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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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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재미있는게 많은 50대 아줌마 - 노르웨이 여행 & 책 수다 ^^

죽어도좋아 조회수 : 5,122
작성일 : 2024-11-03 09:20:30

역시나 길어요 ^^ 저란 사람 수다쟁이 인정!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5060 친구들도 안녕?

올 1월, 박식한 82님들 덕분에 책의 세계에 인도되어 책 속에 발 푹 담그고 슬기로운 독서 생활을 하며 사는 이야기도 몇번 올리고 했는데 벌써 11월이네요 @@

사실 시간이라는게 멀리서 보면 탄생일부터 죽는 날까지 한덩어리지만 달력이라는 것에 맞춰 살다보니 사계절의 나라에서 지금은 계획을 세우고 일을 벌이기 보다는 마무리에 접어들기 적합한 시기처럼 느껴지죠 

그러나 그런 시간의 틀에서 나를 돌아본다는 뜻의 마무리라는 말은 어울리지만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때든 시작하고 즐기면 된다는 사고의 자유로움과 여유가 생기는 것이 나이든다는 것의 좋은 점이 아닐까 해요 

짧고 굵은 올 가을, 제가 사랑에 빠진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나눠볼게요 

 

 

사랑에 빠지다 I 

 

아빠가 돌아가시고 치매 엄마와 함께 산지 3년 반, 엄마가 해주신 것이 너무 많아 당연하다 생각하며 모시기 시작했지만 누구나 짐작하듯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어쩌지 못해 공황발작까지 일으키며 119도 불렀던 시절도 지나고 ㅎㅎ 이제는 데이케어에 나가시는 엄마만의 규칙적인 일상이 생기니 저도 그에 맞춰 저만의 시간도 갖고 부딪힐 만한 일은 요리조리 싹싹 피하는 요령도 생겨서 매우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어요 ^^

그런데 지난 여름, 너무나 매끄럽게 흘러가던 관계가 심심했던지 엄마가 매일 던지지만 더이상 안 걸리는 낚시줄에 걸려 선을 넘고 감정배틀을 하게 되었고 나만 왜 이러고 사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어 해외여행을 결심했죠 

엄마와 떨어져있는 시간이 필요했고 저도 다른데에 시선을 돌리며 여행하고 나면 엄마나 저나 서로 좋을거란 생각에... 돈벌어서 이럴 때 써야지 하며 노르웨이를 갔는데 인생 여행을 하고 왔어요 ^^

 

여행 장소에 관한 만족과 추억은 순전히 개인 취향인데 저에게 노르웨이는 다니는 내내 입 밖에 함부로 내기는 조심스러운 말이 마음 속에 떠오르는 여행지였어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라는 

누가 보기엔 끝없이 보이는 피요르의 고요하나 깊은 바닷물과 1000미터는 기본인 거대하고 높은 산들, 뜨문뜨문 흩어진 집들 말고는 볼 것이 없다고도 하는데 저에겐 눈이 번쩍 뜨이는 나라였어요 

한국같은 경우 날씨로 인한 수해가 잦아서 물가에 집을 짓는 일이 거의 없는데 그 깊고 넓은 바닷물 찰싹대는 바로 그 물가에 쪼르르 지어진 집들도 신기했고, 눈들어 보면 내 시야는 하늘과 높은 산 딱 둘로 나눠지는 그 땅이 신기했고, 천미터 산꼭대기에서 우당탕쿵탕 천둥소리를 내며 하얗게 부서지는 폭포들의 포말과 귀를 때리는 소리가 신기했고, 한국같으면 그런 폭포 하나면 사람들이 바글거리며 모여들었을텐데 그런 폭포가 널려있어도 구경하는 사람이 어쩌다 한두명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태반인 것이 신기했고, 가구 수가 매우 적은 동네들 사이사이에 시냇물도 흐르고 집 옆 작은 계곡에도 물길이 흐르는데 잔잔하고 투명한 물색의 물은 보기 힘들고 다들 땅에서 솟구쳐 넘치는 물을 주체 못하듯 콸콸 하얀 포말 가득한 엄청난 수량의 물들이 뿜어져 넘치듯 흐르는 모습이 신기했고, 간간이 보이는 집들도 지붕 위에 풀을 덮은 모습이 집조차 자연의 일부인양, 잡초같고 곰팡이처럼 토지의 일부인양 자연스럽게 섞이 모습이 신기했어요 

