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릴 때 미움 받아서 자신감이 없었는데

우너더랜드 조회수 : 2,147
작성일 : 2024-11-12 21:38:57

 

엄마가요 좀 지능이 떨어져요.

그래서 동네 아줌마들한테서 늘 무시를 받았어요.

한 동네에 있으니 얘기는 하지만 조금 말해보면 지능이 떨어진다는 걸 알거든요. 

그러니까 무시하고 또 답답하기도 하니까 그랬겠죠.

심지어는 동네 아줌마에게 사기도 당했어요.

사기치기 얼마나 쉬웠겠어요. 돈 한푼 안 버는 엄마가 그것 때문에 죽일 X이 되어서

친정으로 도망친 적도 있고요. 안 그럼 아버지 손에 무슨 사단이 났을 테니까요.

그러니 딸인 저도 같이 무시를 받고 어떤 때는 나댄다고 욕도 먹었어요.

뒷소리, 험담도 들었구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안 할수가 없었어요.

왜냐면 저는 우리 엄마같이 모자라는 사람이 아니었던 거에요.

그리고 우리 엄마는 어른이 해야 할 일을 저를 잘 내세웠어요.

자기가 잘하지 못하는 건 아니까 저를 내세웠던 건데 저는 그 자리가 애가 낄 자리인지 뭔지

모르고 하라면 하는대로 했다가 어른들이 보기에는 제가 애같지 않게 나대는 것 같이 보였겠죠.

 

이런 가정사가 있는 애는 학교에서도 별로 챙김 받지 못해요.

선생들도 돈 많이 내는 학부형이 있는 애 챙기지 저같은 애는 그냥 관심 밖이죠.

그래서 별로 학교에서 존재감 없고 자신감도 없고 친구도 없고 뭐 거의 없고, 없고를 

장착하고 있던 애였던 것 같아요.

과외도 못하고 학교에 엄마도 오는 일도 없고 그러니 그닥 자신감도 없고 그저 키만 큰 애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에서야 저를 보니까 저는 꽤 머리도 좋고 괜찮은 애였던 거에요.

대학도 아주 좋은데로 갔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교육은 제게 참 많은 걸 주었어요.

처음에 대학에 와서는 제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잘 몰랐어요.

하지만 대학을 다니면서 조금씩 내가 어떤 부족한 부분이 있고 어떤 아이들이 부럽고

어떤 성격이 좋아보이고 하는 것들이 보이더라구요.

좋은 대학이라 주변에는 어떤 측면에서건 좋은 사람, 수준 높은 사람들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게 내가 고등학교까지와 집에서만 듣고 배운 거랑은 너무나 다른 

세상이었거든요.

그 이후로 내게 부족한  그런 점들을 의식하면서 살아왔어요.

좋은 부모를 갖지는 못했지만 그런 가정에서 큰 친구들이 보이는 모습들도 생각하고

좀 더 나은 나로 만들려고 노력을 꽤 했고 요즘은 그렇게 살아온 저는 저라는 사람이

맘에 들고 좋아요.

교양이 없지도 않구요 나이 들었지만 어디서든 대화에 막힘없이 끼어들

지식 내지 자신 있고 외국어도 꽤 하고 자신만의 잘 하는 것도 하나쯤 있고 그래요.

그래서 지금은 그렇다고 나서지도 않습니다만 

어린 시절의 저처럼 그렇게 자신감 없지도 않고 얼굴이나 몸은 나이 들었어도

입을 열면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남들도 알만한 사람은 알지 않을까 싶어요.

부자는 아니지만 오늘 말고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하루도 감사하고 

나이들수록 인생 일희일비 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네요.

 

IP : 49.164.xxx.11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1.12 9:41 PM (211.243.xxx.94)

    얼굴은 모르지만 내공이 상당하실 거 같아요.
    잘 사실 거에요.
    멋지시네요.

  • 2. ,,,,,
    '24.11.12 9:46 PM (218.147.xxx.4)

    님 멋집니다
    님 같은 분은 나서지 않아도 대화하면 다 알아보죠 진국인걸

  • 3. 듣고보니
    '24.11.12 9:50 PM (24.44.xxx.254)

    저와 비슷하네요.

