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민자영의 일생은 대단히 흥미로웠네요?

역사공부 조회수 : 3,114
작성일 : 2024-12-01 15:37:26

이주혁 원장 페북 펌

 

민자영의 본관은 여흥 민씨. 경기도 여주 출생이었다. 
빈곤한 양반 집안의 자녀로 자랐지만 안동김씨의 세도정치를 끝내려 개혁정치를 시도하는 흥선대원군이 간택을 단행, 그를 고종의 왕후로 책봉했다.

 

민자영은 왕후가 됐지만 고종이 귀인 이씨만 좋아했기 때문에, 한동안 왕과 자리를 함께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궁내의 여러 세력들간의 갈등관계를 이용, 자기 편을 만들고 세력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흥선대원군은 민자영의 여흥 민씨가 쇠락한 양반 가문이라 아무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완전한 오판이었다. 점점 자기 세력을 불려나간 민자영은 결국 대원군을 탄핵시키고 자기 일족들로 요직을 온통 채우기 시작한다.

 

대원군이 그토록 견제하려 했던 안동김씨의 세도정치는 그의 무수한 개혁정책이 아니라, 며느리가 끌어들인 여흥 민씨에 의해 끝났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안동김씨의 세도정치 폐해가 물론 많았다 하나, 부정부패로 본다면 여흥 민씨는 역사상 그 끝판왕이었다. 

 

민자영은 별기군이라는 신식부대를 창설해 놓지만 그 부대를 운용할 재정은 준비되지 않았었다. 밑에 돌을 빼서 위에 얹는 식으로 구 군영에 들어갈 곡식을 빼서 별기군에 지급하자 구식군의 폭동이 일어났다. 그게 임오군란이었고 민자영이 도망치자 대원군이 돌아온다.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민자영은 청나라 군대를 불러들여 대원군을 끌어내고 다시 입궐했다. 

 

여흥 민씨 척족들의 부정부패는 지독해서 재정이 텅텅 비어 가니 녹이 나오지 않고 지방 수령들은 저마다 자기 고을을 쥐어짜서 생계를 해결하기 시작한다. 민란의 시작이었다.

 

동학 농민 전쟁이 고부에서 시작해 일파만파로 치닫자 민자영은 또 청나라를 끌어들인다. 뒤따라서 제물포로 입항한 일본군은 기관총을 들고 와 동학 혁명군을 학살하고 청나라도 몰아낸다. 


자기 나라 민중이 일으킨 민란을 진압하기 위해 외국 군대를 끌어들여 나라를 전쟁터로 만들고, 이제 조선은 일본에게 통째로 먹힐 일만 남도록 만든 책임에서 민자영이 절대 자유로울 수가 없다. 

 

갑신정변이 일어나고 또다시 청이 개입하자 급진 개화파들은 급히 일본으로 망명했고, 청일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자 민자영이 이번엔 러시아를 끌어들이려 한다. 그리고 일본 공사는 일본인 낭인들을 동원해 민자영을 암살한다. 이 순간에 "나는 조선의 국모다"라고 외쳤다는 말은 환타지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일이고 실제로 그는 목숨을 구걸하였다고들 한다. 

 

매천야록에 따르면 민자영은 대단히 사치스러웠다. 실제 논문상에도 명례궁 수입이 291만냥이었을 때, 궁의 지출은 444만냥에 달했다는 기록이 있다. 엄혹하던 시기 민씨는 무엇에 그리 돈을 많이 썼을까? 궁의 지출 중 대부분이 식료비였다. 이는 연회, 다례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더 큰 지출은 고사(굿, 제사) 탓이 더 컸다. 

 

민자영은 궁중에 신당을 짓고 무당과 중을 불러들여 허구헌날 고사를 지냈고 빈객들에게 선물을 잔뜩 쥐어 보냈다. 민자영 이전의 어떤 궁주들도 이렇게 큰 돈을 들여 풍성한 연회와 고사를 지낸 바가 없었다. 화폐가치가 폭락하고 물가는 천정부지이며 일본 등으로부터 차입금이 증가하고 세수는 중간에서 탈취하는 탐관오리들로 인해 증발하던, 위기의 시대였다. 그리고 그 꼭대기에 앉아 있던 민자영은 그나마 있는 세수조차 무속인들을 부르고 이사람 저사람 불러 연회를 베풀며 저렇게  탕진하고 있었다. 1880~1894년의 일이었다. 민자영같은 이가 정권을 쥐고 있는 이상, 이미 조선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다. 

(후략)

IP : 61.39.xxx.16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12.1 3:39 PM (61.39.xxx.168)

    저는 그냥 일본 조폭에 의해 살해당한 여자로만 알고있었는데 와우!! 완전 이건 영화 몇편 만들 스토리네요?!?!!!

  • 2. 이런 걸
    '24.12.1 3:40 PM (217.149.xxx.249)

    명성황후라고 뮤지컬까지 만들어서 칭송 ㅋㅋ

  • 3. ㅇㅇ
    '24.12.1 3:41 PM (61.39.xxx.168)

    그러게요
    역사도 모르는 사람들이 일본에 시해당한 점 하나만으로 “훌륭한 사람이었겠거니” 라고 상상의 나래를 폈던 건가요?