 

특히, 보이는 지형이라고는 높은 산과 넓은 피요르, 갈색 땅 뿐인데 시시각각 변하는 그곳 날씨가 그 단순한 배경을 휘황찬란한 그림들로 계속 바꾸어나간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회색 구름이 잔뜩 껴있다가 비가 내리고 온 세상이 검은 회색으로 덮여 수묵화 같다가도 해가 쨍 나면서 거대한 산들 위로 더 거대한 쌍무지개가 뜨면 세상은 8k 고화질 컬러화면으로 싹 바뀌고, 어디선가 양떼 구름이 몰려와 산을 덮고 집을 덮으면 여기가 지상인가 천상인가 하게 되고, 산자락의 사과나무 밭을 걸으면 빨간 방울 장식을 한 크리스마스 트리들 사이를 걷는 듯하고, 양떼들이 양떼 구름 밑에서 평화롭게 풀뜯는 옆을 지나가도 저는 아랑곳 없이 자기 할 일 하며 풀뜯는 모습을 보면 저는 양떼를 그린 대형 그림 액자 옆을 지나가는 기분?

저녁을 먹고 밖에 나가면 사람도 없고, 가정집에서 키우는 개도 없고, 길가 들짐승도 없고, 벌레조차 안보여 길에 있는 생명체라고는 저 하나 밖에 없는 넓고 황량하기까지 한 길을 마냥 걷다보면, 어둠이 내려앉고 검은 하늘 밑 더 검은 땅에 서 있으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그곳은 마치 지구가 아닌 화성이나 금성, 달나라에 와있는 기분?

 

밤에 자다가 너무 환해서 벌써 아침인가 하고 보니 달이 숙소 창 안에 딱 들어맞아 달빛을 한가득 비춰주고 있어서 일어나 창을 여니 100프로 무공해 산소가 밀려들어와 흡~흡~ 들이마시며 여기선 많이 마셔주는게 남는거라고 혼잣말 ㅎㅎ

열심히 청정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달빛 샤워를 받다가 배가 불러 하늘을 보니 헉.. 하늘에 별이 꽉 차있는걸 목도하고 새벽 2시에 밖으로 뛰쳐나감

내가 아는 모든 별자리와 그 뒤에 가득 깔린 별들, 별들,...

한밤중이지만 그리 어둡지 않은 별이 빛나는 밤, 어릴 적 아빠가 사다주신 북유럽 동화집에 나오던 단순한 모양의 집과 가문비 나무와 달과 별이 있는 그곳에 제가 가 있더라고요 @@

그렇게 흥분된 상태로 몇시간 못자고 일어나 일출을 맞으러 나가 걸으면 처음엔 검게만 보이던 세상에 나무도 나타나고 멀리 호수도 생기고 더 멀리 산맥도 솟아오르고 별장으로 쓰는지 사람이 없는 집들도 하나둘 눈에 들어와요 

아주 조금씩 하늘색이 바뀌며 해가 산자락에 가까이 올라옴을 느끼며 걸을 땐 이 지구에 저 혼자만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평생 잊지못할 순간입니다 

 

그렇게 걷다보니 땅에는 육무가 깔리고 하늘에 가로로 길게 밧줄처럼 걸쳐진 검은 회색 구름 뒤로 붉은 띠 구름이 한줄 걸쳐지고, 중간중간 새끼꼬듯 회색과 붉은 구름이 한번씩 교차하며 가문비숲의 실루엣 위에 평행으로 오묘하고 신비롭게 겹겹이 놓인 하늘은 뭉크의 절규 그림 속 핏빛 하늘 그대로였어요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워서 보고 또 보고.. 보면서 믿기지 않고.. 육무가 사라지고 하늘도 하늘색을 되찾은 후에야 자리를 떠서 숙소로 걸어갔죠 

