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손주 돌봐주는 분들 계시죠?

조회수 : 2,608
작성일 : 2024-12-25 01:00:48

저의 조부모와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낸 것은, 부모도 주지 못한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엄청난 축복이었어요. 그냥 학교 다녀오면 뭐라도 입에 넣어주고, 숙제하고 있으면 안쓰러워하며 등 한번 만지작거리다 가고, 누워서 빈둥거리고 있으면 이불 덮어주고, 뭔 짓을 해도 잘했다 착하다.. 종종 이 기억들이 제 인생을 지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생의 고비마다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났거든요. 막 자존감 올라가서 힘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아 내가 이러고 있는 걸 우리 할머니가 봤으면 억장이 무너졌겠지.. 정신 차리자.. 이렇게 넘어가지더라고요. 

 

오늘 초등 고학년인 제 딸아이가 좀 아팠는데, 뜬금없이 "아~ 아프니까 할머니 보고 싶다." 하는 거예요. 제 부모님도 아이 어릴 때 같이 살다시피 하면서 돌봐줬던 터라 유대감이 깊거든요. 저 얘기를 듣는 순간 너도 나처럼 우리 엄마, 아빠와의 기억을 곱씹으며 살겠구나 싶은 것이 뭔가 찡하면서 조부모의 존재에 대해 또 생각해 보게 됐어요. 

 

손주 돌봐주느라 힘드신 할머니, 할아버지 있으시면 이런 얘기가 조금 위안이 될까 싶기도 하고요, 부끄러워 말 못 하는 자식들(저처럼) 대신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IP : 118.235.xxx.14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12.25 1:03 AM (119.69.xxx.167)

    인생의 고비마다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났거든요. 막 자존감 올라가서 힘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아 내가 이러고 있는 걸 우리 할머니가 봤으면 억장이 무너졌겠지.. 정신 차리자.. 이렇게 넘어가지더라고요.

    아...이부분 읽는데 왜 눈물이 나죠ㅠㅠ
    엄청난 축복 맞네요...원글님은 축복받으신분^^

  • 2. ...
    '24.12.25 1:20 AM (183.102.xxx.152)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입니다.
    우리 아이도 외할머니의 첫사랑이었죠.
    아직도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기였다고 말씀하시는 분...

  • 3. 저 역시
    '24.12.25 3:11 AM (14.38.xxx.58)

    할머니의 사랑을 평생 기억하며 살았고 내 손주들이 나를 또 그렇게
    기억해주길 바라며 살고 있어요
    덕분에 인터넷을 뒤져가며 손주들 간식을 만들고 반찬을 만들며 행복해
    한답니다
    가끔은 할머니가 원래 하던대로 해라는 핀잔을 듣긴하지만 ㅠ ㅠ

  • 4. 조안나
    '24.12.25 5:45 AM (116.124.xxx.49)

    어머! 제가 쓴 글 인 줄 알았어요
    어쩜! 표현력이 대단하세요

    인생의 고비마다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났거든요. 막 자존감 올라가서 힘나고 그러는 게 아니라, 아 내가 이러고 있는 걸 우리 할머니가 봤으면 억장이 무너졌겠지.. 정신 차리자.. 이렇게 넘어가지더라고요.

    제가 딱 이랬거든요
    크리스마스에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 5. 맞아요
    '24.12.25 6:50 AM (125.179.xxx.40)

    뭘 많이 남겨 주는것 보다
    무한한 사랑
    중요하죠.
    그런데 그게 또 쉽지만은 않아요.
    여러 정황상
    해주고 싶어도 못해줄 수도 있고
    같이 산다고 다 님처럼 된다는 보장도 없고..

    요즘 젊은 사람들도 살기가 팍팍한
    세상이 된거 같아요.
    상황 되시는분들 육아 참여 많이 하면
    좋을거 같아요.

