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약속이 30분거리에서 있었는데 시간이 많이 남는거에요. 졸업사진 찍은 후 한번도 안가본 고등학교. 그래 가보자!
아파트들이 빼곡히 학교를 애워싸서 하늘이 그 틈으로 보였어요예전에는 아파트가 이렇게 없었는데 놀라웠어요.
매일 다니던 살짝 언덕인가 싶은
학교가는 길이 이렇게 좁았었나? 정문앞에 있던 문방구는 어디로 사라졌나? 아파트 담벼락인지 창살인지만 있네요.
멀찍이 서서 학교를 쳐다봅니다.저기 학교 입구 계단에서 내 친구가 어느날 핑크색 플레어치마를 입고 내려왔었는데... 어느 봄날이었는데 예뻤던 그 친구가 스쳐갔어요.
밥통이 별명이었던 담임샘도 스쳐가고 x무서웠던 여군출신 교련샘도 기억나고 한꺼번에 기억들이 저멀리서 되살아나니 머리속이 핑핑 돌았어요. 그랬었다, 맞다....다들 한때는 거기 있었네.
저녁 자율학습이 끝나고 그 캄캄한 밤에 친구들과 수다떨며 내려오던 길도 생각났어요.
정문에서 기웃거리다가 운동장이 아직도 큰가 궁금해서 들어갔어요. 세발짝쯤 갔나? 경비아저씨가 어디가세요?들어가시면 안됩니다! 아 네네 알겠습니다. 굽신거리며 나옵니다.
귀가 빨개졌습니다.요즘 학교들 철통경비 멋지네요 ㅎㅎ.
멋쩍게 지하철 입구을 항해 걷는 길에, 어느날인가 내가 아파서 조퇴할때 데릴러 왔던
엄마도 스쳐가네요. 학교도 엄마도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이제는 곁에 없군요.
하늘나라던, 지구 어디든 나와 인연이 스쳤던 이들은 모두 안녕히 건강하게 잘 살고 있기를 바래봅니다. 내친구 갑봉이도 잘 지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