매일 그렇게 일출과 일몰을 보며 감격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흥분하며, 기름기 쏙빠진 노르웨이 고기조차 노르웨이스럽게 맛있고, 땅콩버터 말린건줄 알고 먹은 브라운 치즈 맛에 반해 최애음식이 하나 추가되고, Å,Ø,Æ,å,ø,æ 와 같은 글자를 보니 이건 이국적인 분위기를 넘어 외계스런 분위기의 나라이고, 무엇보다 인간의 영역 밖의 거대한 자연 속에 살아가려면 그냥 자연에 순응하고 복종하며 살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 노르웨이라는 나라에 깊은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여름에 다녀온 여행이지만 세달째 앉으나 서나 노르웨이 생각에 빠져 살아요 ㅎㅎ 

 

여행 사진 들여다보는 것으로 모자라 노르웨이 책을 찾아보다가 욘 포세라는 작가 책을 빌려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작년 노벨문학상을 탄 작가라네요 ^^ (올해 한강 작가님 노벨상 수상까지 완전 읽을거리 넘치는 가을~)

그런데 이분의 글들은 제가 처음 접해본 스타일이면서 (제가 그리 많은 책을 읽지 않아서..) 묘하면서 치명적인 매력이 있어서 언뜻 줄거리나 사건 사고가 전혀 없는 글인데도 파도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듯, 도돌이표 후렴구를 끊임없이 부르듯,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하다보면 시간가듯 넋놓고 읽다보면 어느새 강가에 있던 내가 강물에 들어가 완전히 잠기고 팔다리 힘빼고 물결에 몸 맡기고 둥둥 떠가다 어느 순간 바다 한가운데임을 알고 전율을 느끼는 것 같다고 할까...매우 신기하고 묘함

문장도 인물도 스토리도 완전 미니멀리즘!

읽다보면 내가 그 등장인물의 껍데기를 쓰고 그 사람이 되어 글 속에서 살아가는 착각!

 

아침 그리고 저녁 (하루의 시간과 인생의 시간에 대하여 잔잔하게 전율이 퍼져가는 글)

멜랑콜리아 I, II (여기의 파트 II 는 늙음과 치매에 대한 책 중에 최고!!!) 

3부작 (샛노란 금에 새파란 진주가 박힌 팔찌의 여정, 그리고 새의 양날개가 된듯 하나가 되어 푸른 하늘을 날아가는 남자와 여자 ㅠㅠ) 

샤이닝

저 사람은 알레스

보트하우스

기타맨

가을날의 꿈

오누이 (어린 아이의 시선과 마음이 가감없이 담긴 글과 노르웨이에 살아본 사람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이 있는 동화책) 

Septology

 

이번에 읽은 책들인데 구체적인 특정인이 아닌 인간 자체의 모습, 그런 인간들 간의 관계에 관하여 수식과 꾸밈은 다 걷어내고 알맹이만 다룬 매혹적인 글에 빠져 번역되어 나온 책, 동화책까지 다 읽고 미번역본은 영어판으로 구해서 읽고 있어요 

그것도 모자라 노르웨이어도 독학으로 시작해서 매일 아침 한시간씩 온라인으로 공부해요 ㅎㅎ

남편이 저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못말리는 아줌마라고... 

