는 얘기 나누고, 알려야 할 분들에겐 연락하라는 이야길했어요.)

오늘은 심폐소생, 연명치료 관련 설명을 들었구요.

 

저의 덤덤?한 마음이 티가 났는지 의사선생님이 '위험한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한 번 더 하시더라구요. 

 

20대 초반, 같이 살지 않을때...

10대시절 봤던 아빠의 폭력장면이 머릿속에서 한동안 사라지지 않아서 힘들었던 

밤에 잠을 잘 못잘 정도로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알바 하던 곳 사장님이 저에게 부모님에 대해 물어보셔서

제가 아빠는 돌아가셨다고 말한적이 있어요. 

오늘 그 날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살아계신 것과 돌아가신 것이 저에겐 차이가 없어서,

사실, 생물학적으로 나를 낳은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어서요.

그래서 이렇게 덤덤한건지...

직장다니고 있어서, 어제 오늘 못나가면서 여러 업무연락을 하면서

주변사람들의 걱정과 제 마음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말씀들을 들어서인지

제 마음이 위급한 상황?에 맞에 움직이고 있지 않는건가? 잠깐 생각했다가

이내, 내 느낌이 다인거지...느껴지는 감정을 그대로 느껴보자...

이런 생각하면서 하루를 보냈네요.

 

병원에서 집에 와서 몇가지 집안일 챙기고 나니

이런 감정을 이 곳에 남기고 싶어서 일단 글을 써보았어요.

비슷한 감정을 느낀 사람들이 그리운 것 같아요...

IP : 1.229.xxx.135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저
    '25.2.14 12:20 AM (72.73.xxx.3)

    마음가는대로 하세요
    사랑이야말로 뿌린대로 거두는것인데
    부모라는 이름으로 다 용서되는게 아니에요

  • 2. 달려라호호
    '25.2.14 12:29 AM (211.241.xxx.105)

    위 댓글에 공감합니다. 한때는 본인도 사랑을 못받아 자식에게 사랑을 못줫겟구나 이해도 햇지만 그래도 어른이 어린 자식과 아내에게 그러면 안되죠. 그어떤 말로도 합리화 할 수 없는 행동이 있습니다. 그저 인간으로 제대로 살지 못한 거에 대한 안타까움만 있네요.

  • 3. ---
    '25.2.14 12:35 AM (211.215.xxx.235)

    원글님 마음에 충분히 공감되고.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음가는데로 하고싶은 데로 하세요.

  • 4. 그런
    '25.2.14 12:35 AM (125.178.xxx.170)

    아빠면 당연한 감정이죠.
    어린 시절을 온통 불안하게 만든
    나쁜 사람인데요.
    그 불안감 평생 잊을 수 없고요.

    그런 아빠 가진 분들
    죄책감 가질 필요 전혀 없습니다.

  • 5.
    '25.2.14 12:41 AM (123.215.xxx.40)

    이런말씀들이 듣고 싶어서 주절주절 적었나봐요.
    지금은 사실 분노도 미움도 없고
    (그 두가지 속에서 살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제가 살려고
    그 쪽에 가 있던 에너지 방향을 돌렸던 어느 시기가 있었어요)
    슬픔도 없고....
    그렇네요.
    말씀들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 6. 당연해요
    '25.2.14 12:46 AM (59.7.xxx.113)

    죄책감 느끼지 마세요. 절대. 어린 소녀가 엄마 죽을까봐 전화 카드를 챙기게 만드는 인간이 아빱니까

  • 7. ..
    '25.2.14 12:52 AM (121.137.xxx.107)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마세요.. 그것마저도 아버지의 선택이고, 그결과는 아버지가 감당할 영역입니다.

  • 8. 지금
    '25.2.14 12:57 AM (118.36.xxx.66) - 삭제된댓글

    지극히 정상 인데요
    20살까지만 부모와의 인연은 끝인 거예요

    부모가 사랑으로 키웠다면
    보고 싶어서 가는 것도 님의 선택이고
    쳐다도 안 보고 사는 것도 님의 선택 입니다
    좋은게 좋은 거라고
    효도 하면 좋은거고
    굳이 안 보고 안 해도 나쁜 자식이 아니 랍니다

    근데 글 속에 아버지라는 사람은
    그냥 정자 제공자 일 뿐이였는데
    그걸 견디고 버텨내서
    살아 내고 계신거에 칭찬 드리고 싶네요
    지극히 정상 또 정상 입니다
    20살 이후에는 부모와의 연은 끝난 독립된 똑같은 성인이라는거 ~지금 너무 잘하고 계심

  • 9. 욕하고 싶네요
    '25.2.14 12:58 AM (119.65.xxx.11)

    그게 무슨 애비에요
    간암이라는거 보니 술꽤나 처드셨구만요
    딸한테 용돈 한번 제대로 쥐어줬을지

    댁 아빠말고도 가만 주위를 돌아보노라면
    어리나 어른이나 인간 못된것들 한둘이 아니더라구요
    그저 정욕에 무식에 그냥 남들하니까
    살림차린거지
    사실 댁의 어머니도 큰 잘못한거구요
    그런 사람이면 처음부터 모를수가 없는데
    좋아도 살기가 힘든게 가정인데

    그냥 세월속에 삭히시고 죽으면 보내드리고
    아니면 입관할때 침이라도 뱉아주든가
    우울할 필요도 없네요

  • 10. ㅇㅇ
    '25.2.14 1:00 AM (39.125.xxx.199) - 삭제된댓글

    지옥같은 어린시절을 보낸 건데..
    가해자가 부모면 정말 제대로 자라는게 기적일거같아요.

