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손주 돌봐주는 분들 계시죠?

조회수 : 2,496
작성일 : 2024-12-25 01:00:48

저의 조부모와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낸 것은, 부모도 주지 못한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엄청난 축복이었어요. 그냥 학교 다녀오면 뭐라도 입에 넣어주고, 숙제하고 있으면 안쓰러워하며 등 한번 만지작거리다 가고, 누워서 빈둥거리고 있으면 이불 덮어주고, 뭔 짓을 해도 잘했다 착하다.. 종종 이 기억들이 제 인생을 지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생의 고비마다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났거든요. 막 자존감 올라가서 힘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아 내가 이러고 있는 걸 우리 할머니가 봤으면 억장이 무너졌겠지.. 정신 차리자.. 이렇게 넘어가지더라고요. 

 

오늘 초등 고학년인 제 딸아이가 좀 아팠는데, 뜬금없이 "아~ 아프니까 할머니 보고 싶다." 하는 거예요. 제 부모님도 아이 어릴 때 같이 살다시피 하면서 돌봐줬던 터라 유대감이 깊거든요. 저 얘기를 듣는 순간 너도 나처럼 우리 엄마, 아빠와의 기억을 곱씹으며 살겠구나 싶은 것이 뭔가 찡하면서 조부모의 존재에 대해 또 생각해 보게 됐어요. 

 

손주 돌봐주느라 힘드신 할머니, 할아버지 있으시면 이런 얘기가 조금 위안이 될까 싶기도 하고요, 부끄러워 말 못 하는 자식들(저처럼) 대신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IP : 118.235.xxx.14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12.25 1:03 AM (119.69.xxx.167)

    인생의 고비마다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났거든요. 막 자존감 올라가서 힘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아 내가 이러고 있는 걸 우리 할머니가 봤으면 억장이 무너졌겠지.. 정신 차리자.. 이렇게 넘어가지더라고요.

    아...이부분 읽는데 왜 눈물이 나죠ㅠㅠ
    엄청난 축복 맞네요...원글님은 축복받으신분^^

  • 2. ...
    '24.12.25 1:20 AM (183.102.xxx.152)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입니다.
    우리 아이도 외할머니의 첫사랑이었죠.
    아직도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기였다고 말씀하시는 분...

  • 3. 저 역시
    '24.12.25 3:11 AM (14.38.xxx.58)

    할머니의 사랑을 평생 기억하며 살았고 내 손주들이 나를 또 그렇게
    기억해주길 바라며 살고 있어요
    덕분에 인터넷을 뒤져가며 손주들 간식을 만들고 반찬을 만들며 행복해
    한답니다
    가끔은 할머니가 원래 하던대로 해라는 핀잔을 듣긴하지만 ㅠ ㅠ

  • 4. 조안나
    '24.12.25 5:45 AM (116.124.xxx.49)

    어머! 제가 쓴 글 인 줄 알았어요
    어쩜! 표현력이 대단하세요

    인생의 고비마다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났거든요. 막 자존감 올라가서 힘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아 내가 이러고 있는 걸 우리 할머니가 봤으면 억장이 무너졌겠지.. 정신 차리자.. 이렇게 넘어가지더라고요.

    제가 딱 이랬거든요
    크리스마스에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 5. 맞아요
    '24.12.25 6:50 AM (125.179.xxx.40)

    뭘 많이 남겨 주는것 보다
    무한한 사랑
    중요하죠.
    그런데 그게 또 쉽지만은 않아요.
    여러 정황상
    해주고 싶어도 못해줄 수도 있고
    같이 산다고 다 님처럼 된다는 보장도 없고..

    요즘 젊은 사람들도 살기가 팍팍한
    세상이 된거 같아요.
    상황 되시는분들 육아 참여 많이 하면
    좋을거 같아요.