노르웨이 글자만 봐도 눈이 번쩍 뜨이고, 어디서 노르웨이나 오슬로 소리만 들어도 귀가 쫑긋서는 저는 60이 코앞인 나이에 이렇게 가슴뛰고 설레이는게 생겼다는 것만으로 행복합니다 ~~~~~~
누군가를, 무언가를 사랑하게 되면 더 알고 싶고 더 보고싶어 한다는 말이 맞아요 ^^

 

그리하여, 저의 노르웨이 여행은 한국 와서도, 방구석에서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다음 목표도 생겼어요 

하얀 눈에서 뒤구르고 시린 공기를 몸에 가득 채우고 별 가득한 하늘과 눈덮힌 하얀 산들이 피요르 바닷물에 거울처럼 비치는 모습을 보는거요 

겉모습은 거대한 바이킹족이나 속은 낯도 가리고 순하고 비교나 경쟁과는 거리가 멀게 자기 자리에서 살아가는 노르웨이 사람들과 노르웨이어 몇마디 나눠보는거요 

여행갔을 때 친절하기 그지없는 노르웨이 기사분과 친해져서 여행 내내 이야기도 많이 하고 노르웨이에 대해서도 듣고 아주 즐겁게 지냈거든요 

제가 거대한 자연과 우주 앞에 한낱 작은 인간이라는 걸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그곳이 좋아요 

사람이 우선이고 사람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시끄럽고 복잡한 세상에 살다보니 자연은 자연같고 사람은 사람같은 곳이 마음에 들어오네요 

 

수다인만큼 말 나오는대로 떠든 점 이해해 주시고요 ^^ 실은 사랑에 빠진 이야기가 더 있는데 넘 길어져서 여기서 그만~

가을의 막바지인데 집앞 단풍도 즐기시고 책도 즐기시고 나만의 조용한 시간도 즐기시며 행복한 주말 보내봐요 ~

 

 

 

 

 

IP : 37.140.xxx.214
4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4.11.3 9:29 AM (119.193.xxx.110)

    글을 참 잘 쓰시네요ㆍ
    저도 노르웨이에 갔다 온 느낌이예요ㆍ
    한동안 놓았던 책도 좀 읽어야겠어요~

  • 2.
    '24.11.3 9:32 AM (211.243.xxx.94)

    치매 엄마 모시고 살면서 노르웨이 혼여에 노르웨이어 공부에 독서에 살림에 너어무 바쁘실 거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 3. ...
    '24.11.3 9:36 AM (115.138.xxx.249)

    글이 직업인 작가가 쓰신 여행기 같아요
    너무 생생하네요
    저도 내년 여름엔 미뤄두었던 북유럽 여행 다녀오고 싶네요
    현실은 발목 골절로 수술받고 아직 재활 중이네요 ㅜ

  • 4. ..
    '24.11.3 9:38 AM (211.176.xxx.21)

    노르웨이 가고 싶어요. 원글님 긍정 에너지, 실천력 부럽습니다.

  • 5. ...
    '24.11.3 9:42 AM (1.177.xxx.84)

    오...멋지세요.
    이제 겨울에 오로라 보러 가시면 되겠네요.
    겨울 노르웨이 여행기 기대됩니다.

  • 6. 한마디로
    '24.11.3 9:42 AM (1.240.xxx.21)

    자연은 자연 같고
    사람은 사람 같은 곳이
    노르웨이네요.
    여행 계획 같은 건 없는데
    원글님 글 읽으니
    노르웨이는 꼭 가서
    그 아름다운 자연에 푹
    빠져보고 싶네요.

  • 7. phrena
    '24.11.3 9:45 AM (175.112.xxx.149)

    오~ 82의 품격을 올려주시네용

    원글님 같은 칭구 있음 행복할 거 같아용 ㅜ

    원글님의 섬세한 관찰력과 감수성으로 영화평도
    한번 풀어봐 주세용^^

  • 8. 여행
    '24.11.3 9:55 AM (118.38.xxx.219)

    여행가시면 엄마는 단기 알바로 요양보호사 쓰셨나요?
    치매 어머니 모시면서 활기 있기 쉽지 않은데 장하십니다.
    저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 9. 어머
    '24.11.3 9:57 AM (39.7.xxx.140)

    이렇게 친절한 여행글 이라니~~
    앉아서 자연풍광 수려한 노르웨이를 다녀온 느낌 입니다 ㅎ
    사랑에 빠진게 뭔지 얘기해 달라고
    계속 조르고 싶네요

  • 10. 00
    '24.11.3 10:06 AM (175.192.xxx.113) - 삭제된댓글

    멋져요~~
    노르웨이 여행계획 저도 세워볼까봐요..
    북유럽은 인청차별이 심하다던데 어떠셨나요?

