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인섭 교수] 우리법연구회 이야기

ㅅㅅ 조회수 : 776
작성일 : 2025-01-31 15:18:10

[우리법연구회..가 뭐 어때서?]

 

1. 판사의 판결이 맘에 안들때, 판사의 성향과 소속단체 등을 걸어 시비걸곤 합니다. 대표적인 게 <우리법연구회>인데,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 하면 무슨 뿔난짐승처럼 낙인찍곤 합니다. 그렇게 비난받을 연구회였던가? 사실은 정반대입니다.

 

2. 우리법연구회는 1988년 출범했고, 이후 대법원의 공식연구단체의 하나로 승인받았습니다. 현재 법원에서는 여러 연구단체들이 있고, 그들은 어떤 정치성향 이런 게 아니라 한결같이 열심히 탐구하고, 가끔 외부연구자도 불러서 경청하곤 합니다. 법관들의, 모든 연구단체가 다 그렇습니다. 

 

3. 1988년은 강성군사독재가 물러가고 대통령직선을 했지만, 도처에 권위주의 체질이 만연했습니다. 힘없던 사법부는 여전히 "정권의 시녀"라는 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장판사들이, 사법부독립을 확립하고 대법원장.대법관 선임에서 정치적 야욕을 분쇄하기 위해 집단서명을 했습니다. 그 파문은 엄청났습니다. 이때부터 사법부독립의 토대가 만들어졌기에, 이는 사법민주화운동의 출발로 기록됩니다.

 

4. 그 서명을 조심스레 이끌었던 소장판사들이, 사법부독립 및 사법개혁, 그리고 국민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반성과 제도개혁을 위한 연구모임에 나서게 됩니다. 그게 우리법연구회의 시초인 것이고요. 정말 국민들이 소망하던 바람직한 방향으로, 사법부가 나서게 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5. 그 뒤 우리법연구회는 내부 토론회를 열심히 했습니다. 발표문을 모아 논문집도 내고요. 외부와 엮일까봐 매우 신중하게 접근했고, 대신 회원인 판사들 자신들이 연구 발표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그러다, 또 정권이 사법부를 요리하려 들면 항의하고, 사법부 내부의 계층주의, 관료주의에 대해 개혁을 촉구하는 데 앞장을 섰습니다. 이들의 노력으로 말미암아, 우리 사법부가 보다 신뢰받고 안정된 제도와 관행을 만들어내는게 기여했다고 봅니다.

 

6. 그런데 이명박근혜 정권 들어 우리법연구회에 대한 온갖 탄압이 가해졌고, 신변 위협도 엄청났습니다. 우리법연구회를 뿔난 짐승처럼 공격하는 언론들의 가세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법연구회를 거의 와해시킨 다음은 어떠했나요? 사법부가 정권에 유착하여 소위 사법농단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원래 정권이 독재화하려면 정권을 견제하는 기능을 하는 사법-언론-야당을 탄압합니다. 이들에 대해 구속하고, 기소하고, 압색하고, 블랙리스트 불이익을 주어 와해시키는 순간이 정권 자체의 종말의 시작임이 우리 역사적 경험으로 자주 입증되었습니다.

 

7. 판사들이 소심한 보신주의에 머물거나, 기득권 카르텔에 편입되는 관성이 있어 왔지만, 우리법 성향의 판사들이, 개인적 불이익을 각오하고, 이에 맞서 왔습니다. 사법부독립.사법민주화.시민지향사법을 추구하는 판사 내부의 연구모임은 참으로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8. 종합적으로 볼때, 우리법연구회에 관여한 경력은 낙인찍을 게 아니라 민주사법, 시민사법에의 기여도로 존중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지금 우리법연구회 운운하며 공격하는 정치인(다수는 법조인출신)들과 비교해보세요. 정치인이야 상대방 공격을 주업으로 삼기에 그렇다 치더라도, 그 법조인-정치인이 판.검사 할 때 우리법소속의 판사보다 훌륭한 평가를 받을 게 제대로 있을까요. 

 

9. 우리법연구회를 가장 잘 표상한 인물 한분을 들자면? 판사 한기택입니다. 46세 나이에 아깝게 별세하여, 안타깝기 그지 없었는데...그 한기택은 서울법대 77학번이고, 가나다순 출석번호에서 저보다 두 칸 위에 있었습니다. 우리법...출신 법조인들 중 초기 중심인물들의 행적을 눈여겨 보곤 하는데, 인격 면에서나 직격 면에서 두루 모범적입니다. 요즘 법조윤리에 정면으로 어긋하는 언행을 서슴없이 하는 분들과는 극히 대조적인 공적 삶을 살고 있음을 확인하고요.

