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기프티콘이 있길래 중딩 딸에게 선심썼어요.
아이가 너무 좋아했고요.
어느 무더운 여름날 학교다녀온 아이가
공차 컵을 들고 왔는데
절 보더니 방울토마토 만한 굵은 눈물을 뚝뚝...
알고보니, 제가 아이에게 기프티콘을 이미지 파일로 전달한 후
제 카톡 선물함에서 안지워진 걸 홀랑 써버린거죠
당연히 모르고요. ㅠㅠ
진짜 주의력이 없고, 잘 까먹어서...
아이가 뙤약볕을 무릎쓰고
맛있는 음료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스벅까지 30분을 걸어갔다왔대요.
가서 다 고르고 결제하는데...그 다음은 말안해도 아시죠. ㅠㅠ
아이가 어른과 대면하거나, 말하거나, 곤란한 상황에서
무척 당황하고 못견뎌하는 아이인데
너무 민망했던거죠.
그리고 너무 더웠고요...
가장 더운 날이었는데
땀에 홈빡 젖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그 장면. 너무 뇌리에 남아있어요.
스벅에서 수치스러워 차마 뭐 못먹고
자기돈으로 공차에서 음료 뽑아 가지고 왔더라고요.
아이에게 백배 사죄하고 더 비싼 기프티 콘 다시 보내줬어요.
제가 주의력 없어서 그렇게 의도없이 일을 망치는 일이
종종 있어서 그럴때마다 가슴이 섬뜩해져요.
이제 대딩이 된 아이에게 며칠 전 그 얘기를 또 하고
엄마가 그때 너무너무 미안해서 어쩔줄 몰랐다 했더니
자긴 기억도 안난다네요.=.=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