  • 11. ..
    '24.11.3 10:09 AM (220.119.xxx.111)

    저토록 생생하게 아름다운
    노르웨이를 다녀오셨다니
    부럽습니다
    자유여행으로 다녀오셨나요?
    저도 노르웨이 꼭 가보고 싶은데
    자유여행은 엄두가 안나고
    패키지는 노르웨이만 가는게
    잘 없네요
    이글 읽고 오슬로까지 항공편 검색해봤네요
    이검색이 계속되어
    언젠간 꼭 노르웨이로 여행떠날수 있길
    목표로 삼아봅니다

  • 12. ^^
    '24.11.3 10:16 AM (118.235.xxx.233)

    아침부터 친절하고 예쁜 댓글 남겨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여행님,
    힘드시죠
    저를 온몸으로 사랑으로 키워주신 엄마라 사랑한다는 말을 그렇게 만히 해드렸지만 치매라는 이유로 말이 안통하고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은 엄마를 대하는 건 참 쉽지 않아요
    하지만 이제는 치매라는 상황을 머리 속 맨 앞자리에 새겨두고 엄마를 대하니 쓸데없는, 그러나 보호자만 힘들게 되는 감정낭비를 안하게 되네요
    그러나서 훨씬 편해졌어요

    여행 동안은 남편이 챙겨드렸어요
    저도 에전에 남편에게 중요한 시기에 제가 애써 도와준걸 알아서 이제는 저를 도와줘요
    그렇게 해주면 제가 기분좋게 돌아와서 남편에게 잘해주고요 ㅎㅎ
    살다보면 일은 끊임없이 생기는데 그 안에서 완벽한 타이밍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나마 한두가지가 맞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며 하고싶은 것 하며 살아요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다음에는 제가 도움을 주고.. 그렇게 가족과 이웃과 함께요
    데이케어 원장님과도 상의드리고 조절할건 조절하고요
    나라에서 해주는 단기휴가도 알아봤는데 낯선 곳으로 가셔서 받을 충격도 걱정되서 그건 제했고요

    치매는 오래 봐야 해서 보호자의 몸과 정신의 건강이 중요해요
    너무 환자를 위해서 다 포기할 필요도 없고 나 자신을 갈아넣을 필요도 없고 내가 해드릴 수 있는 수준에서 해요
    엄마 안계신 시간에 운동도 하고 전시회나 공연도 가고 혼자 숲길 걷기도 하고 당일치기 혼여도 하고…
    요즘 지자체 지원으로 2-3만원이면 하루 종일 지방 관광명소 데려가서 종일 구경시켜주는 상품도 많아서 서울에 내려주니 그것도 부담없어 좋아요
    여행님, 힘내셔요

  • 13. 답글
    '24.11.3 10:26 AM (118.38.xxx.219)

    감사합니다..

  • 14. 놀웨이 여행
    '24.11.3 10:27 AM (118.235.xxx.233)

    제가 워낙 사고뭉치 천방지축에 모험심이 강해서 남편이 패키지 아니면 맘이 안놓여서 안된다고 해서 일정 빡빡하지 않은 북유럽 패키지로 커플들 속에 혼자 껴서 다녀왔어요 ㅎㅎ
    그래도 금방 친해지고 저 혼자라고 다들 잘 챙겨주셔서 재밌게 다녔고요
    노르웨이가 5일로 메인 여행지이긴 한데 보통은 노르웨이 가는 김에 유적지나 볼거리 찾는 여행객들 입맛도 맞춰줘야 하니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도 수도 중심으로 하루씩 끼워넣죠
    그래도 여행이 느슨한 일정이라 아침 저녁으로 저 혼자 많이 돌아다녔어요
    온동네 뒷골목, 산길, 호수나 바닷가 주변,등 발길 닿는대로 엄청 다녔는데 그게 훨씬 기억에 남고 재미있었어요
    교통편이나 숙소, 자잘한 귀찮은 일들은 여행사의 도움을 받으며 편허게 다니고 여유 시간엔 저만의 여행을 하고 그런거죠
    저의 다음 목표인 겨울 노르웨이는 노르웨이만 가는걸로 하려고요

