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새해를 시숙댁에서 보냈는데
시숙과 형님이 <카페매니아>셨다
새해 전날부터 내일 새해 떡국먹고 카페가자고
내내 이야기했다
새해 당일날 떡국먹고 할일도 없으니
어제 말한대로 카페가자 하는데
시어머님이 엄청 강하게 반대하시는거였다
집에서 커피믹스 한잔씩 마시면 될것을
왜 나가서 일인당 7천원씩 돈을 쓰나
돈벌기가 힘들어 다들 그렇게 고생스럽게 돈을
벌면서 돈 5~6만원을 왜 쓸데없이 그런데 쓰나
하시며 크게 반대하시는 거였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셨다
시숙이 요즘은 다들
그렇게 산다며 어머님을 설득하는데 어머님은
그 돈은 너무너무 아까운 돈이라며
나는 안 갈테니 너희들만 <카페>에 가라고
하셨다
카페가 뭐그리 대단한 곳이라고 부모님만
두고 간단 말인가
우리가 곧 백기를 들고
자자 커피믹스 먹자 하는데 장가간 조카가
질부를 데리고 세배하러 왔다
커피믹스를 먹자는 말에 조카와 질부는 난색을
표하며
<우리는 커피믹스를 먹지 않는다>
<우리는 카페에서 파는 커피만 먹는다>고
했고
이번에는 어머님이 백기를 드셨다
그렇다면 할 수 없지
너희가 못 먹으면 안되지
그래서 우리는 카페에 갔고
일인당 7천원씩 막 쓰며 커피를 마셨다
봄내내 산에서 새로 나는 고사리를 꺾어서 가마솥에 찐다
볕이 좋은 날 마당에 널어 고사리를 말린다
좋은 것만 봉지에 넣어
버스타고 장에 가시면 한봉지에 육천원 칠천원
팔아 삼만원 벌어 다시 버스타고 집에 오신다
어머님은 삼만원을 벌어 집으로 돌아오신다
어머님은
이렇게 금방 한잔 마시고 갈 것을
왜 집에서 안 먹고 카페 와서 먹으려는지
모르겠다며 속상해 하셨다
어머님이 그러시거나 말거나
카페파 막내며느리는 시숙의 소개로
시숙 동네의 카페거리를 구경하며
아주버님 저는 따뜻한 라떼요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카페파 반대파 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