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가정사가 말하면 굉장히 복잡한데, 어릴 적 부모님 이혼하고..
엄마랑 살았지만, 엄마가 남자들 만나러 다니고, 집에 잘 안 있었고요.
엄마에게 욕, 폭행도 많이 당하고 모녀 사이가 많이 안 좋아요.
그러다 제가 20대 중반 직장 잡았을 무렵, 엄마가 헛 게 보인다 하고,
정신이 미쳐 어느 날은 집에 가니 거실에 신전을 차려 놨더라고요.
당시 엄마가 굿을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상한 곳에서 받아서 정신이 말 그대로
미쳤었어요. 그날 집에 갔는데 이상한 신전 있고, 향 피워놓고는 저를 갑자기 뒤에서 때려서
경찰 부르고 난리 났었어요. 그 날로 집에서 도망 나왔는데, 남자친구가 있어서 남친 집으로 피신했습니다. 모아놓은 돈도 없었고, 집에 다시 가기 싫고, 남친 집에서 당분간 지내기로 했던 게 동거로 이어졌어요. 저는 공기업 사무직이 꿈이었는데, 그쪽으로는 매번 불합격했고, 안 풀리더라고요.
그러다 남친이 제가 영어 잘하고, 쉽게 풀어 말하는 거 잘한다 하여 학원강사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첫번째 학원에서 2년 일했고, 그 후 또 사무직 한다고 1년 동안 준비하다..
대기업, 공기업은 안 돼고, 중소기업 가도 제가 못 버티더라고요.
그래서 남친이 너는 강사로 계속 일해야 한다고 해서 두 번째 직장도 학원(대형) 들어가서 4년 일했습니다. 어느 날 남친이 "네 인생 내가 만들어줬다, 내가 설계해줬다. 나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다." 말하는거에요. 그걸 가끔 얘기했고요. 저는 감사했어요, 왜냐면, 남친 아니었으면 강사라는 직업은 생각도 안 했을 거고(당연히 돈도 못 모았을 거고), 대형 학원 생활을 버티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 인생을 남친이 설계했단 말을 듣다 보니 '이게 맞나? 누군가의 설계 아래 살아가는 게 맞나' 생각도 들고, 가까운 지인분께 얘기했더니 남친이 저 가스라이팅 하는 거 같다고 해서요.. 제가 계속 남친에게 감사하는 게 맞는 걸지, 지인분은 자기였으면 헤어졌을 거라고 하는데.. 제 인생을 본인이 계획하고 설계했다는 남친 말이 계속 신경쓰여요.
물론 남친 아니었으면 힘든 학원 생활 못 버텼을 거 같아요, 힘들 때마다 남친에게 하소연하고, 어떻게 인간 관계, 비즈니스 관계에 처신해야 하는지 매번 알려줬으니까요. 뭐가 됐든 묻고 남친이 결정 내리고, 제 인생 결정 내려주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가는 게 맞는 걸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