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단지의 조경이 오밀조밀 예뻐서 산책, 가벼운 운동을 하러
종종 들리는데요, 쓰레기 수거장에 한 길냥이가 살아요 . .
쓰레기 분류해서 버리는 곳이지만, 늘 청결하게 관리되고
지붕도 있고 층층이 선반? 서랍? 같은 곳을 냥이가 오르내리며
탐색하며 재미나게 놀만한 환경이고
단지 내 주민들이 얼마나 예뻐하는지 사실 상 집고양이化 된 아이인데
저를 처음 본 날, 제 다리 사이를 갈짓 자로 왔다갔다 하더니 앞통수를
제 다리에 쿵~ 박고.. 벌러덩 누워 배 보여주며 요염미 발산.......
잘 사는 동네라 그런지, 인심이 넉넉해서 냥이 밥그릇은
늘 꽈꽉 채워져 있고.. 워낙 잘 먹어서 토실토실 . . .
제가 갖다 바치는 황태/닭가슴살/소고기 따위는 킁킁 냄새 맡아보고는
흥~~ 하며 거들떠도 안 보던 녀석인데...
욘석이 성품(?)이 천하태평, 무슨 짐승이 그리 차분하며....
마치 Alice in Wonerland 에 나오는 "체셔 고양이" 같이 느긋하고도 몽환적인
개체라... 매일 만나서 관찰하는 즐거움이 워낙 컸었어요 . . .
후~~~ 그런데 어젯밤 .
.
.
저녁에 산보하던 길에 평소에 녀석이 절대 출몰하지 않는
103동 앞에서 조우했는데, 이상하게 애가 풀 죽어 있고
불러도 반가워하지도 않고 숨어서 쳐다만 보는 거에요..
그러다 몇십분 후 냥이의 원래의 주거지에서 다시 마주쳤는데
맙소사!! 가로등 불빛 아래 보니 한쪽 눈이 찌그러져 있고 . .
무슨 점액질? 같은 것으로 흥건.....
제가 너무 놀라 "마루야~~~ 눈이 왜 이래??? " 하며 괴성 지르며
찬찬히 살펴보니, 눈을 다친 정도가 아니라 그냥 한쪽 눈알이 사라지고
그 자리가 휑~ 한 거에요. ㅜㅜㅜ
길냥이들 수년간 친하다보니 이런저런 다친 모습들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 안구가 완전 사라진 모습은 처음 봐서요..
# 이 정도로 다쳐도 생명엔 지장 없을까요?
# 피가 흐르거나 상처입은 게 아니라서(??) 염증 반응도 크지 않을 것 같은데
이 경우도 동물 병원 데려가 뭔가 처치를 해줘야 하나요?
# 냥이들끼리 쌈박질?해서 다쳤다 해도 안구 자체가 이렇게 께끗이 수술한 듯
사라질 수 있는 건가요? ('마루'는 암컷으로 추정. 중성화 완료됨)
남편은 새나 쥐를 사냥하려다 도리어 공격 당할 경우 그럴 수 있다고....
길거리에 흔하고 흔한 길냥이지만
그리고 특별하게 예쁜 품종 냥이도 아니지만
넘 성품이 온순 차분하고 많은 애교짓으로 정이 쌓인 아이라서
가슴이 찢어지듯 아프고 걱정이 되어서 조언을 청합니다.
제가 뭔가를 해줘야 할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