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마지막날부터 정리를 시작해서 지금 7주째 진행중이에요.
거의 15년 정도 집안일에 손 놓고 직장생활에 애 둘 대학보내느라 거의 쓰레기집으로 살았어요.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아서 은퇴하고나 가능할 줄 알았는데 어찌어찌 시작해서 7주째 하고 있어요.
못버리는게 병이었는데 진짜 많이 버렸어요.
버리는건 버리는 맘을 갖는게 어렵고 안 버리는건 분류해서 정리하는게 어렵더군요.
이사를 한 번 가면 억지로라도 정리를 할 텐데 이사계획도 없으니 정리밖에 답이 없네요.
몇몇 난이도 높은 구역은 정말 힘들었어요.
정리와 청소 둘 다 너무너무 힘들어요.
허리랑 손목 아파서 충격파 치료도 받으면서요.
정리하면서 느꼈던건 그동안 내가 중등도 우울증이었겠구나 싶더라구요. 물론 가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것도 사실이구요.
식세기, 로봇청소기, 드럼+건조기 이번에 다 들였어요. 아 식탁의자도 새로 들였네요
그동안 미래 없이 우울감에 찌들어 살다보니 저런 가전을 들일 생각도 못했고 사실 집이 지저분해서 설치기사를 부르기가 어렵고 부끄러운 상황이긴 했구요.
마지막으로 다음 주 소파배송으로 일단 2달에 걸친 정리의 막을 내리려구요. 헌소파가 가장 크고 마지막 폐기물이 되겠네요.
정형외과도 계속 다녀야 할거 같고 우울감 불안감 불면증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도 갈 용기가 생겼어요.
아직까지는 정리한게 힘들어 퇴근 후에도 발 종종거리며 유지하고 있는데 힘들게 정리한 만큼 유지해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