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중에 선생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우리 학원은 학기 중에는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 학기 중에 진도를 나가지 않는 것에
부담을 느끼신다면 저희 학원에 다니는 것이 곤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학기 중에
정말 깊게 들어갑니다. 진도는 나가지 않습니다. 진도는 방학때만 나갑니다.
학기 중에는 정말 깊게 파고 들어서 공부를 합니다>
그 깊게 파고 든다는 것은. 제가 여지껏 어느 학원에 상담가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었거든요. 그 말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어쩌면 그 동안 계속 놓치고 있었던 건
바로 그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정말 깊게 파고 들어서 학기 중에는 진짜 깊이 있게 공부합니다>
선생님과 네 번째 통화에서 드디어 선생님은 쪼개고 쪼갠 시간에 아이를 넣어줄 테니
학교 마치면 바로 오라고 하시는데 아니. 아이가
<그러면 자기는 밥 먹을 시간이 없다며><밥을 안 먹고는 공부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보고 있는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 가는데
아이는 <밥이 정말 중요하다><나는 밥을 먹어야 공부하러 갈 수 있다>
선생님은 쪼개고 쪼개고 쪼개서 그 시간을 냈고 나는 그 시간이 아니면
너를 가르칠 수가 없다. 빵을 준비해줄테니 오겠느냐 하시는데
아이는 <밥을 먹고 싶다>고 하고 그러면 한번만 와서 빵을 먹고 공부를 하고
다시 이야기하자 라고 하셨습니다. 아. 피가 마르는 듯한 기분. 그게 고1 3월이었고.
빵도 먹고 밥도 먹으며 수업은 시작되었고 한달반뒤가 중간고사였는데
계속 기출 문제를 풀지만 점수가 형편없는 고1
64점에서 시작한 점수는 기출문제를 풀어나가며 73, 84가 되었는데 어느날
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너는 너무 늦게 왔다>
<이번 시험에서 1등급은 어렵다><2등급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네가 계속 따라와만 준다면 2학기에는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첫 글에서 적었듯이 수학학원+과외를 병행해서 일주일에 5일을 수학을 하며
이렇게 정성과 시간과 돈을 들이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때 선생님들은 <2등급도 욕심이다>라고 하셨거든요.
머털도사선생님은 <따라와만 준다면 1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하셨고
아이는 따라가는 아이라서 정말 선생님 말씀대로 1학기에는 2등급 2학기에는 1등급을 받았고
2학년 1학기 2학기 모두 1등급을 받았고 지금도 그 수학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아이가 생각하는 자기가 1등급이 된 비법은 <정말 깊게 풀기>였다고 합니다
틀린 문제가 나오면 유사한 형태의 문제를 풀어 결국 그 문제를 맞을 수 있을 때까지 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자신은 예전에는 이거 아는데 틀리고 이것도 아는데 틀리고 이런 식이었다면
지금은 아는 건 다 맞다고 합니다. 자기가 틀리는 건 모르는 문제여서 틀리는 거라네요.
이거는 아는데 덧셈을 잘못해서 틀리고 저거는 아는데 식을 잘못 써서 틀리고 이런게
하나도 없이 말끔하게 아는 건 다 맞고 틀린 건 진짜 모르는 거고 이렇게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중학교때는 매번 이 문제는 아는데 틀렸고 이 문제도 아는데 틀렸고 이 문제는 계산을
잘못해서 틀렸고 아 이 문제는 정말 아깝고
그래서 몇 점인데 하면
말잇못이었거든요.
저는 선생님이 1학기는 2등급이다. 그러나 네가 따라와만 준다면 2학기는 1등급이다
하셨는데 정말 그렇게 된 것이 너무너무 신기합니다. 그러니 수학 포기하지 마시라고
이 글을 씁니다. 예비고3의 엄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