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어른이 된다는건 나이를 먹는다는게 아니라 생명을 낳고 키우고 또 다른 생명을 떠나보내며 생로병사를 경험하며 느끼는 감정의 축적같네요
40중반에 아파 9년의 투병을 하며 내옆의 아이는 꺼중하게 자라 독립했고 신랑은 흰머리와 배둘레와 영양제의 갯수가 늘었고 친정엄마가 3년의 투병끝에 떠나셨고 올해 시아버님이 일주일의 치매증상을 보이시고 떠나셨네요
제 죽음이 부모의 죽음보다 뒤라 다행이라 여기며 장례를 치뤘고 육체의 연약함과 그 한줌의 부피에 대해 허망함을 느꼈네요
지금 제 삶이 기적인걸 압니다
종교없는 제가 재발후 산달같은 배를 끌어안고 수술전 친구의 손에 이끌려 병원안 교회에 가서 기도도 했구요
살려달라는 기도인지 고통없이 보내달라 기도인지
기억은 안납니다
10년만 옆에 있어달라는 신랑의 소망은 2년 남았구요
수술 폐복을 듣고 절망을 했던가 잘 모르겠어요. 그런 감정보다 수술후유증이 너무 커서 폴더 자세로 병원복도를 진통제빨로 신랑닥달아래 걸어다녔죠
수십번의 항암을 하고 기적같이 약이 들어 지금은 일반인 70프로 버전으로 일상을 살지만 전 아직 제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 지 모르겠어요
그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 번아웃이 온 기분이랄까
그냥 아까운 시간이 가고 하루가 흘러가요
몸 괜찮을때 뭔가 해야할텐데 생각은 하는데
전 제 버킷리스트가 뭔지도 모르겠어요
살면서 무미건조해서 마모된듯한 ..
오늘 까페에서 22세 아이가 시한부판정 받았다는 글을 보니 이게 뭔가 싶구요.. 인생이 왜 이런가. 정말 이게 뭔가
정신과 치료라도 좀 받아야 할듯 싶습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면서도 활용하지 않는 자신에게 목적을 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