  • 4. 저는
    '24.11.12 9:52 PM (118.235.xxx.170)

    이 나이에도 엄마 원망하고 분노가 자주 올라오는데
    님은 대단하시네요
    저도 님처럼 똑똑했으면 그랬을까요
    전 알고보니 그렇게 똑똑하진 않았던 거 같아요

  • 5.
    '24.11.12 10:27 PM (218.238.xxx.229)

    좋으시겠어요 저는 어릴때 생각하면 머리가 덜 열려있었던것 같아요

  • 6. 저는
    '24.11.12 10:40 PM (125.188.xxx.2)

    지능은 정상 범위인 엄마인데 집안의 호구라 저까지 집안의 호구로 보는 자들 때문에 오늘도 분노감이 치밀어서 한바탕했는데 원글님은 참으로 올바른 분이에요. 쉽지않은 일인데
    호구 부모를 둔 자식은 매일 전쟁터로 나가는 기분이거든요.
    암튼 원글님 멋진 분이세요.
    저는 그릇이 작은 것 같네요.

  • 7. 7878
    '24.11.13 5:24 AM (183.105.xxx.144) - 삭제된댓글

    원글님 몇살이세요? 67년생 저는 여상 가래서 졸업하고는
    바로 세상으로 내던져졌어요. 못배워도 인격 품성 좋은
    부모 아래 가정교육 제대로 받고 화목한 집안이었으면
    제가 제대로 성장했겠죠. 실제 제 친구들 그런 애 많고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 평생 그럭저럭 행복하게 잘 살아요.
    이 나이에 부모탓 환경탓 하기 싫지만 제 어릴 때 생각해보면
    그런데서도 살아 남아 이만큼 사는 제가 대견하기도,
    어린 날의 트라우마가 아직도 지배하는 지금이 지긋지긋하기도,
    30년 넘게 자식들이 부양하는데 오래도 살고 있는 제 부모가
    이젠 진저리 나기도 해요. 지능이 모자란데 딸을 대학에도
    보내고 잘 성장하도록 지켜주긴 했길래 나이를 물어 봤어요.
    67년생 서울 변두리지만 한반 70여명 중에 10%정도 실업계
    갈 정도로 80년대 초에도 여자애들 대학 보내는 분위기였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6282 어릴 때 미움 받아서 자신감이 없었는데 6 우너더랜드 2024/11/12 2,147
1646281 여대에서 공학으로 바뀐 대학 8개 명단 23 ㅅㅅ 2024/11/12 7,409
1646280 조은산 님을 찾습니다 11 시무7조 2024/11/12 3,730
1646279 예비고3 뭘 해야 하나요? 3 ㅇㅇ 2024/11/12 841
1646278 심리 잘 아시는 분.. 한번만 봐주시길 부탁 드려요 9 d 2024/11/12 2,458
1646277 부라보콘 사왔는데 슬프네요ㅠㅠ 34 해~태 2024/11/12 13,866
1646276 제가 우겨서 수입한 상품이 있는데 . 24 하오 2024/11/12 6,781
1646275 수능 배치표는 어디서 구해요? 8 샴푸의요정 2024/11/12 941
1646274 법률전문가들, '윤대통령 의혹 불기소' 유엔에 긴급개입 요청 8 오죽하면 2024/11/12 2,137
1646273 탈모영양제 또 추천해요 25 탈모영양제 2024/11/12 3,540
1646272 간편 간식 찾다보니 빵,떡, 과자먹네요. 3 간편 2024/11/12 1,607
1646271 맛있는 고구마말랭이 추천부탁드려요 1 ... 2024/11/12 595
1646270 손아귀힘이약하니 일상이힘드네요 15 ".. 2024/11/12 3,035
1646269 임시치아는 원래 간호사가 해넣나요? 12 ㅇㅇ 2024/11/12 1,980
1646268 약사님들, 처방약에 제가 약 좀 추가해도 될까요? 1 건강 2024/11/12 858
1646267 혹시 보살=무당을 의미하나요? 8 의미 2024/11/12 1,667
1646266 트럼프가 일부러 에이전시 5 ㄴㅇㅈㅈㅎ 2024/11/12 1,565
1646265 검찰, 김건희 500만원 돈봉투 사진 확보 26 ........ 2024/11/12 18,830
1646264 별 일을 다 겪어보네요. 15 ... 2024/11/12 8,243
1646263 네이버플러스멤버쉽 회원이 시리즈온 가입하면~~ 3 네이버 플러.. 2024/11/12 1,270
1646262 지방흡입수술 후 가슴이 너무 커졌어요 9 2024/11/12 4,301
1646261 요즘 대학생들은 사회 정의 정치에 관심이 없나요? 26 아름다운 2024/11/12 2,135
1646260 다음주 다낭 가는데 어떤옷을 준비하면 3 처음이야 2024/11/12 865
1646259 여대는 사라져야합니다 35 여대 2024/11/12 5,323
1646258 옛날책.. 찾아주세요 3 2024/11/12 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