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뿌린 봉숭화 씨앗.
솎아내고 뽑아내도 땅이 비좁아
이웃집 창고주변에 몰래 심어놨어요.
물도주고 잘 크나 관심도 주고,
어느날 마주친 이웃 아주머니.
누가 나 보라고 꽃을 심어놨을까 호호~~
오늘아침, 강아지 멍멍소리에 나가보니
손톱에 주홍빛 봉숭화 물들인 그 분은
배추겉절이를 한그릇 들고 오셨네요.
배추심은게 잘커서 버무려봤는데
맛이 있을까 모르겠네 호호~~
어머. 나는 몰라몰라 호들갑에
벌써 입맛다시며 점심엔 이 겉절이를 곁들여
수제비를 할까. 칼국수가 나을까 조바심났죠.
내년엔 또 무슨꽃을 심을까요.
저의 꽃씨 서랍속 아가들이 벌써부터
종알종알 꺼내달라 속삭이고 있어요.
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