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호박죽을 참 좋아했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가을이면 여기저기에서 늙은 호박을 구해오셔서 집안 구석에
쌓아놓으시고 겨울 내내 두분이서 껍질을 까고 큰 솥에 호박죽이 떨어지지 않게 해주셨어요
그럼 전 따뜻한 이불아래에서 차가운 호박죽을 늘 맛있게 매일 매일 먹으며 겨울을 지냈어요
그때 질리도록 먹어서 그런지 오랫동안 잊고 지내다가 갑자가 먹고 싶어졌는데
늙은호박 이야기만 꺼내도 이제 허리도 아프고 손가락도 아프신 부모님이 껍질을 까서
보내실까봐 제가 해보고 싶은데 그 딱딱한 껍질을 쉽게 벗겨내는 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