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후 이어진 시위대의 서울서부지법 침입과 폭력·난동 사태에 대해 “여당 국회의원이 백골단이라는 사람들을 국회 회견장으로 불러들여 마이크를 쥐어주고 백색 테러를 부추길 때, 좀 더 강하게 질책하지 못했던 것이 오늘의 사달을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폭력과 파괴로 위세를 과시하려는 행위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해서는 안되는 테러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백골단 기자회견 때 국민의힘에서 엄중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사과했으니까 괜찮다’, 이런 정도로 대응했다는 게 안타깝다”며 “이런 폭력적인 행동을 기획하는 분들께는 이런 일을 진행해도 국민의힘이 크게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서부지법 소요사태는 결코 용납해서는 안되는 중대한 도발”이라며 “서부지법 소요사태 가담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언급한 ‘백골단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 체포를 막기 위한 청년 조직의 국회 기자회견을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주선한 일을 말한다. 이들이 하얀 모자를 쓰고 활동하며 백골단으로 불렸다. 백골단은 이승만 정부 시절 정치깡패 집단을 부르는 말로, 1980~1990년대에는 시위대를 진압하고 체포했던 경찰 부대를 일컫는 별칭이었다. 김 의원은 논란이 되자 기자회견 주선에 대해 사과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직 대통령의 구속은 법앞의 평등이라는 가치가 구현된 중요한 결과물이지만 한편으로는 대한민국 정치의 실패”라며 “대통령이 처음 공언한 것처럼 책임을 지고 협조하는 길을 택했더라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대통령 임기 내내 망상에 가까운 이야기를 하는 유튜브에 영향받고 극단적 조언을 하는 주변에 휘둘리던 것이 이번 탄핵 국면에도 마찬가지”라며 “정당한 영장 집행을 물리력으로 저지하거나 미국이 도우러 온다느니 하는 가짜뉴스로 버티는 것은 분명하게도 길이 아니었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이어 “그 길이 있다고 크게 떠들던 사람들이 슈퍼챗으로 돈은 벌었겠지만 거기에 휘둘린 많은 사람들은 이제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게 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