    우리 부부 손녀 키워주고 있어요.
    손녀가 우리에게 주는 기쁨은
    그이상이 랍니다.
    손녀 얼굴 보는 순간 웃음이 활짝~~
    너무 감사하죠

  • 6.
    '24.12.25 6:55 AM (58.140.xxx.20) - 삭제된댓글

    우리 손녀딸 4개월부터 6살까지 키우다 이사갔는데 자식에게도 못느끼던 빈둥지증후군 겪었어요
    지금도 가끔오면 할머니좋아 할머니 좋아 할때마다 행복합니다

  • 7. 그리고
    '24.12.25 9:04 AM (125.179.xxx.40)

    부부가 나이가 들어 가니
    대화가 없어져요.
    아내들이 말하기 싫을수도 있고..
    그런데 애기 얘기 할때는
    그렇게 파안대소를 해요.
    내용이 별게 아닌데도
    왜그렇게 이쁜지..
    애기 아니 었으면
    우리 부부 소본듯 닭본듯 살았을수도..

  • 8. . .
    '24.12.25 3:33 PM (222.237.xxx.106)

    맞아요. 무한 사랑

  • 9. 현재진행형
    '24.12.25 4:31 PM (114.204.xxx.218)

    초등4학년아이와 5살 외손녀를 돌봐주는데 5살 둘째의 첫번째 소원이 할머니 오래오래 사는거래요
    60이 되기직전 할머니가 됐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봐줄수 있을까요? 아침 일찍 출근하고 저녁 퇴근 빠르지 않은 부모 대신
    할머니인지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66998 극우 퇴근 4 고생 2024/12/30 1,571
1666997 냉동토란 식초물에 데치지않고 끓였어요 5 어렵네요 2024/12/30 624
1666996 연합뉴스...권한대행이 안전한나라 만들겠다라고 보도함. 3 열받네요 2024/12/30 1,898
1666995 참사 후 SNS '쏴라' 논란 이어…"이재명 다시 보이.. 19 ** 2024/12/30 4,061
1666994 2천만원 어디 두면 좋을까요 5 ㄴㄴ 2024/12/30 3,786
1666993 집회 17 파면 간절해.. 2024/12/30 1,305
1666992 튀르키예 패키지-오랜 감기후 체력이 저하되었는데 가도 될까요? 9 ㅜㅜ 2024/12/30 1,831
1666991 버드스트라이크 시 소리가 크게 나나요? 1 Fgijk 2024/12/30 1,342
1666990 갱년기 실제 체온이 올라갈수있나요 14 2024/12/30 2,736
1666989 빗나간 사랑 3 워우어워 2024/12/30 2,025
1666988 입금된후로는 변호사가 읽씹을 하네요. 13 애매 2024/12/30 4,615
1666987 우원식 만난 최상목 “헌법재판관 임명 고심 중” 10 .. 2024/12/30 4,036
1666986 오징어게임은 3일째 모든 국가에서 1등이네요(노스포) 11 스포없음 2024/12/30 2,831
1666985 윤가 도끼로 문부수고 총을쏴서라도 잡으시길 6 ㄱㄴㄷ 2024/12/30 1,098
1666984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됩니다? 24 ... 2024/12/30 1,962
1666983 아이들 설거지 언제부터 시키셨나요 26 고딩 2024/12/30 2,980
1666982 이와중에..'이재명 다시 보이네' 글, 커뮤니티 도배 논란 14 ,, 2024/12/30 1,990
1666981 윤석열 한덕수 탄핵당하고 이상민 사라지니 위패를 모신 분향소가 .. 12 펌글 2024/12/30 2,943
1666980 장나라가 이웃주민들께 빵 돌렸나봐요 42 ........ 2024/12/30 26,761
1666979 죄송)) 제주 신라/롯데/파르나스 호텔중에 6 ㅡㅡㅡ 2024/12/30 1,459
1666978 역시 유시민 !! 4 .... 2024/12/30 4,978
1666977 제주항공 참사 키운 둔덕, 지난해 콘크리트 보강 작업 4 .... 2024/12/30 2,449
1666976 내란 수괴 구속하고 제주항공 참사 제대로 조사 구속하라 2024/12/30 268
1666975 하이그로시가구에 묻은 염색약 지우는 방법 3 죄송 2024/12/30 741
1666974 Mbc 잘한다!! 35 ... 2024/12/30 17,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