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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냥 조회수 : 772
작성일 : 2024-10-23 10:33:04

살면서 어른이 된다는건 나이를 먹는다는게 아니라 생명을 낳고 키우고 또 다른 생명을 떠나보내며 생로병사를 경험하며  느끼는 감정의 축적같네요

40중반에 아파 9년의 투병을 하며 내옆의 아이는 꺼중하게 자라 독립했고 신랑은 흰머리와 배둘레와 영양제의 갯수가 늘었고 친정엄마가 3년의 투병끝에 떠나셨고 올해 시아버님이 일주일의 치매증상을 보이시고 떠나셨네요

제 죽음이 부모의 죽음보다 뒤라 다행이라 여기며 장례를 치뤘고 육체의 연약함과 그 한줌의 부피에 대해 허망함을 느꼈네요

지금 제 삶이 기적인걸 압니다

종교없는 제가 재발후 산달같은 배를 끌어안고 수술전 친구의 손에 이끌려 병원안 교회에 가서 기도도 했구요

살려달라는 기도인지 고통없이 보내달라 기도인지

기억은 안납니다

10년만 옆에 있어달라는 신랑의 소망은 2년 남았구요

수술 폐복을 듣고 절망을 했던가 잘 모르겠어요. 그런 감정보다 수술후유증이 너무 커서 폴더 자세로 병원복도를 진통제빨로 신랑닥달아래 걸어다녔죠

수십번의 항암을 하고 기적같이 약이 들어 지금은  일반인 70프로 버전으로 일상을 살지만 전 아직 제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 지 모르겠어요

그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 번아웃이 온 기분이랄까

그냥 아까운 시간이 가고 하루가 흘러가요

몸 괜찮을때 뭔가 해야할텐데 생각은 하는데

전 제 버킷리스트가 뭔지도 모르겠어요

살면서 무미건조해서  마모된듯한 ..

오늘 까페에서 22세 아이가 시한부판정 받았다는 글을 보니 이게 뭔가 싶구요.. 인생이 왜 이런가. 정말 이게 뭔가

정신과 치료라도 좀 받아야 할듯 싶습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면서도 활용하지 않는 자신에게 목적을 주고 싶어요

 

 

 

 

 

IP : 124.194.xxx.12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0.23 10:55 AM (59.8.xxx.133)

    생각해보면 저도 다 기적이더라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 ssunny
    '24.10.23 10:57 AM (14.32.xxx.34)

    아이와 남편 옆에
    그렇게 있어 주는 것도
    님 삶의 의미예요
    그 시간이 아주 길어지길 기도할게요
    지금처럼 살아주세요
    맛있는 거 먹고 가을을 즐기고
    내년 봄을 맞이하고 또 내년 가을 빛을 즐기고
    아주 오래 오래요

  • 3. ...
    '24.10.23 11:25 AM (115.22.xxx.162)

    버킷리스트따라 뭔갈 수행하려면 그것 또한 숙제처럼 여겨져서 조급해집니다.
    얽매이지 않고 유유자적 마음 편하게 지내시길 바래요
    우리 모두 다 같은 운명 아니겠어요
    글에서 배어나오는 통찰력과 글솜씨가 예사롭지 않으시네요
    첫문장과 같은 이유로 저도 호들갑스럽지 않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요.

  • 4.
    '24.10.23 11:27 AM (211.34.xxx.67)

    모든것이 다 삶의 일부분 아닐까요?
    순간순간을 잘살면 될것 같아요
    뭔가 거창하지 않아도 그냥 존재만으로도 가족에게 위안이 될거예요
    원글님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 5.
    '24.10.23 11:56 AM (218.144.xxx.165)

    옆에 있어달라 말하는 사람의 옆에 있어주는 것.
    일단은 이것만 생각하셔도 될 것 같아요.
    원글님 글을 읽어보니 친정어머니, 시아버지, 이런 관계들이 나쁘지 않은것 같습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관계라는 것이 잘 지어지는데 얼마나 많은 공과 시간이 드나요.
    한 마디로 잘 살아오신거죠. 그걸 가만히 들여다 보시면서
    앞으로도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 보내시면 좋겠어요.
    저도 암을 경험했기에 그 고통의 시간을 아주 조금은 이해합니다.
    얼마나 수고스러우셨을까, 그래서 지금 진이 빠진 그 마음도 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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