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작가님을 떠올리면 채식주의자에 나오는 일부 몇 곳은 그 분이
썻다는 게 잘 상상이 안 가죠.
작가란 인간사 모든 걸 아우르고 모든 걸 소재삼아 글을 쓰니까
그것도 인간사에 중요한 한 부분이라 빠질 수 없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그런가 갑자기 마광수 교수님이 떠오르면서
혹시 이제는 고인이 되신 마광수 교수님이 작가님의 작품 묘사에
좀 도움이 됐을수도 있지 않을까 뭐그런 생각도 해봐요.
마교수님 해직되기 전 학교에 계실 때 한 작가님이 마교수님 전공수업도 들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 마교수님도 국문과 수석으로 들어올 때는 굉장히 전도유망한
문학지망생으로 입학했죠. 그 이후로 역시 글쓰는 능력 인정 받아
모교 교수로 임용도 되셨는데 시대를 잘못 만난 탓에
엄숙한 시대 분위기와 학교를 이길 수는 없었지만
그 분이 뿌려놓은 씨앗이 누군가에게 가서는 그 분 수업을 들은 사람 중에는
인간 특히 소설에서 남녀사 묘사에서 빠질 수 없는 그 분야를
어떻게 다룰지 학교에서 공적으로 트레이닝하는 시간을 가진쎔으로 작용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저 부끄럽고 야하고 그런 것만 아니고 어떻게 써야
직접적인 포르노와 다른 수위를 유지하는지 사람들의 상상력을 이끌지만
직접 표현은 안하고도 가장 자극적일 수 있는지 등등
그 당시 여학생 아니면 소설을 업으로 할 사람들이 혼자 알아서 할 표현을
한번 한 학기 내내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 것 같아요.
저도 하나도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고 그 분 수업에서 A받긴 했습니다.
유난히 가늘고 길던 섬세한 손가락이 먼저 기억나는 마교수님이 떠오르는데
이제는 제가 그 분을 처음 수업에서 뵀을 때보다 더 나이가 들었네요.