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5001129?sid=103
1910년 2월의 어느 날, 중국 뤼순(旅順) 감옥에 있던 안중근(1879∼1910)은 붓을 들었다.
사형 선고를 받은 30대 청년은 옥중에서 의연하게 글을 써 내려갔다.
자신과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난 일본인 간수 시타라 마사오(設樂正雄)에게 준 글은 두 글자. 간절한 염원과 굳은 의지가 담긴 '獨立'(독립)이었다.
힘 있고 간결하게 쓰인 글자 옆에는 '대한국인'(大韓國人) 안중근이 썼다는 기록을 남겼다. 네 번째 손가락 일부가 없는 왼쪽 손바닥 도장과 함께였다.
안중근 의사가 순국 전에 쓴 이 글씨가 15년 만에 한국에서 공개된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의거 115주년 만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안중근의사숭모회, 안중근의사기념관과 함께 이달 24일부터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하얼빈 의거 115주년 기념 특별전 '안중근 서(書)'를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안 의사가 1910년 2월 14일 사형 선고를 받고 그해 3월 26일 순국하기까지 약 40일간 옥중에서 남긴 글씨를 통해 그의 정신과 사상을 조명하는 자리다.
보물 13점을 포함해 한국과 일본에 남아 있는 유묵(遺墨·생전에 쓴 글씨) 18점을 한자리에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