 

10. 한기택 판사에 대해, 이전에 쓴 글을 첨부합니다. 좋은 판사는 어떠해야 할까에 대한 한 표상으로 읽어주시고, 온갖 험구악설을 뱉는 그런 법조인과는 뭣이 다른가를 음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https://v.daum.net/v/20151004190116091

IP : 218.234.xxx.21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훌륭한 분들
    '25.1.31 3:26 PM (118.235.xxx.229)

    이네요
    용기있는 분들이구요

  • 2. ㅇㅇㅇ
    '25.1.31 3:33 PM (58.237.xxx.182)

    우리법연구회는 정치적이지 않아서 친일극우정당이 더 싫어하죠
    지들편에 서야 하는데 중립을 지키며 오로지 법연구와 정의를 위해 일하는 연구단체임

  • 3. ㅎㅎㅎ
    '25.1.31 3:35 PM (220.92.xxx.93) - 삭제된댓글

    우리법연구회는 정치적이지 않아서 친일극우정당이 더 싫어하죠
    지들편에 서야 하는데 중립을 지키며 오로지 법연구와 정의를 위해 일하는 연구단체임 2222222

    귀한 곳입니다

  • 4. 고고고
    '25.1.31 3:36 PM (220.92.xxx.93) - 삭제된댓글

    우리법연구회는 정치적이지 않아서 친일극우정당이 더 싫어하죠
    지들편에 서야 하는데 중립을 지키며 오로지 법연구와 정의를 위해 일하는 연구단체임 2222222

    좌에게나 우에게나 귀한 곳입니다

  • 5. 예외도
    '25.1.31 4:47 PM (112.154.xxx.145)

    있다는거 우린 다 알잖아요
    유독 민주당쪽 인사들에 말도 안되는 모진 판결을 낸 판사들,,, 많았잖아요
    그래서 매번 비판을 했고
    지금 윤석열쪽이 말도 안되게 웃기게도 똑같은 비판을 하는거죠(개돼지들한테나 먹힐)
    사법부도 개혁이 필요합니다
    유독 국짐정권에서 시녀노릇한게 사법부이기도 하니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1930 이혼하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홀가분하지 않네요.. 16 .. 2025/01/31 4,713
1681929 고등학교 배정 받았는데 강남 8학군이네요 13 mm 2025/01/31 3,597
1681928 차량 렌탈, 리스하는데 제 명의를 빌려달라는데.. 45 괴롭다 2025/01/31 3,976
1681927 근종으로인한 월경과다. 13 ㅣㅣ 2025/01/31 1,991
1681926 김민석과 김경수 그리고 이언주 43 ㅇㅇ 2025/01/31 3,351
1681925 연휴동안 외식 하셨나요(배달포함) 18 ... 2025/01/31 3,132
1681924 mbc, 국힘 38% 민주 32% 34 공표안한조사.. 2025/01/31 4,905
1681923 폐경 다가오면 생리일수가 짧아지나요? 3 ㅇㅇ 2025/01/31 1,311
1681922 나트랑 자유여행가려는데요 도움좀주세요 5 베트남 2025/01/31 988
1681921 예비고1 국어문제집 추전 부탁 8 ... 2025/01/31 466
1681920 조국혁신당, 이해민, “내란동조자 최상목을 탄핵하라.” 6 ../.. 2025/01/31 1,590
1681919 이혼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요 29 ... 2025/01/31 6,708
1681918 라떼는 지역갈등만 있었는데 말이죠.. 1 ........ 2025/01/31 467
1681917 저 까르띠에 질러버릴까요? 22 ㅇㅇ 2025/01/31 4,736
1681916 화이트 골드 반지가 누래졌는데요. 7 2025/01/31 1,255
1681915 아버지가 너무너무너무 싫습니다 18 이런 마음 2025/01/31 4,928
1681914 손석희 질문들 "only 유시민 버전" 10 ㅅㅅ 2025/01/31 2,991
1681913 점 빼고 재생테이프 붙여야 하나요? 3 . . 2025/01/31 709
1681912 다이아 반지 셋팅 2 결혼반지 2025/01/31 920
1681911 폐경이 안돼도 갱년기 증상이 있나요? 7 .... 2025/01/31 1,774
1681910 서울 대형빌라 7 이사 2025/01/31 2,278
1681909 심상정은 대체 왜 14 .... 2025/01/31 4,182
1681908 민주당 '이재명, 문형배에 3000억 줬다' 허위정보에 법적대응.. 10 .. 2025/01/31 1,855
1681907 레드향 들었다 놨다 하다가 놓고왔어요 11 맛난 떡 2025/01/31 3,130
1681906 최상목 2차내란특검법 거부권행사 9 ㅇㅇ 2025/01/31 1,7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