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년차때,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남편 동네친구부부와 같이 밥을 먹었었어요.
저는 결혼전에 그 친구 싫어했었어요..
친구들 커플 여럿 같이 놀러간적 있는데 일 하나도 안하고 먹고 마시고 놀기만 해서요.
나이도 젊은데 가부장적이었어요.
그 전에 남편이 친구들한테 저 소개시켜준다고 간 날 자기는 여자 얼굴보다 생활력보고 결혼한다고 자기 부인될 여자 자랑 줄줄이 늘어놓고요.
암튼 같이 밥을 먹는데 또 바로 옆에 있는 부인 자랑을 하더라구요.
공부도 많이 했고 아이 가졌는데 끝까지 회사 다닌다 한다고 아침밥도 차려준다.
시부모님과 같이 사는데 부모님께도 잘한다 등등등..
전 아침 안차려주지만 남편이 알아서 차려먹고 청소나 설거지 집안일도 남편이 알아서 하고요.
결혼전에 시아버지가 1년만 같이 살자 하셨지만 싫다고 해서 독립한 상태였거든요.
암튼 제 생각에 내가 더 편하게 사는데 무슨 상관인가 하고 있었는데 가만히 칭찬을 듣던 친구 아내분도 자랑을 하시더라구요.
알고보니 허니문베이비가 생겼는데 집에서 손하나 까딱 안하는 남편이 뭐 먹고 싶다고 하면 부리나케 사온다는 거였어요.
바로 며칠전에 제가 뭐 먹고 싶다고 귀찮아서 좀 사다 달라했는데 남편이 나도 귀찮다고, 먹고싶은 사람이 사다 먹어라 하길래 참고 안 먹은적이 있거든요.
그 얘기를 했더니 친구 부부가 같이 남편을 엄청 성토했어요.
근데 웃겼던 건 친구 자랑에는 꿈쩍도 안했던 남편이 그 얘기에는 엄청 크게 반응하면서 자기도 앞으로 제가 먹고 싶은건 즉시 사오겠다고 자기가 무슨 큰 잘못이라도 한냥 저한테 사과를 하더라고요.
정말 웃겨 죽는줄 알았어요.
그 이후로 결혼 20년된 지금까지 제가 뭐 먹고 싶다고 하면 꼭 사다주고 싶어 안달을 해요.
단점이라면 그거 하나 있었는데 그 친구부부 덕분에 고쳤어요.
근데 그 친구랑은 정치적 견해가 너무 달라 거의 안 만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