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신년이라 할머니들, 할아버지(들은 다 돌아가셨고), 대고모님, 이모 할머니 그런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렸어요. 직접 찾아뵙고 새배 드린 집도 있고 영상통화만 한 집도 있고요.
지금 중3이라 한창 키 클 나이니까요, 어른들이 하나같이 어째 이렇게 키가 많이 컸냐고 뭘 먹고 그렇게 컸냐고 물으면요, 아이가 해맑게 엄마 집밥 먹고 컸어요, 이러네요. 어르신들은 그렇게 음식 잘하면 나도 한 번 불러서 대접 좀 하지, 속으로 그러실 것 같은데요. 제가 젊었을 때는 그런 짓도 많이 했었는데 애 키우고 직장 다니느라 40 넘어서는 별로 일을 벌이지 않았죠. 옆에서 듣는 저는 가시방석인데, 엄마 음식 뭐 그렇게 맜있는데? 물으시면, 카레요!! 하고 해맑게 대답하네요.
누가 들어도 너무 민망하쟎아요. 카레는 초딩이 끓여도 맛있는 건데.
심퉁맞은 할머니들 더 물어보세요. 카레 말고 또 뭐?
김치 볶음밥이요! 엄마가 제 친구들 왔을 때 해 줬는데 애들이 자기 엄마가 해준 것보다 훨씬 맛있다고 했어요. 이쯤 되면 저는 제발 멈춰, 하고 싶은데, 집요한 할머니는 또 물으세요. 카레랑 김치 볶음밥 그게 다야? 아이는, 라면도 맛있어요. 엄마라면이 최고예요!
제가 82짬밥이 20년 넘었는데 설마 카레, 김치볶음밥, 라면만 해주는 엄마는 아니지 않나요.
신년부터 의문의 일패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