  • 15.
    '24.11.3 10:33 AM (223.38.xxx.40)

    저도 요네스뵈의 소설에 빠져 노르웨이가
    친근하게 느껴져서
    꼭! 가봐야 할 곳 1순위예요.
    이번 크리스마엔 노르웨이가 배경인 영화들을
    볼 예정입니다.^^

  • 16.
    '24.11.3 10:33 AM (14.38.xxx.186)

    노르웨이 다녀왔에요
    님 글로~~~
    어느 여행사인지 궁금합니다
    그런 패키지 좋을것 같아요
    여유로운

  • 17. ***
    '24.11.3 10:35 AM (58.232.xxx.53)

    와~~
    감사합니다.
    저도 60코앞, 6월에 노르웨이다녀왔어요
    말로, 글로 표현못할 장엄한 가슴벅참을
    느꼈는데 원글님이 제대로 표현해 주셨네요.
    저장하려고 댓글답니다.

  • 18. 나도할수있다
    '24.11.3 10:40 AM (114.205.xxx.142)

    어머 패키지 혼자 갈수 있어요
    콕찝어서 무슨 여행사 상품이 널널인가오?
    그정도라면 저도 트라이할수 있겠어요
    알려주세요...^^

  • 19. 로그인
    '24.11.3 10:40 AM (117.110.xxx.40)

    우와 로그인하게 만드는 글이예요. 님 글 저 프린트해서 읽어요. 이런 생생한 여행기 제가 직접 가본 듯 합니다. 감사감사합니다. 또다른 글과 여행기 기대할께요~~

  • 20. 여행
    '24.11.3 10:48 AM (118.235.xxx.10) - 삭제된댓글

    노르웨이와 사랑에 빠지신거 축하드려요^^
    노르웨이 작가책도 추천 감사드리구요.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는 노르웨이의 평화로움과 자연풍경..저도 계획을 세워볼까봐요..
    힘든와중의 여행..
    원글님께 항상 평화가 함께 하길~

  • 21. 저도
    '24.11.3 10:48 AM (118.33.xxx.54)

    여행상품 알고싶어요
    내년 50인데 혼자떠날 용기가 필요하네요
    글 잘읽었어요

  • 22. 하늘하늘
    '24.11.3 10:48 AM (118.235.xxx.52)

    감사합니다. 노르웨이 여행기^^

  • 23. 플랫화이트
    '24.11.3 10:51 AM (118.235.xxx.68)

    노르웨이와 사랑에 빠지신거 축하드려요^^
    노르웨이 작가책도 추천 감사드리구요.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는 노르웨이의 평화로움과 자연풍경..저도 계획을 세워볼까봐요..
    힘든와중의 여행..
    원글님께 항상 평화가 함께 하길~

  • 24. 노르웨이
    '24.11.3 10:59 AM (125.140.xxx.141)

    몇년전에 자유여행으로 다녀왔어요
    피오르 죽기전에 보려구^^
    자연경관이야 두말할것도 없고
    (저도 이제 죽어도 여한없다 싶었어요 노르웨이와 남미 다녀오니)
    저는 그나라 사람들
    인정미에 정말 감동했어요
    자유여행이라 당황스런 상황이 종종 생기는데
    그때마다 현지사람들 도움을 분에 넘치게 받아서...
    지금도 고마움 가득합니다

  • 25. 홍홍
    '24.11.3 11:31 AM (59.12.xxx.33)

    검색해보니
    세상에 없는 여행 ㅡ 하얀밤 푸른숲 북유럽일주 9박 12일
    onlytour.co.kr
    여기 다녀오신것 같아요
    나라 수랑 노르웨이 5박 딱 일치해요
    저도 이런 패키지 찾고있었는데 덕분에 알게 돼서 감사하고
    저는 지금 앓고있는 병 내년에 수술할것 같은데 그 후에 꼭 북유럽 가보고 싶네요

  • 26. 멋집니다
    '24.11.3 12:08 PM (1.233.xxx.102)

    북유럽패키지 혼자요? 우와
    노르웨이에 가 보고 싶게 하는 멋진 여행 후기네요.

