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정말정말 가난했어요
천장에 쥐가 우다닥우다닥 뛰어다니는 집에서 살았는데
비가 오는 날에는 천정에서 물이 새서 한방울씩 똑똑
떨어지니 아버지가 비닐 큰 걸 천정에 받쳐놓기도 하셨죠
지금 든 생각이 비로 천정이 젖으면 혹시
쥐가 방으로 떨어질까봐 그랬던건가 싶네요 ㅠ
정부에서 배급?주던 밀가루 받아먹던 집이었고
엄마는 일찍 돌아가셔서 열살에 새엄마 오셨고
아버지는 길거리에서 장사하며 하루 벌어 먹고 사는..
누가봐도 못살며 이래저래 불쌍한 아이였어요
근데 5학년 겨울 시작할때 그 새엄마가
털실내화를 사 준거에요
아이를 못낳아 모성애도 모르고 퉁명스러웠던 새엄마가
어느날 하얀털 끝에 살짝씩 보라색이 입혀진 실내화를
사들고 온거죠 너무 좋아서 가슴이 막 부푸는 기분으로
다음날 학교에 갖고가 신었는데
같은 반 남자 아이 ㅊㅂ가 난로 근처에서
발을 뻗고 있는 내게
..발 치워 신발 타...나직하게 말하는데
뿅 가서 그 아이를 당장 좋아하게 됐었어요
ㅋㅋㅋㅋㅋ
그러곤 얼마 안되어 겨울방학이 시작됐는데
그 아이가 너무 보고싶어 그 아이 집앞을 왔다갔다 하다가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사서(공책이었던것 같아요ㅋㅋ)
그 아이 집 안에 던져두고!!! 하튼 그후로 한참을 콩닥대며 지냈어요
저혼자 짝사랑이며 첫사랑이었네요 ㅋㅋ
딸의 막말? 글을 읽으며
장사하고 온 아버지에게 반찬값 조금씩 타쓰던 엄마가
제게 고운 털실내화를 사줬었구나 새삼 고맙고
잠깐이지만 눈물 글썽했네요
두분 다 돌아가셨으니 감사의 말을 82에 ㅎㅎ
마무리 안되네요ㅋㅋ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