    우리 부부 손녀 키워주고 있어요.
    손녀가 우리에게 주는 기쁨은
    그이상이 랍니다.
    손녀 얼굴 보는 순간 웃음이 활짝~~
    너무 감사하죠

  • 6.
    '24.12.25 6:55 AM (58.140.xxx.20) - 삭제된댓글

    우리 손녀딸 4개월부터 6살까지 키우다 이사갔는데 자식에게도 못느끼던 빈둥지증후군 겪었어요
    지금도 가끔오면 할머니좋아 할머니 좋아 할때마다 행복합니다

  • 7. 그리고
    '24.12.25 9:04 AM (125.179.xxx.40)

    부부가 나이가 들어 가니
    대화가 없어져요.
    아내들이 말하기 싫을수도 있고..
    그런데 애기 얘기 할때는
    그렇게 파안대소를 해요.
    내용이 별게 아닌데도
    왜그렇게 이쁜지..
    애기 아니 었으면
    우리 부부 소본듯 닭본듯 살았을수도..

  • 8. . .
    '24.12.25 3:33 PM (222.237.xxx.106)

    맞아요. 무한 사랑

  • 9. 현재진행형
    '24.12.25 4:31 PM (114.204.xxx.218)

    초등4학년아이와 5살 외손녀를 돌봐주는데 5살 둘째의 첫번째 소원이 할머니 오래오래 사는거래요
    60이 되기직전 할머니가 됐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봐줄수 있을까요? 아침 일찍 출근하고 저녁 퇴근 빠르지 않은 부모 대신
    할머니인지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68263 아이 하루 맡기면서 이 정도 하면 괜찮은걸까요? 20 Dd 2024/12/27 2,841
1668262 오겜2 1편 봤는데 음악감독 바꼈나요 6 일상글 2024/12/27 1,425
1668261 오늘은 좀 살겠네요 대화방 공개 늙은오이지 탄핵가결 9 ... 2024/12/27 1,740
1668260 ” 한“탄핵 가결되자마자 환율 8원 뚝 떨어졌 12 ㅇㅇ 2024/12/27 3,723
1668259 (실시간 환율) 정부가 올리고 국회가 내리는 ... 4 ㅅㅅ 2024/12/27 1,382
1668258 6인식탁 벤치형의자 불편할까요 10 결정장애 2024/12/27 1,338
1668257 어떤 반지? 4 2024/12/27 685
1668256 한덕수 집무정지 받아들이니 환률 8원 뚝떨어졌네요 3 여유11 2024/12/27 1,475
1668255 이재명 이 사진 쫌 멋있지 않나요? 19 ㄷㄹ 2024/12/27 2,252
1668254 한덕수, 탄핵소추안 가결에 "거취 떠나 다음 세대 위해.. 63 .. 2024/12/27 17,217
1668253 붕어빵 한개 먹고 끝냈다 이ㅅㄱ야 6 . . . 2024/12/27 2,250
1668252 檢,윤..‘총 쏴서라도 문 부수고 끌어내라’ ‘정치인 10명 체.. 10 2024/12/27 1,634
1668251 국힘당은 민생은 생각도 안함 8 ㅇㅇㅇ 2024/12/27 589
1668250 1년된 냉동한우 버려야하나요? 3 ㄱㄴㄷ 2024/12/27 1,370
1668249 계엄 당시 방첩사 출동조 단톡방 공개된 내용 12 ..... 2024/12/27 2,647
1668248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4 .. 2024/12/27 499
1668247 발포명령 했고 국힘은 그놈 싸고 돌았으니 11 올레 2024/12/27 1,359
1668246 오징어게임2 BBC 평점은 좋네요 11 .... 2024/12/27 2,609
1668245 나경원 페이스북 58 ㅇㅇ 2024/12/27 6,480
1668244 애 다 컸다고 생활비 안주는 남편 3 ㅋㅋ 2024/12/27 4,245
1668243 발포명령 했었네요 그 미치광이 9 내란진압 2024/12/27 3,288
1668242 국민의힘 내란당은 해산되어야 하네요 14 아무리봐도 2024/12/27 775
1668241 선관위 체포조 소지품 공개 무섭네요.jpg 21 ... 2024/12/27 3,489
1668240 국힘 조경태는 왜 갑자기 13 2024/12/27 5,137
1668239 한떡수 탄핵가결 5 ㄷㄹ 2024/12/27 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