  • 27. 노르웨이
    '24.11.3 12:27 PM (1.227.xxx.107)

    여행기 잘봤어요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저도 가고싶네요

  • 28. 감동
    '24.11.3 12:58 PM (125.183.xxx.96)

    글을 읽으며 노르웨이 어딘가에 서있는 기분이 들만큼
    너무나 감동적인 글이에요.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이토록 벅차게 드는 건 처음이에요.

  • 29.
    '24.11.3 1:05 PM (203.170.xxx.203)

    노르웨이 원글님 덕분에 급관심이 가네요^^ 저도 계속 여행중인데 올해초 하와이 한 섬에서 캐년바라보며 ‘그래 난 이제 ㅈㅇ도 괜찮겠다’ 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오더라고요~! 더 나이들기전에 쎄게 돌아다녀보려구요. 원글님의 여행도 계속되시길^^

  • 30. 어머
    '24.11.3 1:47 PM (1.235.xxx.154)

    덕분에 다음 여행지 정했어요감사합니다

  • 31. 휴..
    '24.11.3 2:03 PM (220.117.xxx.100)

    그동안 시간지나 가라앉아 맑아진 물이 휘이 저어서 흙탕물이 되듯 글쓰느라 기억들을 소환했더니 또다시 노르웨이 조각들이 둥둥 떠나니며 괴로워지네요
    물론 즐거운 괴로움이지만 ㅎㅎ

    바글바글한 정자들 중에서 하나만 난자를 뚫고 들어가 수정란을 만들듯 여러 여행지 중에서 특별히 내 맘을 뚫고 들어와 잊지못할 여행으로 남은 곳들이 다들 있으시죠
    그런 곳 하나쯤 품고 있다면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힘입어 추억을 타고 언제든 그곳으로 떠나 흐뭇하게 다닐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요
    누군가와 공감할 상대를 만난다면 그 추억은 두배가 될 것이고요

    노르웨이는 저도 생각지도 못한 곳이었는데 친구의 버킷리스트 중 1위인 나라라 옆에서 관심갖고 얘기 들어주다가 저까지 풍덩~ ㅎㅎ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적지 찬란하고 볼거리 가득한 나라도 재미있었지만 오히려 뭐가 없어서, 인간이 뭘 해도 티도 안나는 거대하고 웅장한 자연 속으로의 여행은 지구의 끝이자 시작의 느낌이 들어 아주 색다른 여행이었어요
    태고, 원시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생각되는 동시에 지구에 외계나 우주로 나아가는 나아가는 길이 있다면 노르웨이가 그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이자 발구름판이라는 생각도 든..
    모두들 가슴에 품은 여행의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 32. ㅇㅇ
    '24.11.3 2:37 PM (39.114.xxx.84)

    원글님 노르웨이 글 아름다운 여행기네요

  • 33. 203
    '24.11.3 2:43 PM (125.185.xxx.9)

    참고할께요
    검색해보니
    세상에 없는 여행 ㅡ 하얀밤 푸른숲 북유럽일주 9박 12일
    onlytour.co.kr

  • 34. Lilac
    '24.11.3 3:10 PM (211.202.xxx.41)

    천천히 읽을게요

  • 35. 노르웨이
    '24.11.3 3:12 PM (116.14.xxx.78)

    댓글 잘 안 다는데 댓글 달고 싶어서 일부러 로그인했어요. 제가 나이들고 싶은 모습으로 살고 계신 것 같아요. 멋진 노르웨이 여행기도 잘 읽었습니다.
    혹시 계속 소통 가능한 블로그나 채널이 있으실까요? 원글님처럼 속이 단단하게 나이들고 싶어서요.

