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무래도 먹는 낙에 사는 거 같아요
보람찬 직업도 있고 가족 간 사이도 좋고
친구도 많고 취미 활동도 잘 하는데
제일 즐거운 건 먹는 거네요
냉장고 비우기 하면서 알차게 잘 해먹었어요
냉동해 둔 토마토로 파스타 여러번 해 먹고
푹 익은 아보카도, 사워크림 사서 나초 여러번 해먹고
삼겹살에 파무침 무생채로 저녁 먹고
냉동실에 빵 짜투리들도 감바스 해서 알뜰하게 먹고
사워크림 조금 남은거 아까워서
레시피 찾아서 파운드 케익 굽고
인기 없는 땅콩 버터로 땅콩소스 만들어서 월남쌈 해 먹고
반려 고등어 드디어 구워 먹고
냉장고 비운다고 그 어느 때부터 화려하게 먹었네요
근데 아직도 냉동실에 뭐가 참 많아요
뭘 그리 사다 얼려놨을까요 아직도 한참 더 해 먹어야 해요
나이 오십 넘으니 웬만한 건 다 손맛이 착착 붙어서
하는 음식 마다 너무 맛있고 뿌듯해요
친정 엄마가 밥 하는 거 그렇게 좋아하셔서
지금 팔순 넘으셨는데도 매일 매일 진수성찬으로 두분이 차려 드시고 행복해 하세요
집밥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잘 만나셨죠 ㅎ
저처럼 밥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어디 그룹홈 가서 주방 봉사라도 할까요ㅜㅜ
살만안찌면 전 하루 열 끼라도 밥해 먹을 거예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