  • 11. 착하네요.
    '25.2.14 1:39 AM (211.208.xxx.87)

    저런 애비면

    차곡차곡 술 ㅊ먹고 간암 오기 전에

    자식한테 맞아 죽었을 수도 있어요. 오래 살았네요.

    나이가 드니 이제, 세상에 말 못할 사정이 이렇게나 많구나 싶으면서

    동시에 인류 80억 중에 흔해빠진 얘기지...싶기도 해요.

    나의 비극이라 아플뿐이지 닳고 닳은 얘기랍니다. 그저 담담하게

    생존자로서의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누리세요.

  • 12. 당연
    '25.2.14 1:41 AM (116.32.xxx.155)

    어린 시절을 온통 불안하게 만든 나쁜 사람인데요.
    그 불안감 평생 잊을 수 없고요.
    그런 아빠 가진 분들 죄책감 가질 필요 전혀 없습니다.22

  • 13. 저도
    '25.2.14 5:46 AM (99.241.xxx.71)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아무 감정 없었어요
    그냥 이렇게 갈걸 그렇게 일생을 오직 자기만을 위해 살았나...하는 정도의 생각뿐.

    학대받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아무 감정 없는건 당연한거예요.
    아니...오히려 그 미움과 화로 자신의 삶을 망치지않고 무덤덤하게 삶의 상황을 바라볼수 있는
    시간들이 올때까지 애쓰고 노력하며 삶을 바로세워온 님의 그 노력을 저는 알기에
    이젠 한 인연이 끝나가니 그냥 잘가라고 스르르 놓아주시면 된다고 말하고 싶네요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 14. ㅡㅡㅡㅡ
    '25.2.14 7:34 AM (61.98.xxx.233)

    토닥토닥
    너무 당연해요.
    감정 이끄는대로 하세요.

  • 15. ㅇㅇㅇ
    '25.2.14 8:39 AM (211.36.xxx.9)

    원글님 맘가는대로 하세요
    평생 정신적으로 불안한 세월사셨죠?
    저도 개차반 아버지는 돌아가셨다고 말하고 안보고산지 오래고 엄마는 암말기인데 아들위주로만 살다가 아프니 자꾸 기대려고해서 전화목소리만들어도 소름돋아요
    두분다 돌아가시면 아무느낌도 안날것같아요

  • 16. 공감
    '25.2.14 9:18 AM (162.210.xxx.4) - 삭제된댓글

    통화 가끔하던 할머니 돌아가시니까 감정적으로 울렁이던 아쉬움 50일 정도.
    할머니에 대한 감정 겪고나니 예상은 했지만,, 확실히 알겠더군요.
    할머니도 50일인데
    자식 방치하고 추잡스럽게 산 부모가 죽으면 진짜 아무렇지 않겠구나.
    저는 그들을 걱정해본적이 없어요. 엄마는 바람나서 집나갔고
    방치 술주정 협박 상욕 하는 아빠 밑에서 감정적 교류 없이 자랐거든요..

  • 17.
    '25.2.14 10:28 AM (58.140.xxx.20)

    에그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어요

  • 18. ..
    '25.2.14 10:36 AM (211.251.xxx.55) - 삭제된댓글

    저랑 좀 비슷한 상황인 것 같아 일부러 로그인 했어요..
    학창시절 불안함까지.(저는 성인이 돼서도 그랬어요)
    저는 아빠가 7년전 돌아가셨는데요, 원글님과 비슷한 감정이였어요..
    저희 부모님은 이혼은 안하셨는데, 그나마 아빠가 돌아가셔야 엄마가 해방될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돌아가셨는데도, 가끔 악몽을 꿔요.. 아빠가 나오는..
    그러다가 꿈에서 깨면 그게 꿈이었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해요.
    아직까지 이런 감정이라는거..
    돌아가셨을 때 그런 기분이였다는거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그냥 있는데, 죄책감, 답답함이 아직도 있네요.

  • 19. 그냥
    '25.2.14 10:46 AM (121.152.xxx.212)

    부모로부터 온당한 사랑과 지지를 받지 못한 유년 시절, 폭력에 노출되어 늘 긴장과 불안에 쫓겨 살던 자신을 안아주세요.
    원망이나 미움이 아니라 덤덤한 것만으로도 원글님은 성숙한 분이에요. 이제 그 분 돌아가시면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속박에서 풀려 더욱 더 자유로워지시길, 평안해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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