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청소알바, 집정리정돈 알바, 식판세척알바, 사무실에서의 사무알바,
게스트룸알바,등등의 여러 알바들을 해보았어요.
고정적으로 오랫동안 일해보고 싶었지만,
얼마안가 그곳들도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어요.
제가 제일 편안해했던 알바는 게스트룸알바였어요.
5개의 방마다 놓여있던 침대와 혹은 이층침대.
그리고 거실과 부엌, 화장실의 가구들을 닦고, 정리하는
혼자만의 시간과 정적을 좋아했어요.
그 빈건물의 시공간엔 오로지 저밖엔 없었어요.
뒷마당에서 봉지를 거꾸로 들어 콜라캔이나, 사이다캔을 정리할때
가끔 몇개가 땅바닥을 굴러가는 명랑한 소리를 좋아했어요.
그리고 깔끔하게 정리된 집안의 공기와 커텐사이로 비쳐든 오후의 햇빛이
길게 뻗은 직선으로 벽어딘가에 와닿은 모습을 좋아했어요.
그곳은 오래다니고 싶었는데 전기세체납스티커가 자주 붙어 불안하더니.
결국 사장님이 정리하셨지요.
부엌의 스텐국자도 음표를 떠올리며 좋아했는데.그 시간들은 사라지고
두번다시 오지않았어요.
엊그제, 당근에서 짬뽕집에 지원했더니, 11명의 지원자를 제치고
합격했지요.
배우러 오라고 해서, 버스를 타고 가봤더니, 키오스크와 배민과 요기요를
이용해서 배달,포장및, 홀손님까지 전부 혼자서 해야 했어요.
어린 아가씨가 빗자루질을 하고 있었고 저는 물걸레질을 하고 냅킨을 챙기고
식탁들을 닦고, 양파및 반찬들을 담아냈습니다.
그리고 10시부터 손님들이 홀안에 가득차고, 배민과 요기요도 쉴새없이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어린아가씨가 알려주는 대로, 머릿속에 입력을 해가며
냉장고에서 단무지나 샐러드를 꺼내기도 하고 짜장소스를 볶음밥에
덧입히기도 하고, 만두를 쪄 내기도 하고, 그릇도 세척하고
물도 채웠으나,
주방의 사장님은 간혹 주문서의 음식들을 읽어내며 머뭇대는 제게
짜증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아가씨는 너무 일을 잘해서 수월하게 잘도 하더군요.
손님을 대하는 태도도 상냥하고 친절하며 음식도 척척.
아침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일하고 나니, 퇴근하라는 아가씨의 말대로
사장님께 인사하고 나가는데 제 등뒤에서 아까 놀러온 애랑 셋이 육개장이랑 짬뽕
먹자고 사장님이 말씀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이런 말은 이렇게 분명하게 안들려도 되는데..
30분째 버스를 기다리는동안 채용확정되었다는 빵빠레가 폰에 떴고
오후 9시가 되어도 알바비가 들어오질않아 사장님께 문자를 드리니
48200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나가는 건데, 세금을 공제했다고하는데
사전에 고지를 받지못하였으므로 기분이 상해서 전 곧바로 일할수 없을듯하다고
답장을 보냈고 제 채용도 다시 취소가 되었어요.
그 아가씨, 참 야무지긴 합니다.
저녁엔 밀가루를 반죽해서 붕어빵을 판다고 하니, 앞으로도 잘될듯한 예감이.
저는 늘 야무지지못해 조금더 고민좀 해봐야겠어요.
우리애들 다그치지말고 나부터 잘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