  • 4. ...
    '24.12.1 3:43 PM (39.7.xxx.148)

    저 여자 욕하면 친일매국노 취급 했죠

  • 5. 아하
    '24.12.1 3:43 PM (61.39.xxx.168)

    민자영의 생애에 대해 더 알고싶은데 혹시 추천해주실 책 아시는분 계실까요?

  • 6. 지금
    '24.12.1 3:57 PM (218.37.xxx.225)

    중년이상 나이대 사람들 어릴땐 민비로 배웠었어요
    어느 시점부터 명성황후로 불리게 됐는데 이유가 궁금하네요

  • 7. ㅇㅇ
    '24.12.1 3:57 PM (61.39.xxx.168)

    임오군란도, 동학농민운동도 민자영 쟤 책임이 엄청 컸군요?
    와.. 진짜 신기해요
    역사책에 나오던 사건들 여러개가 모두 무속중독자인 저여자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는게..

  • 8. ㅇㅇ
    '24.12.1 4:00 PM (61.39.xxx.168)

    네, 저도 77년생인데 학교 다닐때 민비로 배웠거든요
    근데 국사교과서에 민비에 대해서는 그냥 “가난한 양반집 딸이었다, 안동김씨 세도정치를 끝낼려고 흥선대원군이 며느리감으로 점찍었다”고밖에 안나왔었어요.
    무속에 심취했다던가, 저여자 집안이 요직을 다 차지하고 부정축재를 했다는 서술은 중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엔 없었거든요.
    저는 진짜 역사 헛배웠네요

  • 9. 이주혁이
    '24.12.1 5:27 PM (211.205.xxx.145)

    누구죠?
    공신력있는 사람인지 뇌피셜인지 궁금해 찾아보니 역사관련 인물은 안 나오는데.
    역사관을 말할땐 좀 공신력있는 역사학자의 사료에 뒷받침된 글을 들고 왔으면

  • 10. 와....
    '24.12.1 6:26 PM (222.235.xxx.56)

    저도 덕분에 새로운거 알았네요.
    감사해요.

  • 11. ㄱㄴㄷ
    '24.12.1 6:46 PM (120.142.xxx.14)

    저도 뮤지컬 명성황후 유감예요. 쓸데없이 음악이 고퀄이라.

  • 12. 민비
    '24.12.1 11:49 PM (124.57.xxx.52)

    민비가 죽고 나서
    대한제국이 세워졌고
    고종이 황제가 됐어요
    그래서 사후에 명성황후로 추대된 거죠

    민비는
    우리나라 역사를 망친
    최악의 여자라고 하시는 역사 선생님도 계셔요
    저도 일정 부분 동의하구요
    일본 자객에 의한 죽음이 비극적이어서 포장되었을 뿐
    위에 써주신 부분 완전 다 사실이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53311 애플TV ‘디스클레이머‘ 심리스릴러 추천합니다~재미있어요~ 3 몰입중 2024/12/01 548
1653310 애 없는 돌싱분들 또 재혼하실 건가요? 6 .. 2024/12/01 2,045
1653309 isa계좌에서 국내배당주식 할 경우 6 .. 2024/12/01 1,136
1653308 20년 넘은 화장대를 버릴지말지 고민 8 ... 2024/12/01 1,396
1653307 나경원, 정우성 사태 등록동거혼 법안 발의 예정 8 ........ 2024/12/01 1,528
1653306 주말마다 엄마집에서 밥 먹고 오면 혈당이 5 ** 2024/12/01 4,415
1653305 30분만에 가능 or 불가능 27 속도 2024/12/01 5,403
1653304 에미레이트 비즈니스 2 .. 2024/12/01 1,130
1653303 앞코 뾰족한 어그 스타일 부츠 있을까요? 추워서 2024/12/01 219
1653302 역겨운 검사들 집단행동 4 ㅇㅇㅇ 2024/12/01 1,233
1653301 강아지 옷 사진후기 보는 것도 재밌네요 7 ㅇㅇ 2024/12/01 1,598
1653300 아프단말 피곤하단말을 달고사는 친구 4 2024/12/01 1,890
1653299 13시간 비행에 괜찮은 목베개 추천 부탁드려요 1 장거리 2024/12/01 805
1653298 프리랜서 소득신고 질문이요 2 세금공부 2024/12/01 622
1653297 남편 안경에 대한 웃픈 얘기 3 .... 2024/12/01 2,113
1653296 6인용식탁셋트 골라주세요. 8 식탁 2024/12/01 1,488
1653295 초밥용 유부 5 ... 2024/12/01 858
1653294 대통령실 "민생,치안,외교 문제 발생시 전적으로 민주.. 22 ........ 2024/12/01 2,226
1653293 지금 당나귀귀에 나오는 kbs 아나운서중 2 2024/12/01 2,172
1653292 폐렴으로 군인아들 보약이나영양제 뭐가좋을까요? 6 .. 2024/12/01 855
1653291 김장하다가 양념이 옷에 잔뜩 묻었는데 세탁 깔끔히 하는법 없을까.. 6 lolofi.. 2024/12/01 1,647
1653290 회사에서 4대보험 관리 하시는분(잘아시는분) 질문 있어요 5 .... 2024/12/01 940
1653289 형제 자매가 돈 빌려달라면 어떻게 하시나요? 29 2024/12/01 5,573
1653288 정시컨설팅받을때 진학사 아이디 알려주세요? 8 00 2024/12/01 883
1653287 소송 이혼해보신분 4 소송 2024/12/01 1,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