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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장갔다가 노모에게 혼나고 왔습니다^^

50대초 조회수 : 5,509
작성일 : 2024-12-01 15:19:39

주말에 김장한다고 하셔서 김장지원단으로 갔거든요

아무생각없이 집에서 너무너무 편하게 입는 헐렁한 니트티를 입고 갔어요

 

이 니트티로 말할 것 같으면 한 10년 이상 된 것 같은데 입다 보니 마치 제 2의 피부처럼 저에게 최적의 편안함을 선사해 줍니다, 다만 좀 나달나달해져서 올도 풀리고 약간 구멍이 난 곳도 있어 모양이 좀 그렇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실내복으로만 입는 옷이죠

 

아이고, 그런데  80노모가 그 옷을 보자마자 화를 버럭버럭 내면서, 직장생활하는 사람이 그딴 옷을 입고 댕기냐고 하시면서 당장 벗기시고 본인 옷중에 깨끗한 옷을 갈아입으라고 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전 그옷이 너무너무 아깝고 그리운 거에요, 뭐랄까 좀 나달나달하지만 퇴근해서 그 옷으로 갈아입으면 아, 이제 나만의 시간이 되었구나 하는 그런 편안함과 각성을 주는 옷이에요, 좀 낡았지만요

아침에 요리조리 눈치를 보면서 그 옷 어디 두셨냐고, (찾아서 가져갈려고요) 여쭤 봤더니

아버지가 동파방지용으로 보일러 배관에 감을거랍니다 ㅎㅎ

동파방지용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나의  니트옷, 뻥뚫린 마음을 어머니가 싸주신 김치와 깍두기, 고춧가루로 가득가득 채워 왔습니다

 

 

 

 

IP : 118.221.xxx.51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12.1 3:20 PM (118.235.xxx.121)

    내게 소중한 옷이면 그렇게 뺏기지말고 가지고 오셨어야..

  • 2. 우린
    '24.12.1 3:22 PM (118.40.xxx.35)

    조카딸이 티셔츠 하나를 그렇게 애지중지 애착해요.
    어찌나 꿰맸는지 그지옷이 따로 없다는데 님도 그렇네요ㅋ

  • 3. 실내복을
    '24.12.1 3:23 PM (217.149.xxx.249)

    왜 밖에 입고 나가셨어요 ㅠㅠ
    그리고 김장인데 니트라니.
    세탁도 힘든데...

  • 4. 바람소리2
    '24.12.1 3:24 PM (114.204.xxx.203)

    찾아오시지...

  • 5.
    '24.12.1 3:33 PM (223.38.xxx.235)

    아쉽겠지만,
    부모님댁 보일러에 감겨 마지막까지 그 역할을
    충실히 다할테니, 편히 보내주심이…

  • 6.
    '24.12.1 3:35 PM (211.235.xxx.20)

    이 분 뭘 모르시네
    시집은 거지처럼, 친정은 부티나게 차려입고 가는거잖아요

    김장에는 고추가루 묻어도 툭툭 털고
    세탁기 돌려도 멀쩡한 옷을 챙겨가야죠

  • 7. 그래도
    '24.12.1 3:41 PM (211.234.xxx.2)

    집에서만 입으시지
    나만의 옷이잖아요

  • 8. ..
    '24.12.1 4:06 PM (221.146.xxx.27)

    어머니의 딸사랑이 느껴지네요...
    부모님댁 보일러와 같이 있다고 생각하시고
    이 참에 새로운 애장품 만드세요~

  • 9.
    '24.12.1 4:19 PM (106.102.xxx.98)

    하하하~웃겨요

  • 10. ...
    '24.12.1 4:23 PM (180.70.xxx.141)

    김장인데 니트요?

  • 11. 실내복이란
    '24.12.1 4:27 PM (211.200.xxx.116)

    오래입어 얇아지고 편해진 그런옷들 소중하지 않나요? 왜 돌려달라고 말을 못하세요
    친엄마에게 왜 말을 못하지?

  • 12. ㅇㅇ
    '24.12.1 5:20 PM (49.175.xxx.61)

    그니트는 끝까지 큰일하고 가네요. 그냥 새옷사세요

  • 13. ...
    '24.12.1 6:57 PM (1.237.xxx.38)

    저도 다 떨어지고 늘어진 애장품 가디건 있어요
    엄마도 딸이 허술하게 다니면 그렇게 싫어해요

  • 14. ..
    '24.12.1 7:30 PM (118.235.xxx.102)

    저희집에도 그런 남자 하나 있어요
    고등학교 다닐때 산 빈폴티셔츠 소매 시보리 그부분이 너덜너덜하고 몸판은 구멍도 좀 있고
    애착옷인가 싶더라고요
    지금 나이가 내년이면 49세가 됩니다
    그런 애착옷을 건조기 돌려서 팔이 짧아졌는데
    못버리고 아직도 입어요
    옷이 참 튼튼하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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