  • 36. ^^
    '24.11.3 3:19 PM (37.140.xxx.183)

    올려주신 상품은 제가 간 건 아니었는데 저것도 좋네요
    덴마크 루이지애나 미술관이랑 그리그 생가 방문도 들어있고…
    다른 상품들도 비슷한데 탈린과 주변이 추가되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뿐
    다만 북유럽이 좀 멀고 나라들이 커서 이동시 교통편이 비행기, 크루즈, 버스, 기차 등 다양하게 이용해야 하는데 국내선은 한두번은 이용해야 시간낭비 덜하고 덜 힘들어요
    안그러면 버스 안에서 시간 다 보내고 힘들기만 해서..
    자유여행이라면 원하는대로 하면 되지만
    그리고 피요르 안 숙소에서 하루 묵는게 있으면 그것도 추천해요
    지나가면서 보는거랑 피요르 바다 코앞에서 해가 뜨고 지고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바다를 보는건 어떤 영화보다 멋있고 다채로워요
    경외심, 신의 존재에 대해 절로 생각하게 되는 장엄한 자연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 37. 노르웨이님
    '24.11.3 3:26 PM (37.140.xxx.195)

    저는 82 밖에 안해요 ㅠㅠ
    혹시 개인적으로 나누고 싶으신게 있으면 쪽지 주셔요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7&num=3757628&page=1&searchType=sear...

    이 글 작성자가 전데 olim을 클릭하시면 쪽지보내기가 나와요
    그거 누르고 보내주셔요 ^^

  • 38.
    '24.11.3 3:55 PM (118.235.xxx.206)

    긍정의 힘이 넘치시는 원글님. 저도 님같은 시선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 39. 원글님
    '24.11.3 3:57 PM (118.235.xxx.206) - 삭제된댓글

    다른 글들도 읽고 싶어요. 혹 찾아주실 수있는 분 부탁드려요. ㅠㅠ

  • 40.
    '24.11.3 4:22 PM (119.192.xxx.80)

    저 내년에 서유럽 열흘 가는데, 원글님 글 읽고 내후년에는 북유럽 갈 계획-꿈을 세워 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41. ...
    '24.11.3 5:11 PM (121.186.xxx.223)

    저장해요~~~~

  • 42. 가끔은 하늘을
    '24.11.3 6:54 PM (118.235.xxx.245)

    읽다가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이 글을 씁니다.
    여행에의 갈증을 더 심하게 느끼게 되네요.
    그냥 훌훌 던지고 맘껏 다니며 살아보고픈
    욕망에 가슴이 더 답답해지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날수도 있겠지만
    소심한 저는 이도저도 못하고 있네요.
    마음이 진정되면 차분히 읽어보렵니다.

  • 43. 앗 윗님
    '24.11.3 6:58 PM (37.140.xxx.195)

    가끔은 하늘을님,
    혹시 얼마전에 룸 넥스트 도어 보셨다고 추천하신 분 아니신가요?
    제가 그걸보고 와서 후기 올렸더니 제 글에 오셔서 본인이 소개글 올렸다고 댓글도 달아주셨던걸로 기억하는데… ㅎㅎ

  • 44. ㅁㅁㅁ
    '24.11.3 7:03 PM (58.78.xxx.220)

    저도 60이 코앞
    자극 받고 갑니다
    아직은 여행도 하고 틈나는대로 즐기고 열심히 다녀야겠어요
    노르웨이 버킷리스트

  • 45.
    '24.11.3 9:55 PM (59.30.xxx.66)

    몇 년 전에 다녀온 노르웨이의 풍경이 생각 나네요

    대단한 열정이 몹시 부럽네요

  • 46. ????????
    '24.11.3 10:40 PM (124.211.xxx.187)

    노르웨이에 다녀온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푹 빠져서 읽었어요 ~! ^^*

  • 47. 노르웨이
    '24.11.5 11:39 AM (121.183.xxx.59)

    ㅎㅎ 저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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